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맥앤치즈, 장수말벌, 연휴가 길어요

주말이면 한번쯤은 아이들 파스타를 해주는데 오늘은 얼마전에 사둔 마카로니가 있어서 맥앤치즈를 해봤습니다.


마카로니는 삶고 소스팬에 버터 녹이고 밀가루 볶아 루를 만듭니다. 우유를 넣어 화이트 소스를 만든후에 넛멕, 후추를 넣고 치즈를 때려넣습니다. 슬라이스 체다에 파르마지아오 조금 섞고 정체모를 가루치즈도 투하.  


삶아놓은 마카로니는 올리브유에 양파 챱한 것을 볶다가 같이 살짝 볶고 거기에 위에 치즈 소스 만든걸 부어 적당히 녹여가며 섞습니다. 간을 보고 소금으로 마지막에 간을 맞추면 완성. 


잘 먹더군요. 기름지고 달달하고 양파가 들어가서 느끼한 맛을 살짝 잡아줍니다. 다른 파스타들도 심플하지만.. 이건 더욱 심플한 레서피인듯. 물론 재료가 집에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아이랑 같이 김성주가 나레이션한 곤충왕국을 보고 있습니다. 꿀벌집을 습격하는 장수말벌의 학살극을 보고 있는데.. 이걸 애한테 뵈줘도 되나 싶습니다. 폭격기처럼 생긴 장수말벌 한마리가 수백마리의 꿀벌을 말그대로 학살합니다. 사는게 어렵다 어렵다 해도.. 죽어나가는 꿀벌들을 보고 있으면 꿈이고 희망이고 짤없는 곤충 세계에 비하면 그래도 좀 낫지 않나 싶기도 한 느낌입니다. 무자비한 장수말벌 습격의 이면에는 종족을 보전하고 새끼를 키우기 위한 노력이 있네요. 죽이는 자에게도 이유는 있는거지요. 이걸 영화로 만들면 근사한 느와르 한편이 될 것 같습니다. 아주 아주 비정한.. 



연휴가 깁니다. 쉬는게 좋은것 같다가도.. 빨리 나가서 뭐라도 해야할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아빠는 돈을 벌어와야 당위성을 인정받는 존재라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몸안 어딘가에서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도 누군가의 꿀벌, 누군가의 장수 말벌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연휴기간에 늘린 몸무게는 또 어떻게 빼야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어제 뜬 보름달을 보고 아이들과 소원을 빌었습니다. 1호기, 2호기의 소원은 각각 터닝메카드와 카봇이었고.. 저는 요녀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빌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소원도 점차 심플해져만 갑니다. 공기가 차가워지고.. 곧 겨울이 다가옵니다. 그전에.. 따뜻한 남국의 바다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 마음이 분주합니다. 

    • 노곤한 삶의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 노곤하고 평온한 하루가 지나갔네요. 

    • 마지막 문단 읽고 생각난 거, 어느날 선물이가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들을 다 웅얼 거리면서 나열하더니 끝에 i jesu namn amen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이라고 하더군요. 그걸 들으면서 하나님은 싼타가 아니란다 하고 웃다가, 제가 얼마나 기도할떄 뭘 달라고 했으면 아이가 기도는 하나님께 뭘 달라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나 싶기도 하더군요. 

      • 평소에 기도도 안하면서 이상하게 달만보면 빌고 싶어져요. 흠.. 물욕많은 아빠를 닮은 우리 아이들.. 

    • 태국 여기저기 리조트를 보유한 호텔그룹 Centara에서 세금포함 150불 안 되는 돈으로 푸껫이나 인근 카오락 지역의 풀빌라 1박에 3식, 하루종일 맥주/와인/칵테일 공짜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보고 혹해서 한국갔다온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도 주섬주섬 뱅기표 알아보고 있습...;; (광고 아님 뽐뿌 아님 그냥 마음이 분주하긴 마찬가지란 얘기;;; 아 더 이상해지네요...)

      • 푸켓 지름신.. 발동... 하지만 이미 뱅기표와 숙박은 예약 완료했을 뿐이고.. 

    • 저도 가끔 아기가 해달라고 해서 만들어보는데 왠지 이 맛이 아니야 하며 투덜대면서 먹어요. =ㅂ=; 인터넷 레서피 보고 오래된 체다 썼었는데 다음엔 저도 슬라이스 치즈를 써 봐야겠어요.



      • 치즈는 있는 걸로 대충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냉동실에 치즈가 이것 저것.. 

    • 맥앤치즈 좋네요. 항상 만들고싶었는데.. 그런데 후라이팬 혹은 냄비가 2개나 필요하군요. 치명적인 단점이네요. 허긴 예상했던 바 이지만요.


      저도 자연의 봐주는 것 없는 먹고 먹히는 것들 보면서 인간들이야말로 인간적이다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_-;;;;;  


      인간에게 어디까지 요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자연으로 가게되면 저같은 건 당장 먹히고 말겠죠. 역시 인간으로 태어나길 잘했어.

      • 인간으로 태어나길 잘했고.. 그것도 이 시기에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게 사실은 큰 축복이라는 걸 가끔 느낍니다. 정치에 환멸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걸 이만큼이라도 표현하고 또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맥앤치즈는.. 어찌보면 가장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요리라는 느낌이죠. 

    • 훈훈합니다요...

      근데 넛맥이 무엇일까요.. 검색해야겠네요. 집에 처치곤란 마카로니가 있어서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봐야 겠어욤
      • 넛맥은 향신료의 일종인데요. 육두구라고도 하고.. 요즘은 왠만한 마트에 가면 다 있더라구요. 레서피는 다양한데.. 요점은 크리미하게.. 치즈를 듬뿍 넣어서 취향껏.. 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8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1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