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9] 좋은 시 추천 부탁드려요.

최근에 본 미셸 투르니에의 <푸른독서노트>를 보고 자극을 받아서 올해 안에 시 천편 정도 외어보려고 해요.
특히, 읽을 때 운율이 잘 느껴지는 시 부탁드려요. 기형도의 엄마 걱정, 김억의 나의 사랑은, 워즈워스의 rainbow 등을 좋아해요.
혹은 하이쿠라도 상관없어요!
    • 개성집 - 김명희 


      내 유년 가까운 곳에는 개성집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늙은 작부 하나가 있었고 아버지 부랑의 날들이 있었다 


      붉은 입술에 검은 점, 


      저녁이면 문득 툇마루 끝에 걸리던 속살 속의 노을, 


      개성집은 우리들의 적이었다 


      밤이 깊으면 


      낡은 송학표 주전자가 시끄럽게 장단을 이끌어주던 


      검은 루핑 지붕 밑에서 아버지는 몇 날 며칠을 머물렀다 


      아교처럼 단단한 아버지의 편력은 여름내 계속되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어머니에게 떠밀려 그곳을 들르곤 했다 


      돌아오는 길엔 누깔사탕과 은전 한 잎이 내 안으로 넣어졌고 


      나는 사탕이 다 녹기도 전 어머니에게 둘러댈 붉은 변명들을 


      입 안 한 켠에 감춰야만 했다 


      그.게.슬.픔.인.지.도.모.르.고 





      어린시절 내 슬픔 가까운 곳엔 개성집이라는 유곽이 있었다 


      아카시아는 밤마다 멀미처럼 부풀어올랐고 


      저녁의 라디오 속에선 붉고 격양된 노래들이 꽃잎처럼 쏟아져 


      나왔다 


      조팝꽃이 끝나면, 


      한낮의 길엔 양산을 쓴 여인 하나 가볍게 스치었고 


      그런 날 어머니의 가슴은, 해가 지고 오랜 뒤에도 


      쉽사리 저물지 못했다 
      • 이미지가 확 떠올라서 좋아요!
    • 장석남, 문태준 등의 현대 서정시 운율이 있어요.

      김소월은 전집을 두고 무슨 시든 보아도 좋구요.

      외우기 시작은 아무래도 서정시가 좋을 것 같네요. 김영랑도 외기 좋고, 이용악도 떠오릅니다. 이때부터 조금씩 뒤로 나아가면 어떨까요. 저도 다시 외고 싶네요
      • 김영랑과 김억 시집을 생각했는데, 김소월도 찾아봐야겠어요!
      • 백석시집을 잊고 있었네요!
    • 서울 또는 잠시 - 김이강

      왠지모를 리듬감이 참 좋아요 ㅋ 근데 일년에 천편! 저는 아마 백년걸려도 안될거같네요 ㅋ
      • 자투리 시간 최대한 활용해야죠ㅋ
    • 김경미 시인의 시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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