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없음] 제로 다크 서티, 그녀(Her), 씬시티2 대충 잡담
지난 주부터 가족분께서 산후 조리를 위해 애 둘을 데리고 친정으로 떠나셨습니다. 할렐루...
주말엔 또 다녀가긴 했지만 어쨌든 뜻밖의 휴가를 즐기게된 김에 밀린 게임 신나게 하다가 영화도 조금씩 봐주고 있네요.
뭐 암튼.
1. 제로 다크 서티는 사실 두 번째 감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보니 좀 더 여주인공 입장에서 몰입을 하며 영화를 보게 되더군요. 덕택에 마지막 장면의 왠지 모를 짠함도 두 배로.
근데 사실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부럽다'였습니다.
목적 이루겠다고 포로 고문하고 남의 나라에서 무허가로 군사 작전을 벌인 조직을 칭찬하긴 참 거시기합니다만. 자국민들 중에서도 만만한 놈들만 골라서 까고 인터넷 댓글이나 달고 있는 어떤 조직이 생각나서 괜히 분통이 터지더라구요. 오늘은 청와대도 북한에 해킹 당했다고 신나게 떠들던데 이 인간들아 니들은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어도 쪽팔려서 감추려고 해야할 입장이라구... orz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 세일러 양반이 출연했다는 걸 다시 보면서야 알았습니다. 괜한 반가움. ㅋㅋ
마지막으로 이 분.
토니 아저씨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2. 그녀(Her)는 참 '내가 왜 이걸 이제야 봤을까' 리스트에 올려둘만한 영화였습니다. 정말 이걸 왜 이제야 봤지. -_-;;
SF 요소와 로맨스를 참 잘 엮어 놓았더라구요. 자비심 없는 SF 엔딩의 와중에서 로맨틱한 흐름을 깨지 않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엔 뭐 배우, 연기도 좋고 음악도 좋고 영상미도 좋고. 이렇게 성실한 SF가 동시에 이렇게 훌륭한 데이트 무비일 수 있다니... 허허.
하지만 시놉시스만 읽어봐선 걍 흔한 인공지능 소재 SF 영화처럼 보였을 테니 (적어도 국내에선) 흥행이 안 된 것도 이해는 가구요.
덤으로 꽤 유명하고 잘 나가는 배우들이 은근히 많이 나왔는데도 전혀 못 알아보고 스탶롤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요즘 영화를 정말 안 보고 살았다는 걸 이렇게 깨닫고 좌절을... orz
아. 그리고 스타 세일러 양반은 이 영화에도 나왔죠. ㅋㅋㅋ
3. 씬시티 1편을 워낙 좋아해서 2편도 (악평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와, 정말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래도 좋아했던 1편의 시각적 스타일은 거의 비슷하게 살아 있고 연결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보긴 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에바 그린이 없었으면 보다가 몇 번은 재생 정지하고 딴 짓 했을 것 같더라구요. -_-
그리고 사실 그 에바 그린도 다른 영화에서 더 멋지게 나왔던 것 같아요. 흠.
하지만 어쨌든
찬양합니다(...)
끝.
<그녀>를 보면서 그 영화가 <해피 투게더> (왕가위)처럼 어떤 경우에도 결국 어떻게든 적용되는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보편적인 이야기를 특수한 상황으로 옮겨서 감동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별로 없으시더라구요.
결과적으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야기인 건 맞는데 상황은 또 완전히 SF라서 원래 보편적인 이야기라기보단 보편적인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춘 SF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냥 제가 그랬다는 얘기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