전에 길렀던 고양이를 생각하면 미안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거둔 고양이는 아니었습니다.


고양이가 아직 어릴때 길거리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형네 집 밖에 있는 보일러실에 들어갔습니다.


형이 그걸 보고 씻겨주고, 검사하고 그리고 기르기 시작했어요.



저도 가서 밥도 챙겨주고 물도 챙겨주고, 그 고양이랑 자주 놀았습니다.


그 고양이랑만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다른 고양이는 잘 모르지만


고양이가 정말 순했습니다. 하고 싶은걸 하겠다는 고양이다운 고집은 있었지만


치즈줄무니 고양이답게 정말 착했어요.


형이랑 나중엔 같이 살았는데


데리고 잔건 아닌데 이불에 들어와서 같이 자기도 하고


손도 일부러 물려주고(아프게는 안뭅니다. 상처난 적은 없어요.



형이 결혼해서 고양이도 데려가고


그덕에 아버지 천식도 좀 나아졌습니다. 아마 고양이 때문이었던것 같아요.


천식 증상이 있던게 고양이를 데리고 있던 기간이랑 일치하거든요. 한 3,4년 있었나요.


매일 밤에 나가서 엄청 기침을 하셨었어요.



조카를 가졌는데


그 기간엔 고양이가 있으면 안좋다고 하면서 다시 맡기게됐는데


아버지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고양이는 다른 사람 집으로 가게됐죠. 잘 지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형네 집에서 고양이가 왔을때


고양이라는게 워낙 환경이 변하면 겁을 집어먹는 동물이라, 침대 밑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가만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저녁에 집에 와서 그 얘기를 듣고


침대 옆에 그냥 앉았습니다. 어머니랑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고양이가 쓰윽 나와서


부비면서 아는척을 하더라구요. 아마 일부러 꺼냈으면 안나왔을지도 모르죠.



그러고 형한테 전화해서 상황이 이러니까 안되겠다고 말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고양이는 제 방문앞에서 야옹거리는데 그냥 야옹거리게 뒀어요.


귀찮았던게 컸던것 같습니다.



결국 끝까지 책임을 못진건데 미안합니다.


길거리를 다니는 고양이는 대체로 더러운 고양이가 많은데


도시를 반영하는것 같기도 하고, 가만둬도 깨끗한 고양이가 놔버린 것 같은 모습에 좀 그렇기도해요.

    • 님에게 그렇게 먼저 다가와 부비던 고양이가 방문 앞에서 야옹거리는데 왜 그런 고양이를 야옹거리게 두셨는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거 이해도 되지만 왜 그러셨는지 제가 다 조금은 속상하네요...

      • 그러게요. 데리고 가는 전날이었는데 열어두고 다니고 싶은대로 뒀어야 했는데요. 아마 일하고 와서 피곤했었나봐요. 다음날 가니까 더 같이 있기 뭐했던것도 있었겠구요. 변명이긴 하지만요. 형네집 간 후로 이사해서 처음 와본 집이라 많이 낯설었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됩니다.

    • 최소한 글쓴님은 본인 의지로 고양이를 맡으신건 아니니까 뭐라 할건 없네요.

      동물을 애완으로 기르는데는 책임이 정말 필요해요.

      장난감이 아닌데요.
    • 고양이님은 다 이해하고 용서하시고 천국에 계실 겁니다. ㅠ ㅠ

      • 소식은 모르지만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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