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 만세
"브로콜리 너마저" 의 라이브를 처음 본 제 표정은 ㅡ"ㅡ 이랬습니다. 계피 양이 라이브가 좀 그랬거든요.
이선희 류와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보컬들의 매력이 있죠.
15년 간 갇혀, 삼시세끼 군만두만 급식 받으며 오로지 단 하나의 가수의 노래로 악당들에게 괴롭힘 당한다면??
그 가수는 단연 이선희일 거에요. 처음 한 시간 정도는 길게 쭉쭉 뻗어 나가는 목소리가 무척 즐거워 흥겹게 따라 부르기도 하겠죠.
그런데 그 쭉쭉 뻗어 나가는 목소리를 하루, 이틀 계속해서 듣다보면, 저는 치사량으로 투여되는 신경증 약에도 불구하고
작은 철문 틈새로 고개를 틀어박은 채, 뽕기운 떨어진 약쟁이처럼 외칠 거에요. 계피... 계피 좀 주세요. 계피 달라고 이 XX들아!!!
브로콜리 너마저는 세 가지로 성공을 했다고 생각해요.
제법 괜찮은 덕원의 곡, 1집 커버의 사랑스러워 죽겠는 꼬맹이, 그리고 계피의 보컬.
최초에 팀을 꾸리는데 계피는 크게 중요한 자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류지나 잔디의 보컬로도 괜찮았을 거에요.
그러나, 계피가 팀을 떠나고 (노래 부르고 싶어하는) 덕원이 주로 마이크를 잡으며 알게 되었죠.
!!! 계피의 목소리가 이 팀의 충분조건이었구나.
저는 계피가 노래를 유려하지 않게 불러서 좋아했거든요. 아마츄어는 아닌데, 아마츄어처 색을 내는 보컬.
스티비 원더라는 걸출한 보컬의, 성대에 WD 골고루 뿌린 것 같은 노래솜씨가 버거운 때가 있죠.
그럴 때 활명수처럼 계피의 보컬을 들어주면 위장도 편안해 지고, 왠지 눈꼽도 저절로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그래서 계피 양의 불안한 라이브를 처음 들었을 때도 돈이 아깝거나 하진 않았어요. 하나를 얻었으면, 하나를 잃어야지.
그런데 맙소사! 그랬던 계피 양, 이제 노래도 잘 해요. 들어 봅시다.
가을방학으로 돌아 온 계피의 보컬을 듣고 깜짝 놀랐던 것이,
이소라 씨 이후로 자신이 만들지 않은 멜로디를 이렇게 온전히 자기 것으로 삼아버린 보컬이 또 있었나?
가수도 노래로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바비의 곡과 계피의 보컬이 합쳐져서 필름 하나를 만들어 낸 기분이 들었어요.
(저의 경우는 눈감고 가을방학의 노래를 들으면 우에노 쥬리가 떠올라요.)
날씨가 정말 좋아요. 살짝 서늘한데, 옷깃 아래로 땀 흘리지 않아도 되는 걷기에 딱 좋은 요즘이에요.
계피 노래 들으면서 걸으면 지치지 않고 부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마구 드는거죠.
아침에 가방에 사과 한 알도 넣어 왔는데, 카메라도 가지고 있는데,
아... 귓구멍에 이어폰 꽂고 놀러가고 싶구나...
계피 줘 에서 빵 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계피가 이선희류의 노래를 하지않고 이선희가 계피류의 노래를 하지만 않으면 각각 땡기는 기분이 따로있어 둘다 좋아합니다. 성량따위 아무래도 좋은 음색과 곡이 있는가하면 성량이 받쳐주지 못하면 빛바래는 소리와 곡이 있죠. 계피달라는 심정에 공감하고요, 가끔 라이브에서 내목마저 까칠한 불안한 보컬들을 듣고나면 얼음물 마시듯 이선희를 찾기도 합니다 ㅋ
부끄러워져라. 부끄러워져라. 부끄러워져라...
먹는 계피가 아주 좋은거구나 아니고 계피양
[네이버 지식백과] 목부 - 약으로 쓰는 나무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2012. 1. 10., 도서출판 들녘)
계피 만세! 가을방학 만만세!
원래는 "짐이 주차를 하면 무엇이냐?" "파킹이옵니다!" 하는 짤의 영상을 답글로 올리려 했어요.
그런데 찾아 보니까 천추태후라는 드라마에서 망나니 같은 왕인 경종(최철호 분)이 혼자 술 취해서 난동 피우는 장면이더라고요.
뭔가 아쉽...
시나몬이라고 이름붙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사랑합니다. 노래는 이따가 들어야겠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