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를 봤습니다 (스포일러 약간)
1. 정말 희한한 영화였습니다. 만든 사람들은 이게 얼마나 이상한 얘기인지 끝내 몰랐던 걸까요?
2. 김고은의 연기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하지만 배우가 암것도 없는 바닥을 긁으며 악전고투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전도연이 맡은 배역은 정말 이상했습니다. 이 사람의 행동과 동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이상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그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 모든 난장판을 시작한 사람인데 도무지 이해도, 감정이입도 안됩니다.
이병헌은 적역을 맡았습니다. '로맨틱'한 악당입니다. 세 메인 캐릭터 중 유일하게 행동의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고 이해가능하며 설득력있는 캐릭터입니다.
3. 들인 돈이 있어서 그런지 화면때깔은 볼만 합니다. 액션은 그저 그렇습니다. 허접하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아주 괜찮지도 않습니다. '형사'에서 고대로 가져온 장면이 있는데 오마쥬라고 우기기에 딱 좋습니다.
4. 우리나라 영화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이쯤되면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제목이 '협녀'인데 설랑을 움직이는 것은 암만 봐도 협이 아닌 사적감정이고 정말 협으로 움직여야 할 홍이는 주체적인 사고와 감정이 없습니다. 대의를 사적감정에 앞세우는 '여자' 캐릭터를 상상할 능력조차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거나.
뭔가를 만들다 보면 하도 많이 봐서 이게 잘만든건지 재밌는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는데다 대대적으로 고치면 어느정도 괜찮아 질 것 같은데 그럴 엄두는 안나는 그런 상황이 오죠.
크하~ 참으로 적절하신 설명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갑니다. 맞아요, 그럴 때가 있죠.
이 리뷰를 보니 한번 보고 싶군요
(스포) 그렇습니다. 천재지변도 아니고 이런 비극에서는 관객이 설득이 되어야 할텐데.. 특히 김고은의 막판 비장함이 그저 어이가 없더군요. 발을 저는 전도연이 둘의 싸움판에 끼어들어 칼을 맞는 것도 장난하는가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