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개인으로 봤으면..

요새 듀게 보면서 듀게마저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 온라인 커뮤니티 자체가 정말 심각한 상태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들 가상의 상대에게 땀 뻘뻘 흘리며 분노에 차 쉐도우복싱 하고 있는 기분. 그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쪽이든 아니든 간에요.

전후 사정 안 보고 전통과 관습을 거치고 자란 사회적 환경이 원인인 일들도 모조리 개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어떻게든 사람을 카테고리로 나누려고 안달나서 물어뜯어대는데 정말 맘 편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어요. 
자기에게 피해를 준 대상과 같은 범주에 묶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짜증을 풀어버리니 왜 우리전체한테 그래? 그런적 없는데? 그러는 너네는! 하는 소모적 싸움의 반복이죠.

전에도 비슷한 푸념 한 적을 있지만, 이게 전반적 사회 풍조가 되어버렸단 생각이 드니 정말 피할 곳이 없더군요. 내 옆에 있는 사람조차 매일 인터넷에서 그런 편견배인 글을 읽다보니 은연중에 뿌리내린 생각이 가끔 입을 통해 나올 때가 있는데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고 정이 확 떨어지더군요. 

자기한테 피해 준 사람을 섣불리 범주화 하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게 정말 힘들고 성숙한 일인 것 같습니다. 
살면서 몇 되지도 않는 자기 경험이 세상의 전부라도 되는냥 지역이니 인종이니 성별로 그 대상을 범주화 해서 확대해석하고 자신과 분리하는게 혐오의 시작이니까요.
    • 평생 힘든일이라 편차가 있지만 그게 사람사는거라서요.
    • 여성혐오 같은 경우는, 진중권 선생의 지적대로 " 현재 여성의 지위가 어느 정도는 실질적으로 향상된 부분이 있고, 그것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일부 남성들이 저지르는 일탈행위" 로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의 해결책은, 이런 발언들을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실제적이고 물리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형사처벌밖에는 답이 없다고 봅니다만;; (성범죄로 규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상의 여성혐오 발언은 성적인 내용이 담겨있고,  그 수위도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적인 발언이 대부분인데…이 정도면 거의 말로 하는 성범죄라고 볼 수 있거든요―,.― )

      그럴려면 우선 프랑스나 독일과도 같은 구체적인 '차별금지'법안을 만들어야겠죠.

      • 여성혐오를 특정해서 얘기한건 아니에요. 이 경우는 사실 개개인의 각성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현상이고, 이미 왈부왈가 할 수준도 아니죠.. 시간이 지나길 기다립니다. 제가 얘기한 건 좀 더 사소한 거였어요. 사실. 

        • 시간이 지난다고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는건 아니죠. 분명한 액션이 필요할 때입니다. 여성혐오만 특정해서 얘기한 건 아니라 하셨는데, 사실 인터넷 상의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이미 오래된 얘기죠. 지역차별과 지방대 차별에…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끝도 없는 증오 표현에…그리고 근현대사 역사 왜곡까지( 4.19와 광주민주화운동 말입니다;; …) 이런 문제들은 기다린다고 해서 시간이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서유럽의 사례를 모델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해결책을 찾아가야죠. 지금부터 당장 말입니다.
          • 시간이 지나길 기다린다기 보다 세월이 흐르길 바란다는 말 쪽이 정확했겠네요. 각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요.

    • 제 경우는 저에게 여자는 이래야한다 어째야하는데 넌 왜 유별나게 구냐는 부류와 몸에 좋은 개고기 안먹는다고 절 두번이나 속이려고 든 사람들을 증오하고 또 증오하죠. 사람마다 신념이 있는데 남한테 피해도 안주는데 억지로 먹이러 들고 핀잔 주고 구박하는건 또 뭐래요. 아. 또 있네요. 제 주변은 새누리당 추종 안하면 사람 매장시키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극혐이란 사실을 숨기고 삽니다.
      • 전 어릴 때 부터 크고작은 성희롱이나 추행을 셀 수 없이 겪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짜리가 지나가는데 잘 영글어서 맛있겠다며 웃는 아저씨부터 갑자기 붙잡고 입맞추고 지나가는 청년, 고속버스 옆자리에서 기대 자는척 하다 더듬는 노인, 전철에서 내리려는 타이밍에 가슴 만지고 도망가는 학생. 
        이건 뭐라고 말로는 설명 못해요. 그 사람들한테 나는 사람이 아니구나 정육된 고기 같은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화가 난다기 보다는 혐오감 자괴감 공포 자학이 뭉쳐서 트라우마가 됩니다. 사춘기 이전까진 이게 너무 심해서 세상 모든 남자가 지긋지긋 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정상적인 사람과 정상적인 연애를 하면서 성적인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구역질 나는 일은 아니구나 하게 되면서 혐오감이 줄었죠. 물론 그 후에도 자잘한 추행은 제법 겪었지만 어릴때처럼 일년동안 성인 남자만 봐도 바들바들 떨진 않게 됐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럼에도 저는 남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냥 그 자식들이 거지같은 자식들이었을 뿐이거든요.
        물론 이렇게 인정하기까지 시간은 걸렸지만요.

        gatoaureo님이 말씀하신 주변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혐오감 주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 사람들의 일부 특성을 남자라는 범주로 묶어 '모든'으로 확대는 마셨으면 한다는 거죠.

        • 확대 안하지만 아직도 저더러 개고기 먹으라고 말하는 사람 볼 때마다 응축된 분노가 터져나오죠. 여자는... 이런 말 나오면 터져나오고요. 근데 성희롱 문제 말이죠. 재밌는건 성희롱 당했다고 하면 여자들이 먼저 나서서 네가 꼬리 친거라고 물어뜯습니다. 이분들은 여혐인걸까요?
          • 생각이 없으신 혹은 너무 단순하신거죠.
            • 여자가 여혐이라기 보다는 그냥 생각이 없는 거겠죠―,.―
      • 지금까지 gato님이 올리신 글, 리플들을 보면 일반화, 주변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실 때 과도하게 몇 단계 껑충 뛰어서 과대해석을 하시는 게 문제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을 해놓고 갑자기 약속 파토 내면서 하는 말이 집에 가서 밥 하래요 - 바람 피는 것이 분명하다,

        이상형을 물어봤더니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여자라고 하더니 구체적인 대답을 안 한다 - 내가 그동안 살면서 들였던 어이없는 자기 관리의 기준( 몸매 44, 체지방 15퍼 이하)을 가졌을 것이다



        이렇게 너무 깊이 생각하고 과대해석하고 포인트를 엉뚱한 데 잡고 화를 내시고 욕 해달라고 하시니 계속 듣는 사람들이 질리는 것 같아요.


        Gato님은 생각이 너무 많으니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이젠 싫어요. 이젠 패턴이 보이고 그 패턴이 아니겠거니 믿고 싶어도 등에 칼 꽂더군요. 질리면 차단하세요.
    • 어떤 글 읽고 쓰신 글인지 알 것 같아요.


      종로 사람들 머릿속을 알 리가 없는 한강 사람들은 황당하죠.


    • 모든 사람이 님과 같은 지성과 순수한 마음을 가진건 아니니까요. 그런 이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기 목적을 위해 분란을 만들고 상대방을 공격할 수도 있죠.


      사람 생각은 그렇게 쉽게 안 바뀝니다. 제가 인터넷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지요.




      근데 오랜만에 듀게에서 좋은 글을 봅니다. 생각이나 글 솜씨나 나무랄게 없네요.

      • 저같은 경우는 인터넷 논쟁이 제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는 터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편입니다ㅋ


        사실 매갤 사태 아니었으면 인터넷상의 여성혐오 문제에 적극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제 개인적으로는 전혀 찾지 못했을 겁니다. 게다가 이 게시판을 통해서 미러링을 일베랑 똑같은 것으로 매도하고 그냥 퉁치고 나가려는, 게으른 건지 아니면 일베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도덕군자로 살고 싶은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숱한 반응들을 접하고 '아놔~이거 정말 심각한 사태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난장판 논쟁 끝에 '혐오범죄 규정을 통한 법적인 해결'이라는 구체적인 방안도 떠올랐습니다ㅋ

        아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고 집에 있는 법률 서적이나 찾아 보는 수준이지만, 이렇게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다는게 참 뿌듯하더군요. 엄청난 욕설 논쟁 끝에 얻은 제 나름의 결실이랍니다ㅋ

    • 비슷한 대상으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반복해서 당하면 범주화가 작동하는 건,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 방어기제에 가까운 것이니까요.  (온라인이 없어지지 않는 한)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까지만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고요. 온라인에서 관련없는 제3자가 사안을 접할 때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고 판단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그런 역량을 기르는 건 개인의 몫이자, 교육의 몫이겠죠. 법률, 교육 등 시스템을 만드는 게 자정의 일환이고 핵심인 것 같아요. 혐오, 증오, 물리적 충돌은 어떤식으로든 앞으로도 계속 돌출될 거예요. 치고받고, 드러내고, 공론화되고 그런건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그 수위를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도 고려의 대상이죠. (인류는 자정할 것인가, 공멸할 것인가... 앗 너무 나간다..) 피해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피할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 혼자 골몰할 때가 많습니다. 아주 사적으로는.. 불쾌한 경험에 대한 '화'는 이성적인 방식으로 그 자리에서 해소하려고 노력하기로..(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억눌리거나 덮어둔 감정들은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져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개개인은 다 다르고, (나 자신을 포함한) 인간을 이해하는 건 어렵죠. 어떤 트라우마든 극복하기 위한 과정은 힘이 들고 극복에 걸리는 시간도 각자 다를테고요. 물론 우리나라에 국한된 건 아니겠지만, 나라 전체가 트라우마 상태인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몇년전부터 내면으로 침잠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게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 나라 전체가 트라우마 상태…동감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20대들 사이에 '자각몽'이 유행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 그게 꿈을 꾸면서도 의식적으로 꿈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그런데, 듣자하니 그 자각몽이라는 건 전쟁 생존자들같은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나 나타나는 외상후 스트레스같은 것이라는데…이게 뭔 일인가 싶더군요;;
    • 온라인 공간에 한해서라면 "Screw you guys, I'm going home."이라는 마인드로 상대하는게 제일 편한 방법이겠죠.

      • 그런데, 내가 주로 노는 놀이터에서 그럼 곤란하지 말입니다. 그런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이 설치는 데를 피해가는 것도 한계가 있죠. 듀나님의 '개저씨' 한마디에 듀나님 괴물 됐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셨던 분 반응치고는 혐오 발언에 정~말 쿨하시네요ㅋ

    •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고 웃자고 하는 소리이긴 합니다만 글쓴 분도 어차피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듀게 라는 편리한 집단 개념을 상정하고 계신 걸요. 그만큼 어려운 건 맞는 것 같아요. 

    • 편견배인... 아우 멍청하게 순간 대인배의 반대말로 편견배라는 신조어가 생겼나 하고 착각했네요 킬킬
    • 가상의 상대에게 쉐도우 복싱...은 아닌 것 같아요. 전 올해 공공장소에서 여성비하 발언하는 직원?들을 보고 개인적으로 그 기관에 컴플레인했는데 막상 혐오나 비하를 쏟아내는 곳은 인터넷만이 아니죠. 실제 현실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 당하고만 살 수는 없기에 항의하면 (대체로 일반화된 그 범주들엔 권력도 있고 관료적으로 한 단체가 되어 움직이죠) 통하기도 쉽지 않아요. 혐오는 현실 세상에서 주체도 대상도 피해자도 실재하죠. 그렇기에 인터넷이라는 2차 세상에서 다시 쏟아져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이럴 때 혐오나 비하되는 약자(소수)는 그럼 뭘 해야 할까... 범주화는 풀려고 해도 다시 형성되어 어쩔 수 없는 과정이고 그런 범주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이상 같아요. 혐오 범람이 반드시 경제적으로 각박해서만도 아닌 것 같고 개개인이 체험하는 정도도 성별이나 각자의 인생 경험에 따라 너무 다르다 싶고요.

    • 불교를 믿으면 측은지심을 갖고 되더군요. 저는 불교를 믿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게라도 살아야하는 그들이 불쌍하고 또 불쌍하지요. 그들과 하나 다를바 없는 저도 불쌍하고요.

    • 내 분노는 일반화하기엔 너무 중대하고 그 상대를 범주화않고 특정하는 것은 너무 귀찮아서겠지요.

    • 그 개인을 개인으로 내가 맞서서 못 이길것 같으니까 인터넷 와서 범주화로 뒷담하면 세상이 바뀌는 것 모르십니까. 물론 나한테 피해준 개인들은 내가 이러는 것 모르겠지만.
    • 그 글 보고 답답했던 마음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내 마음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 시원하네요.

      저도 제 감정이나 생각을 이런 식으로 풀어나갈 글쓰기 능력이 있었으면... 하고 부럽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대체 무슨 글들을 보고 그러시는건지…제가 놓친 글들 중에 뭔가 문제가 있는 글이 있었나 보군요―,.―
      • 저도 궁금하네요. 왜 글들이 두리뭉실하죠?
    • 륜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글은 오랜만에 보는 거 같아요. 


      그래도 귀담아 들을 생각 없는 사람은 안 듣겠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위안이 되네요. 


      저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이런 능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 명료한 글 잘 보았습니다. 범주화나 개인화는 양 극단의 편향이라고 생각하고 삶의 구체성은 그 사이에서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지켜 보려는 노력으로 획득된다고 믿습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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