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 주기.
화가 나서 맥주캔 따며 씁니다.
길고양이 말입니다. 되도록 사람들 눈에 안 띄게 챙기면 좋잖아요. 밥 주는 분들이 많아진 만큼 여기에 불만을 가지는 분도 많으니까요.
봄, 여름, 가을을 두 번씩 거쳐 이제 두 번째 겨울을 함께 맞게 될 한 녀석이 있는데요. 한 달 사이에 오늘까지 세 번, 누군가 밥을 주셨어요. 행여라도 사람들 눈에 띄거나 해코지 당할까 봐 2시에 밥 주고 6시에 다시 육신을 질질 끌고 그릇 치우러 나가는 저로서는 이 상황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 다니는 길목에 떡하니 너무나 잘 보이게 주시더라고요. 앞에 두 번도 그릇을 끝까지 안 치우시길래 오늘은 그냥 바로 치우고 들어왔어요. 순찰 돌고 청소하는 분들 눈에 띄어서 불만 살 일 있나요...
그리고 불쌍해서 밥 주는 건 좋은데, 내가 이걸 꾸준히 할 수 있나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쫄쫄 굶던 애들이라 뭘 얻어먹으면 그 장소에서 기다려요. 사람은 불쌍해라 하며 한 두 번 챙겨주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얘네들은 며칠이고 계속 와보거든요. 먹을 게 생겼던 곳이잖아요. 그건 눈에 안 밟히나요? 무심코 한 번 챙겼다가 일년 칠개월째 하루도 못 빼놓고 이러고 있어요 제가. 기다리고 있을 모습 떠올리면 잠도 안 와요. 독립해서 키울 수 있게 될 때까지 끝까지 챙길 거예요. 전에 밥 줬던 고양이들은 몇 개월 지나면 사망했는지 안 왔는데 얘는 참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네요.
그 분도 좋은 마음으로 챙기셨을 걸 알지만 배려심이나 뒤처리 책임감이 아쉬워요. 그런데 이걸 아파트 카페에 쓸 수도 없고 그릇 옆에 메모를 남겨둘 수도 없고 엄한 데 와서 이러고 있네요. 후...
그릇이든 종이컵이든 비닐봉지든, 밥 준 거 물 준 거 자기가 치우는 것까지 책임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 길고양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텐데요.
주민 커뮤니티에서 공론화 되면 아주 곤란해지는 문제죠...ㅎ
아파트 게시판에 쓰면 고양이 싫어하는 아줌마들 난리 납니다. 아니 길고양이 밥을 왜주냐고..
저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곳에 밥 던지고 가는 여자애를 봤는데 대체 왜 하필 음식물 쓰레기 뒤진다고 누명쓰도록 그곳에 주는건지..
뭐 실제로 뒤지니까 누명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하필 거기서 떡하니 줄 이유는 없잖아요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 던져놔야 애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ㅠ
제 엄마가 11층 부엌 밖으로 생선 먹고난 뼈들을 한동안 계속 던지셨지요. 고양이 먹이로 주는 거라고..
엄마랑 크게 싸웠는데 같이 안사는 고로 지금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말씀하신 그 이유들로 고양이 먹이주는 사람들을 칭찬하면서도 기분이 복잡합니다...
어머니...ㅠ
뒷처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데요.
어쩌다 한 번 주는 것에 대한 건, 정말 그럴까요? 끝까지 책임질 일 아니면 주면 안되나요?
모르는 동네 갔다가 말라 비틀어지고 배만 뽈록 나오고 돌아다니는 거 안쓰러워서 편의점에서 뭐 사다가 챙겨주면 이후로도 그 고양이가 그 자리에서 내내 기다릴까요?
집이나 직장처럼 매일 오가는 동선에 있는 고양이라면 좀 더 길게 보고 책임감을 느끼면 어떨까 하는 의도로 한 말이지 주지 말라고 한 건 아니에요. 경험상, 한 번 밥 준 애들은 그 주변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더라고요. 영역동물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며 찾고 있는 듯한 느낌. 제가 동물에 감정이입하는 게 유난스러운 정도여서 자꾸 그 이후를 염두하게 돼요.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한두번씩이라도 챙겨주는 사람이 많을 수록 굶는 날이 줄어들 수 있겠네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하는지는 모르지만 "공동체 고양이"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지역 내 자원봉사자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것 같았고요. 근데 이건 자치단위 차원의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이사나 여행 등의 사정으로 밥 못 주는 경우를 방지하기엔 연대가 가장 좋겠죠. 지역 카페는 곤란하고 고양이 카페에서 알음알음 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자체 차원에선, 강동구를 시작으로 7군데에서 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밥만 주면 개체가 늘어나니까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데 카라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사망한다고 하더라고요. tnr사업도 문제점이 너무 많아요.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41254&plink=ORI&cooper=NAVER (급식소로 길고양이 줄인다? 오히려 느는 이유)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59671 (tnr시술 길고양이, 대부분 숨졌다)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60028 (tnr 예산, 동물포획업자 배불렸다)
거지 적선도 월급제로 하죠
비약이 심하시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