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보고 왔습니다.

아마 다음주 어느 정도 지나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춰버릴것 같기에

어제 보고 왔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2시간 동안 좋은 연극 보고 온 느낌이었어요.

광활한 스코틀랜드 (원작처럼 촬영 장소가 스코틀랜드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의 풍경을 담은 뛰어난 영상미

그리고 original score도 처연하니 마음에 들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좋았구요.

특히 맥베스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정말 어떤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그 표정 하나하나, 광기와 두려움에 사로 잡힌 이 배우의 연기력에 정말 반했습니다. 

뭐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도 좋긴 했는데, 마이클 패스벤더 처럼 몰입이 느껴지지는 않았었고

레이디 맥베스가 아니라, 레이디 맥베스처럼 보이려고 하는 느낌? 악하게 보이려는 느낌을 좀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던컨왕을 죽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맥베스에게 결단력을 부여해주는 부분에서도 와닿지가 않았었어요.

그렇다고 영 연기가 별로였다거나 미스 캐스팅이라는건 아니구요. 그냥 기대했던 만큼의 열연은 아니었어요. 

제 귀가 막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프랑스 억양도 좀 남아있던 거 같아서 몰입이 안되었던것도.. 


뭐 전체적으로는 꽤나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현대극이나 어설프게 각색하는 것 보다 차라리 이런 정공법의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보니까 클래식함이 절절히 묻어나더군요. 

특히, 명대사들이 많았는데.. 원작을 거의 그대로 따라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죽음이나 반란, 정치적 결단력등 이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행위나 대화의 무게감이 꽤나 무거운 편인데

이런것들을 다루는 대사 하나하나가 어쩜 저런 단어들과 비유력으로 점철이 된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더군요. (결론은 셰익스피어 만세?)

엔딩 부분에서 뒤의 한 여성분이 풋~ 하고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만 안들리게 해주셨다면

그 감흥은 몇배가 되었겠지만요..

영화 보고 나서 itunes로 접속해서 영화 ost를 들으면서 집으로 왔어요.

스산하고 처량한 초겨울 날씨와 너무 잘 맞아서 종종 들으려고 합니다.

좋은 선택이었어요. 

어떤 분이 극장 홈피에 1점짜리 별점 주며 잠오는 줄 알았다고 혹평을 써놓으셔서

어제 보러 갈까 되게 망설였었는데 잘 본거 같애요.

나중에 시간되면 집에서 맥주 홀짝 홀짝 마시면서 한번 더 보고싶네요. 

    • 맥베스 개봉했군요. 빨리 보러 갔다와야겠네요.
    • 마이클 파스벤더는 우는 연기가 갑입니다. 보는 제가 다 기가 빠짐.
    • 좋은 영화군요. 내리기 전에 얼른 보러 가야겠어요. 

    • 꼬띠아르의 불어억양은 다른 사람들의 스코틀랜드 억양과 확실히 틀려서 이 사람이 멀리서 시집온 외지인이라는 느낌이 분명히 드러났고요. 그런 분위기가 이 사람의 범행동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아주 그럴듯하다고 보았습니다. 몽유병 장면도 일반적인 해석과 다르지만 곱씹을 수록 맘에 들어요. 연회장면도 그렇고. 주인공 남녀 두 사람 얼굴만 봐도 본전을 뽑는 느낌이랄까.   

      • 저도 동감이요. 레이디 맥베스가 프랑스인인 것도 그럴듯해요.

    • 레이디 맥베스가 전형적인 악녀가 아니라서 좋았어요. 맥베스를 맨 처음 부채질할 때 빼고는 사실상 맥베스의 범죄에 끌려가지요. 맥베스의 공범자에서 점차 예언에 이끌려 폭주하는 남편을 붙잡지도 못하고 어쩌지도 못한채 서서히 침몰해가는, 어느정도 인간적인(?) 여인으로 보였어요. 레이디 맥베스는 역사적으로 던컨 왕에게 복수할 이유가 있어서(선대 말콤 왕이 자기 딸의 아들인 던컨에게 왕위를 주기 위해 계승권이 더 높은 레이디 맥베스의 친족을 죽였다죠) 늘 권력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그래서 맘편을 부채질하는 것에도 이유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 멕베스가 개봉했군요. 나중에 vod로 나올른지 모르겠네요. 영화관에 가서 볼 시간은 없을 거 같아서요. 한번 보고 싶기는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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