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 도구로는 뭐가 가장 좋을까요?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를 차마 보지 못 했어요. 범죄 재연에 쓰이는 색감, 음악, 카메라워크를 워낙 무서워 해서요.
낮이고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데도 납치가 가능했다는 데 놀랐어요. 저는 자주 자정을 넘겨 퇴근해야 하는데, 얼어붙는 경우를 세 번 겪었어요. 넓은 길인데도 굳이 다가와 어깨 부딪히며 지나간 남자,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며 씩 웃고 있는 남자, 성기 노출하는 남자요. 그럴 때는 한동안 다른 길로 멀리 돌아서 다녔어요.
마중 나와줄 사람은 없고 경찰에 일상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데, 혹여라도 누군가 나쁜 의도로 다가왔을 때 도망칠 잠깐의 시간이라도 벌 수 있게 상해를 입힐 도구가 뭐가 있을까요?
과도를 들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니 방어할 때도 뺏겼을 때도 상당히 위험할 것 같아요.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는 필요한 순간에 작동 안 할까봐 걱정이 되고, 스패너나 송곳이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도구에 국한해서 얘기를 듣고 싶어요.

    • 스프레이는 괜찮을거 같구요, 호루라기는 잘 모르겠네요. 효과가 있다는 분도 있고, 별로라는 분도 계시고

    • 큰소리를 내는 경보기와 세트로 스프레이가 어떨까 싶네요. 전기 충격기도 제대로 다루려면 쉬운 일이 아니고 빼앗겼을때의 데미지가 무섭습니다. 

      • 제가 경보기나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면 무심히 넘길 것 같아서 이런 류는 전혀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누군가 와보거나 신고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범인이 자리를 뜨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도 있겠네요.
    • 스프레이 든 사람쪽으로 바람 불면 낭패죠.
    • 과도 스패너 송곳 등등은 소지하거나 혹 사용하시면 흉기여서 정당방위가 안된다고 들었어요.


      호신술 가르치는 분이 여성분들은 열쇠로 목젖을 찌르고 도망치고 바로 신고하라고 가르쳐 줬다고 해요.

      • 맞아요,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범위가 좁더라고요. 그래도 일단 날 구하는 게 우선이니...

        목젖 겨냥...은 어려울 것 같지만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ㅠ
    • 한마디 더 첨언하자면 제일 좋은 건 역시나 인적 드문 장소에 인적이 드문 시간에 다니는 걸 피하는 것이고 어쩔수없이 그렇게 되었을때는 귀가길을 같이 해줄 친구나 가족, 친척을 부르는 것이 제일 현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신용 도구는 그 다음의 마지막에 마지막 문제죠. 

    • 후추? 후추가 덩어리지면 아무 소용없지만요. 덩어리진 후추는 본 적이 없습니다만.. 게다가 저처럼 발이 늦다면 재채기하고 잡힐지도.. 에효.


      장기적으로 직장을 옮기실 수는 없나요?

      • 아 채찬님... 웃음이 터져서...ㅎㅎ

        조언과 걱정 감사합니다. 내년에 이직할 생각이에요.
    • 스프레이나 전기충격기등은 훈련? 된 여성분이 아니면 위급한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쓰일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경보기가 그나마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밤길 걸을때 미리 잡고 가다가 뽑기만 하면 엄청난 소리가 나는데 대단한 계획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아니라면 놀라서 도망갈 수 있지 않을까..

      • 말씀 듣고 생각해봤어요. 엄청난 경보음이 울린 다음, 도움 요청 멘트를 하는 제품이라면 꽤 괜찮지 않을까.
        • 경보음이 울리는 동시에 가까운 경찰서로 자동으로 구조 요청되는 건 없나요.
          • 그런 건 못 봤고, 여성아동용 긴급신고112 앱을 깔아두면 음량이나 전원 버튼을 3초 이상 눌렀을 때 자동신고 된다고 해요. 잘못 눌러 본의 아니게 허위신고 하는 일이 잦을 것 같아 전 안 쓰고 있지만요. 대신 귀가 시 스마트폰 긴급전화 화면을 띄워놔요.
    • 도와주세요! 대신 불이야!를 잊지마세요.

    • 주짓수요. https://youtu.be/RP42NAK07OA


      최근에 미국에서 주짓수를 수련한 여성이 성폭행 가해자를 트라이 앵글 초크로 제압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귀갓길에 후미진 곳에서 공격을 당했는데 가해자를 초크로 기절시킨 다음에 인근 주민에게 도움을 청해서 검거했다고 하네요.


      저 동영상에서 사건을 재현하는 여성 이브 그레이시는 자신이 주짓수를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성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성범죄 가해자가 자신들의 다리 사이에 들아와 있는 상황인데, 주짓수에선 바로 그 자세에서 공격과 방어가 시작한다. 그리고 성범죄의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 의해서 가해진다는데 상대방의 눈알을 찌르고 목젖을 때리는 크라브 마가 식의 호신술보다는 브라질리안 주짓수가 더 현실적이다.


      당장 글 쓴 분이 받고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 자체가 꽤 큰 거 같은데 자신이 공격 당했을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운동을 시작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러기 위해선 다른 무술보다 가장 현대적으로 검증이 된 주짓수나 크라브 마가가 낫겠죠.


      크라브 마가는 제가 딱히 할 말이 없고 주짓수 같은 경우엔 요즘 저렇게 실전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보다는 걍 스포츠 게임 위주를 흘러가는 추세입니다. 저런 실전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데가 제가 알기로는 일단 이희성 주짓수하고 그레이시 아카데미 서울 지부인데, 요즘 주짓수 쪽에서 꽤나 유명한 관장이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받는 등 안 좋은 사건이 터지는데 체육관 잘 골라가셨으면 좋겠네요.
    • 상해를 입힐 도구....정도 되면 흉기 범주에 넣을 수 있겠죠. 칼, 삼단봉...글쎄요, 일단 저걸 사람한테 휘두를 수 있느냐 하는 심리적 문제도 있고, 역으로 휘둘렀다가 당하는 경우도 있고...일단 저런걸 소지하거나 휘둘렀으면 이미 호신물품이 아닙니다. 흉기지.




      주짓수, 저도 수련경험이 있긴 하지만..좋지요. 근데, 하루이틀에 될 일도 아니고...범죄재연프로그램도 무서워서 못 보는 분이 가랑이로 성범죄자의 목을 졸라서 기절시킬 때까지 기량을 연마시키려면 얼마나 신체와 정신을 고되게 연마해야 할까요?


      성인남성도 실전에서 서브미션으로 사람 하나 실신시키려면 설렁설렁 배워서는 조금 힘듭니다.




      현실적으로 봤을땐 후추스프레이나, 큰 소리가 나는 경보기, 빠른 달리기나 그걸 도와줄 운동화등이 제일 도움이 되겠죠. 그나마..칼리토님의 리플에 가장 동의하는 편입니다.

      • 글 쓴 분이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건 연약한 심신을 타고 나서가 아니라 본인이 실제로 성 범죄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요? 피해자의 위치에 자신이 대입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 때문이지 마음이 약하다 이리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해서 그렇게 심리적으로 위협 받는 사람한테 '잘 도망다닐 수 있게 운동화 챙기고 다녀라

        평소에 도망다니는 연습도 하고 다니고'라고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일까요?


        제가 링크로 건 그레이시 아카데미에서 벌였던 일 중에 하나가 학교 폭력을 당한 아이를 체육관에 초청해서 무료로 주짓수 수업을 해준 것입니다. 수석 지도자 헤너 그레이시가 아이를 초청해서 가장 먼저 한 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상급생한테 폭행 당하던 그 상황을 재현한 것입니다. 헤너가 상급생의 역할을 맡아서, 아이에게 이 상황을 빠져나와보라고 한 거죠. 통제된 상황 속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가보라는 거였죠. 주짓수에서 스파링을 하거나 기술 연습을 하는 것도 비슷하게 심리적인 두려움을 극복해나가게 하는 기능을 해줄 수 있죠. 한공주에게 수영이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주짓수가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고요.


        당장 평소에 과도를 들고 다닌다는 분이 마음이 약해서 트라이앵글을 못 걸까요? 과도를 들고 다니는 거랑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거 둘 다 심리적인 위협감 때문이겠죠.
        • 문제는 그런게 아니죠.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어요. 그건 이쪽에 있는게 아니라 범죄자들이 미친놈이라는게 문제죠. 이 문제가 참 더러운게 그런거라고 봐요. 주짓수를 연마하는거 좋죠. 심리적 자신감? 좋죠. 오히려 도구에 의존하는것보단 더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장기적으로 좋은거라고 보지만. 실제적 문제상황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글쎄요.....도움이 되겠죠. 되기야 하는데. 강간범들은 보통 무기를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정동 사건도 커터칼인가?를들고 따라오라고 협박했다고 하죠? 무기를 든 상대 앞에서 상대의 본거지로 따라가서 다리를 열어 준 다음에 삼각조르기로 기절? 이것보단 전 차라리 소리지르며 뛰어 도망가는걸 권하고 싶어요. 이게 더 현실적이고요.
          • 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한 건 본문에서 글 쓴 분이 평소에 날붙이 무기를 들고 다닐 정도로심리적인 위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호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거라는 거죠. 그 심리적 위압감 자체가 당장 글 쓴 분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니까요. 운동을 배우면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될 거라는 게 아니라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끝도 없죠. 여러 명의 공격자에게 포위당한 경우라면 달리기나 후추 스프레이, 그밖에 모든 흉기도 쓸모 없을 테고, 완전 막가파식 사이코패스가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칼로 찔러죽일 생각으로 매복해 있으면 경찰이 눈앞에 있어도 소용 없죠. 하지만 일단 글 쓴 분에게 당면한 문제는 한밤 중에 마주치는 무례한 사람이나 변태들에 대한 두려움인데 이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두려움을 쫒아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거죠.
            • 무술 배우면 자력으로 해결하려 덤비다가 더 크게 당할 가능성이 있으니 애초에 기술이나 힘으로 해결할 생각하지 말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 쪽으로 단련할 노력은 안 해봤어요. 그런데 말씀 듣고 보니, 뿌리치거나 빠져나오거나 도망칠 때 필요한 감각이랄까 배짱이랄까 기르는 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첨부해주신 영상 잘 봤어요. 당장 도장으로 달려가진 않겠지만, 시작한다면 주짓수 포함해 어떤 무도가 좋을지 집과 직장 근처에는 뭘 가르치는 데가 있는지 알아볼게요.
      • 덩치 크고 웬만한 건 겁 안내는 남편도 그것이 알고싶다 일부러 안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매니아인 저는 약골에 저질체력이고요.
    • 저는 유도. 밀고, 당기고, 버티는 운동이라.
    • 경호?호신전문가가 썼다는 글을 봤는데 호루라기도 오히려 상대를 자극할수 있어서 위험하다고 하네요.스프레이는 바람방향에 따라 위험하고, 전기충격기는 근접해야 쓸수 있어서 실효성이 없구요. 호신술은 여자가 웬만큼 배워서는 남자완력(심지어 긴장등으로 범행시 더 극대화되는)으로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멀리서도 상대를 칠수있는 긴 막대형, 장우산이 가장 낫다고 합니다.실질적으로는 그런 상황에서 여자가 자기몸 지킨다는건 어렵다고 봐야 한다는...ㅜㅠ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닥치면 차라리 본인이 미친 사람인 척 하는게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총기가 없는 이상.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아 웃으면 안되는데... 이 댓글을 보니 갑자기 생각나서요


        옛날에 라디오에서 들은건데, 어떤 여자분이 길 가는데 불량배들이 갑자기 세우더니 "야 일루와봐" 하더랍니다. 그런데 그 분 "야 날라와봐"로 잘못 듣고 나는 시늉을 하면서 가까이 갔더니 "헐 미친 여잔가부다, 그냥 가자" 하고 그냥 갔더라는 일화가...

      • 연기력을 길러야 할까요.ㅎㅎ
    • 저도 계속 맘이 쓰여서 다시 답글을 다는데  사내 교육이라든가 그럴때 성추행이라든가 강도를 가정하고 행동을 하면 교육과정임에도 불구 여자들 백이면 팔구십은 얼어붙어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 아닌만큼 재빠른 대처를 하려면 평소에 훈련을 많이 해놔야하는데 글쓰신분의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호루라기가 손에 있다고해서 그것을 그 상황에 과연 불 수 있을지..그 상황에 내가 어떻게 방어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나조차도..


      퇴근시 상황을 잘 몰라서 드리는 말씀인데 차라리 신발을 높은 구두 아닌 운동화를 신고다니면 어떨까요. 직장을 당장 옮기실 수는 없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 언제든지 힐 벗고 뛸 준비가 되어 있어요! 달리기는 역시 맨발이죠! ㅎㅎ;;

        그 정도 신경도 안 쓰면서 걱정은 뭐하러 하냐 하시면 할말은 없지만 번거롭고 또 성에 안 차다 보니ㅠ... 여차하면 무기로 쓸 수 있지 않냐며 소심하게 변호해봅니다.
        • 아무도 키스님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소심해지실 필요 없어요. 키스님을 뭐라 나무라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그 사람을 혼내줄께요

    • 어떤 싸움을 배워도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심지어는 무기를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녀 신체 스펙은 너무 큰 차이가 납니다. 

      • 실제 대련을 수시로 겸한 훈련을 수년간 진지하게 한다면 최소한의 상황대처는 가능해지는데 이것만해도 최악의 순간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을거에요


        문제는 보통의 현대여성이 직업도 아닌데 그런 훈련을 하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데 있어요.


        더구나 그런 신체적 정신적 단련이 적성에 안 맞으면 훈련자체가 스트레스겠죠

      • 단호하시고 정확하시네요. 대치했을 때 이겨보겠다는 게 아니라, 예상 못한 기습으로 자세를 흐트러뜨리거나 공격 의지를 잠시만이라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올린 글이었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도구 쓰는것은 제대로 쓰지못하면 소용이 없을것 같구요, 호신술이나 그런것들은 쓸만하게 될때까지 시간이 오래걸리겠죠.


      차라리 과감해지는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도 사람인지라 취약한 부분이 많구요, 남자라고 강철 피부로 된게 아니니 물리면 아픕니다. 그리고 손가락 같은거는 하나만 제대로 잡아도 잘목된 방향으로 꺾으면 무지 아파요. 한방에 퇴치하거나 때려눕히거나 그런건 생각하지 마시고 외부의 도움도 기대하지 않는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대처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큰소리 내는것은 기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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