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포에보의 미약한 스포?)
1.어제 새벽에 어쩌다 보니 작성글보기로 듀게에 쓴 글들을 읽어봤어요. 그런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글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고 신기해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물론 조회수나 리플수로 보아하니, 남에게는 별로 재미가 없는 거겠죠. 어쨌든 그래서 종종 쓰려고요. 재미 있고 없고보다도, 몇 달 전에 쓸 글일 뿐인데 완전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거 같아서 신기했어요.
2.샌 안드레아스를 보면서 몇몇 재미있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일단은 초반에 등장한 간지 동양인, 카즈요. 그가 등장할 때부터 헐리우드가 그를 그냥 토끼굴로 던져버리지는 않겠지 했어요. 동양인이나 흑인을 초반에 던져버리는 건 이젠 클리셰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 분위기를 보니,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 대범함이 느껴져서 걱정됐어요.
카즈가 무너지는 댐에서 뛰기 시작했을 때, 그가 살 확률은 10% 이하겠거니 하고 포기하고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카즈의 눈앞에 느닷없이 금발 백인 소녀가 등장하죠. 그리고 카즈가 귀중한 몇 초를 허비해 금발 소녀를 번쩍 들었을 때 중얼거렸어요. '좋아, 카즈. 넌 살 수 있어. 헐리우드 놈들은 금발 소녀를 못 죽여. 넌 지금 황금 티켓을 손에 넣은 거야.'라고요. 잠시 후...헐리우드의 농간으로 카즈가 터치 다운 직전에 쓰러졌을 때 저도 모르게 외쳤어요. '제발! 카즈! 그 금발 소녀를 손에서 놓지 마!'
......하지만 그 외침은 카즈에게 닿지 않았고 카즈는 그곳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황금 티켓을 던져 버렸어요. 카즈가 그 금발 소녀를 꽉 안고 있기만 했어도 살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샌 안드레아스의 초반부터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어요.
'네 손아귀에 들어온 황금 티켓을 절대로 손에서 놓지 말라' 라는 교훈이죠.
3.그리고 주인공의 새아빠...건물주도 아닌 빌딩주 새아빠는 이안 그루퍼드더군요. 한데 이 인간 이상할 정도로 포에버의 헨리 모건 같아요. 그야 중간에 패닉상태에 빠진 건 좀 아니지만, 마지막 순간에 거대한 기둥이 그를 향해 덮칠 때 전혀 죽음따위를 걱정하는 표정이 아니었거든요. 그 표정은 죽음을 눈앞에 둔 남자의 표정이 아니라 잠시 후 근처의 물가에서 부활할 남자의 표정이었어요.
헨리 모건이 포에버 1시즌 마지막에서 여형사에게 비밀을 털어놓은 후 일이 잘 안풀려서 샌 안드레아스 세계로 간 건 아니겠죠? 하긴 굿와이프에서 리타이어해 기자로 신분세탁한 아치 판자비도 나오죠.
그러고보니 헨리 모건은 원래 부자였죠. 별 날도 아니었는데 바에서 맥켈란 30을 시킨 걸 본 거 같네요. 바 가격으로 맥켈란 30을 마구 마셔대다니.
4.흠
5.쓰다 보니 포에버에서 이상한 점이 있어요. 포에버 마지막 화쯤에 아담의 피를 검사한 사람이 그러죠. 모든 병에 대한 항체를 다 가지고 있다라고요.(이 정돈 스포가 아니겠죠?)
이건 좀 이상해요. 아담과 헨리가 부활할 때마다 특정 시점의 백업된 몸으로 돌아가는 거라고 여겼거든요. 그래서 위기 상황에 몰리면 아싸리 죽어버림으로서 건강체로 돌아갈 수 있는거고요. 그런데 몸이 물리적 외관만 수복되고 병 같은 연속성은 그대로인 거라면? 확실하게 죽거나 계속 아파야 하는 병에 걸리면 죽은 후 부활해도 건강체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계속 죽어가거나 계속 아파야 하는 거잖아요?
6.하하, 5번 항목을 쓰고 보니 기분이 약간 좋아지네요. 예전엔 저런 걸 지적해도 마음 속의 누군가가 "넌 어차피 작가도 아니잖아? 왜 그런 쓸데없는 설정을 지적하느라 극의 재미를 놓치지?"했는데...이젠 작가가 맞거든요. 마음 속의 누군가가 저렇게 말해도 "직업병이거든"이라고 대답해 줄 수 있어요.
7.이 말 좋네요. 가기 전에 한번 더 말하고 가야겠어요. "직업병이거든"
오래전 일기 보듯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겠어요.
1. 저도 그래서 가끔 글쓰기 뽐뿌 받아서 힘들게 씁니다. 남에게 재미 별로 없을꺼라는 것도 동문. 그런데 여은성님 글은 꽤 재미있지 않나 싶은데요.
사실 지난번 삼겹살 정정보도 글도 다 읽고 웃었거든요, 댓글은 못 달았지만. 피드백이 없는게 클겁니다,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