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ㅊㅇ)
1.쓸데없는 시간...어서 지나가야만 하는 오후 시간이네요. 잡담글 쓰기 전에 김훈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김훈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예요. 나쁜 사람은 아니겠죠. 하지만 그가 쓴 글 중 하나가 소름이 끼쳤어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삶의 일상성은 경건하며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순환이 행복한 일이다.'
뭐 이런 소리예요. 그 자신이 그렇게 여기는 건 상관없지만 주위 사람이나 자식에게 저런 사상을 가르치고 있다면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여겨졌어요.
2.글쎄요...저는 삶의 일상성과 진부함은 이 세상이 내게 내리는 벌이라고 생각해요. 왜 벌을 받아야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감옥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게 그거니까요. 벌받는 거요. 그것 자체는 이상한 일은 아니죠. 진짜 이상한 건 왜 감옥에 있어야 하는지겠죠.
하지만 왜 감옥에 오게 되었는지 생각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라 이제 그만뒀어요. 올 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잊어버린 걸 수도 있고 뭔가의 실수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악의적인 누군가의 장난일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이미 감옥에 와버렸다는 거고 이곳의 옵션이라곤 감옥에 계속 있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거죠.
3.이건 죽는것보다 나쁜 날이라고 확실하게 느껴지는 날보다 평범한 날을 더 싫어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평범하고 무난한 날들의 무서운 점은 나를 파괴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그냥 지치게 만들죠.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착실하게 하루하루 지치게 만들어서 어느날 내가 그 상태에 익숙해지도록 만들려는 수작인 거죠. 내가 감옥에 있다는 걸 잊어버린다면...다음날부터는 그냥 감옥에서 일어나서 씻고 일하러 가고 밥을 먹고 동료들과 술을 한잔 걸치고 다시 돌아와서 인터넷을 하다가 잠드는 걸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4.휴.
5.어쩌면 감옥이란 건 없을지도 모르죠. 세상이 내게 준 몇 가지가 합쳐져 내게 환각을 보게 하는건지도 몰라요. 분노와, 연극성 인격장애와 편집성 인격장애와 자기애성 인격장애, 그리고 교만함이 적절히 합쳐져 이 세상이 감옥이라는 환각을 제공하는 중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누구나 세상을 있는그대로 보지는 않겠죠. 눈에는 같은 세상을 담아도 경험과 지식과 감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뇌에는 각자 다른 것이 투사되니까요.
누군가에겐 이 세상이 벌집이고 누군가에겐 연극 무대겠죠.
6.이 감옥은 오랫동안 운영되어 왔고 요즘(21세기) 이 감옥에서 신 노릇을 하는 건 돈이예요.
신이 아닌 것이 신인 척 하는 게 재수없긴 하지만...뭐, 어느 시대든 누군가는 신 노릇은 하니까요. 받아들여야죠. '누군가'가 신인 척을 하는 것보단 '무언가'가 신인 척을 하는 이 감옥이 제겐 딱 맞아요. 흠. '누군가'가 신인 척을 하는 감옥이었다면 저는 그 녀석을 없앨 계획을 짜고 있었을 거예요. 신을 죽인 사람이거나, 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으로 기억됐겠죠.
적절한 돈은 좋은 사람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죠. 적절한 돈은 배신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람도 배신하게 한다는 것도 배웠고요.
그 일을 겪고 난 뒤에 깨달았어요. 모든 사람은 배신자가 될 수 있고, 그건 돈으로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액수가 적절한가 아닌가의 문제일 뿐이라고요.
하지만 뭐 그렇게 기분나쁘거나 하진 않아요. 제가 뭐 배신당하면 안 될 대단한 존재는 아니니까요. 아직까지는 한 명의 죄수일 뿐이죠. 아직까지는.
7. ....................................다시 생각해 보니 그렇게 배짱있지는 못했을 거 같네요. 잘해봐야 신을 조롱하고 비웃었던 사람으로 역사에 남았을 거예요.
그나마 그렇게 다짐을 해야지 다른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김작가가 그런거 같군요.
쇼생크 탈출 보면 배우들 이름 생각이 안나네, 감옥에서 나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다(그의 삶이었죠)자살하는 노인이 새겨놓은, 나 여기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