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후기(스포)

좋았던 점

1.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 예상대로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유아인의 울부 짓는 연기는 독보적인듯 싶습니다. 광기와 슬픔이 동시에 느껴지더군요.

2. 붕당정치의 맥락을 제쳐두고 기본적으로 부자지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춤 점. 듀나님은 영조와 사도세자를 정상의 범주 내에서 설명하는 영화의 시각에 비판적이셨지만 저는 의외로 이런 관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정말 이게 그리스적 비극이 아닌가 싶더군요. 전승 또는 창작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 라는게 더 끔찍할 따름이죠.

3. 출처 없는 퓨전식 한복이 아니라 고증에 충실한 의상, 소품. 기품있고 값비싸 보이더군요.

4. 너무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다 보니 사도세자 이야기가 다소 역사속의 화석화된 이야기처럼 느껴진 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상의 장점들 덕분에 이야기의 생명력, 그 비극적 생생함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만 별로 였던 점
5. 영화가 두 인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든다는 느낌을 덜 받았어요. 특히 회상 방식을 통해 사도세자의 27년 인생 전부을 축약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은 좀 과욕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각 장면들이 기승전결로 연결된다기보다는 단편적 에피소드의 연속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영화적 클라이막스는 오히려 처음에 뒤주에 갖히는 장면에서 모두 소진된듯 했구요.

6. 과도한 배경음악의 사용. 회상장면으로 넘어가는 대목 또는 극적 대목에서 거의 항상 배경음악이 꽤 웅장하게... 등장하는데 이때문에 연기와 대사 그 자체에 집중하기가 어렵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의 배경음악은 말 그대로 배경에 불과한 소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상영시간 내내 나오는 배경음악이 마음에 안들었어요.

7. 반면 이야기 전개의 중축으로 등장해야할 조연들이 정작 배경의 소품으로 마물렀던 점. 궁중여인들과 대신들 모두를 하나하나 자세히 다룰 수 없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몇몇 인물들은 더 심도있게 다루어졌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사도세자, 영조 장면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요. 주요 조연들이 단체로만 우루루 나왔다 금방 사라지는게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8. 소지섭의 정조연기는 예상보다괜찮았습니다. 혜경궁의 노인 분장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고요. 다만 에필로그가 그 애매한 분량으로 왜 나왔는지가 의문일뿐. 춤도 이해가 안갔고요...
    • 1. 개인적으론 송강호 특유의 사투리 억양 섞인 말투가 사극에서 어색하지 않게 소화된건지가 좀 궁금하더군요. 제가 부산 사람이라 객관적으로 판단이 안되는 부분인데 저도 모르게 또 신경써서 듣게 되고 그랬거든요. ㅎㅎ   




      2. 저도 그 점이 마음에 드는 편이었어요. 부모 자식간의 기대와 부담은 보편적인 부분이라 공감할만하고, 권력을 사이에 둔 특수한 관계인 부분은 흥미롭기도 해서, 특별히 배경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8. 정조 어린이의 연기도 만만찮았던 듯합니다. 작은 아이가 어디서 눈물이 그렇게 나오는지ㅠㅠ 그리고 마지막 정조 분량의 애매함은 최대의 미스테리.. 소지섭이 너무 잠깐 나오면 좀 그래서 그런가..  


         

    • 요즘 유아인의 똘끼 넘치는 연기가 절정인가봅니다. 한번 확인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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