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 - 명동 cgv 관람을 추천합니다. (약스포)

오늘 명동 cgv에서 봤습니다.


명동에 cgv가 두개 있는데, 명동역 앞건물 말고 롯데백화점 길건너에 있는 곳 말씀이구요.


왜 여기서 보아야 하냐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마의식이 치루어 지는 장소가

이 건물의 바로 옆 골목이거든요. 전 수십년간 명동 거리를 많이 지나 다니면서

그 명동 특유의 음침한 사이사이 거리가 액션이나 느와르물에 상당히 적합할 듯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보는 내내 정말 짜릿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영화의 무대가 바로 영화관 옆 골목길이라는 점이 묘한 희열을 주더군요.

관람 후 그 골목에 가보니 역시 기묘한 기분 ㅎㅎ



각설하고,  이 영화는 예고편 담당자에게 사탄이 씌었던 것인지..

몇주 전 예고를 보고 아 이건 걸러야겠다.. 싶었던 기분을 싹 날려줄 정도로 훌륭하게 뽑혔습니다.


김윤석 강동원도 훌륭하게 제 몫을 해 주었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 바, 박소담이 대단한 임팩트를 주네요.

이 연기는 놓치기 아까우니까 직접 보시길..


딱 한줄, '김윤석과 강동원이 퇴마한다' 로 요약되는 이야기를

곁가지 치지 않고 우직하게 묘사합니다. 전반부의 인물 묘사, 후반부는 엑소시즘에 대한 집요한 묘사로.


초반에 카톨릭 고위직 사제들도 대부분 엑소시즘을 부정하거나 풉,

하고 비웃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 소재에 대한 관객의 심리를 영악하게 콘트롤하는 점도 좋았고,


악마들이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악마의 존재가 드러나면 신의 존재를 사람들이 믿게 되기 때문이지' 라고

대사 쳐주는 것도 상당히 좋았어요.


신인감독의 상업 데뷔작으로 아는데 뚝심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정말 마이너한 소재인 엑소시즘을 한국 흥행판에서 첫 승부수로 띄우다니,

뭔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훌륭한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추천드리고 싶어요.

물론 훌륭한 장르영화이고요. 장르의 규칙에 충실합니다.



    • 저도 그 대사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뉴스룸에 나온 강동원이 지나치게 귀여워서 강동원 얼굴 보러 간 거였는데 영화도 기대보다 잘 만들었더라고요.
      • 저 대사로 영화 내에서 세계관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관객 대부분이 느낄 엑소시즘 소재 영화에 대한 난감함/비웃음도 초반에 딱 잡아주고 수긍이 가도록 계속 콘트롤 하는 게,


        감독이 데뷔작인데도 노련하더라고요.

      • 재밋는 건 엑소시즘 영화의 원조인 엑소시스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죠. 주인공부터가 액소시즘이 말이 안된다고 하다가 간신히 결심을 하고요. 오히려 그에 비하면 강동원은 날라리 같아 보이지만 깊은 신앙과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을 지닌 인물이고 일에 연관되는 계기와는 무관하게 의심이나 반발이 거의 없이 자연스럽게 엑소시즘을 받아들입니다. 원조의 공식을 충실히 활용했는데 현실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점이 이 영화 완성도 비결인 거 같습니다. 엑소시즘에 대한 심드렁한 태도도 그렇지만 신부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투들 그들 사이의 한국적 위계 같은 현실적인 모습(혹은 현실적이어 보이는 모습)들이 초반에 몰입감을 상당히 높여 준다고 봤어요. 모든 영화 감독들이 장르를 수입할 때 레퍼런스로 삼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엇더랫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0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3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8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27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0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4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19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2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1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