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나는 시간강사다: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둡니다

http://slownews.kr/49121


"책의 출간 이후, 대학이나, 혹은 보직 교수들로부터 어떤 ‘외압’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것과는 어떻게든 싸울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구실의 동료들의 “(대학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느냐”하는 원망에는, 저를 지탱해 온 어떤 근거가 무너졌습니다. 물론 그들로서는 지방시를 내부고발로 여길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저의 삶을 거짓으로 재단할 수도 있을 테지만, 저는 어떤 작은 기적을 바랐습니다. 그들이 “많이 힘들었지, 우리도 많이 힘들었어, 고생 많았다.”라는 말을 먼저 해 주었다면, 그러한 공감이 선행되었다면, 저는 그들과 함께 다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선배가 술 한 잔 더하고 가라며 저를 잡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었는데, 술잔을 앞에 두고 날 것의 표현들이 오고갔습니다. 그는 네가 나가기를 그 누구도 바라지 않으니 계속 같이 공부하자고 했고, 그 말에는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너의 잘못을 교수님들께 빌고 오는 것이 먼저, 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그의 생각인지, 선배들 모두의 생각인지, 아니면 교수들까지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선배에게 “형님, 저는 요즘 많이 힘들어요. 그런데 제 아들의 얼굴을 볼 때, 아버지로서 부끄럽지 않게 바라볼 수 있어요. 저는 계속 제 아들을 그렇게 바라보고 싶어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둘의 짧은 술자리는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대학원은 그다지 특별한 공간이 아닙니다. 다만 대학이 구축한 시스템에 순응해 온, 전형적인 공간일 뿐입니다. 만일 ‘인분 교수’와 같은 상식 이하의 문법이 통용되는 곳이었다면, 저는 글을 쓰는 대신 다른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방시에서 담아낸 이야기는, 그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과 대학원에 적용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필자가 글을 연재 및 출간하고나서 동료들로부터조차 외면받고 대학에서 나왔다는군요.

안타깝네요.

    • 이런 종류의 시간 강사들의 절망에 찬 글들을 처음 접한 것이 대학 새내기 때부터였는데, 20여년도 더 지난 지금도 해결된게 하나도 없네요;; 아님 시쳇말로 다른 강사들은 그래도 견딜만 한가 보죠? 어떻게 저런 반응들을 보일 수가 있는건지…
      • 많은 게 변한 듯하지만 변한 게 없는 듯하네요..

    • ...헬조선 사이트에 자주 회자되는 글귀가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헬조선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헬조선을 만든 것은 헬센징 자신이다' 

      •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얼마나 더 차야 할는지요.
        • 김대중-노무현 때 잠깐이 역사를 통틀어 최고점이었고, 앞으로는 쭉 내리막만 남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때야 소수의 사악한 독재정권이 다수의 선량한 시민을 탄압한 거라고 믿어왔지만, 민주정부 15년이 지난 뒤의 결과가 역대 가장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된 이명박과 역대 최다득표로 당선된 박근혜라면 애초에 핍박받는 선량한 다수의 시민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어요. 송곳에서는 '강자로부터 선량한 약자를 지키는 게 아니라, 강자로부터 시시한 약자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넘어 악하고 힘있는 자로부터 똑같이 악하지만 힘만 없는 자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아닌건지...

          • 일전에 영화 미니언즈를 봤는데 대중들도 미니언즈처럼 자신의 보스로서 최고의 악당을 원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다만 동시에 대중들이 악당을 '전복'할 힘도 갖고 있다고 믿고 싶네요.

    • L





      [도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
      저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이 책을 쓰셨군요. 최소한 대학 학부생들이 좀 많이 봤으면 좋겠네요. 현 대학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대학원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게요. 


      • 정부의 일방적인 대학 구조조정까지 생각하면 참 답답하네요.
    • 선배 말 징그럽군요.

      • 어느 선생님이 시장, 지식, 대학이 자본주의의 거룩한 삼위일체라고 하셨던 게 생각나네요.

    • 기사의 사진이 진짜 저자의 연구실 책상이라면 아마도 인문학 쪽이었겠군요. 


      제가 있는 분야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연배의 원로 분들이 공부하려고 할 때부터(그러니까 제대가 막 서울대가 됐을 때쯤) 집에 돈 좀 있는가? 하고 물어봤다는 곳인데요 뭐. 지금도 생계 걱정 안 해도 되는 사람만 대학원 들어오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요. 전 학계 사람들의 반발도 충분히 이해는 해요. 방향이 전혀 다른 접근이니까요. 

      •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임금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상상하고 실천할 때 해결가능한 문제 같습니다.
      • 제가 기억하기론 저자가 국문학 전공일 거예요.
    • 어째 덜 조직적일 것 같은 분야가 더 심한 것 같네요. 학계, 예체능계... 일반 회사는 양반인건가요?
      • 필자도 대학보다는 거리의 패스트푸드점이 자신을 '노동자'로 그리고 '사회인'으로 대해준다고 말하고 있죠.
    • 에혀.. 참 용기있는 분이군요.

      저 책이라도 한권 주문해야겠어요.

      월급나오면 한권 더 주문할지는 고민좀 해보고요
      • 용기있는 목소리와 그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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