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의 오해

일행이랑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인터넷으로 식당을 검색하다가 극동방송국 옆에 뷔페 식당이 메뉴가 괜찮은 것 같아 거기서 먹기로 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2시 40분이라 시간이 애매하고, 런치와 디너 가격이 다르니 꼼꼼하게 식당에 전화를 했죠.


"런치는 몇 시까지 가면 되나요?" 저의 정확한 워딩이었습니다.

"런치는 3시 30분까지 입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의 정확한 워딩이었습니다.

"3시 30분요? 알겠습니다."

"네~"


저는 당연히 3시 30분까지 도착하면 런치가 적용되고 그 이후로는 디너 가격이라고 생각했죠.

식당에 갔습니다. 3시 10분이었죠.


카운터 앞에 가니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죄송한데 런치가 3시 30분에 끝나기 때문에 지금은 입장이 안됩니다. 디너는 5시부터 시작이 됩니다."


이런...


매니저한테 짜증을 좀 냈습니다.

2시 40분에 전화를 해서 저렇게 문의를 했는데 3시 30분에 런치가 끝나고 입장이 안되는거였다면 제대로 설명을 해줬어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매니저는 여전히 똑같은 미소로 디너는 5시부터 시작되니 그때 오시라고 친절하게 말해주더군요.

가게에서 드러누울려다가 스마트폰에 찍혀서 유튜브에 올려질까봐 그냥 나왔습니다.



    • 아, 불쌍한 매니저. 서비스업의 비애여. ㅜㅜ

      • 휴~ 헛걸음한 저는 불쌍하지 않나보군요.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면 당연히 말을 해줘야죠.

        • 직원이 백프로 잘못이죠. 그간 많은 식당에 런치 시간, 영업 시간 몇시까진지 문의해봤는데 저렇게 대답하는 경우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이미 문의시점이 2시 40분이면 보통 도착하는 시간 물어보고, 도착시간이 늦으면 몇시부터 쉬는 관계로 런치 이용은 힘드실 것 같고, 디너는 몇시부터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굉장히 일반적이죠.
        • 잘잘못을 따지려 한 말은 아니예요. 그저 화내는 사람 앞에서 웃어야 하는 매니저에게 감정이입이 된 것 뿐입니다. 요새 제 상황과도 겹치는게 있어 그런 것 같아요. 의도와 다른 얘기를 해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해요. 

    • 저런 경우 아주 밑의 직원 잘못이면 괜히 또 힘없는 사람 혼날까봐 매니저에게 뭐라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옳은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요즘은 식당에서 잘못이 있더라도 항의하기도 겁나는군요. 위에 댓글 단 사람같이 무조건 항의만 하면 앞뒤 안보고 서비스업의 비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과도하게 화를 낸다면 문제겠지만 제대로 설명을 안해줘서 사람을 헛걸음하게 만들었다면 다음부터 그런 일이 없게 시정하도록 항의를 하는게 잘못은 아닙니다.



      • 뭐라 할 말이 없네요. 본인 일은 본인이 알아서 해야겠죠.
      • 힘없는사람 혼나야죠. 자기가 잘못한건데.
    • 식당이 많이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식으로 안내하고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또 다른 손님들이 헛걸음을 하게 되겠지요

    • 제가 보기에 갓파쿠 님은 지극히 정상..

      저도 비단 식당 뿐 아니라 여러 장소/상황에서 저런 일 몇 번 겪었는데 기분 나쁜 건 둘째치고 늘 의아한 기분이 들어요

      첫째로, 왜 저렇게 모호하게 이야기 하는가? (예를 들어 이번 일 같으면, '3시30분에 오시면 점심 입장이 안 됩니다' 혹은 '점심 입장은 몇 시까지이고 식사는 몇 시까지 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되었을 것을;) 뭐랄까 고장난 기계랑 튜링테스트 문답 하는 기분. 둘째로, 말을 애매하게 해서 날린 내 시간과 선택에 대해서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는가? (그냥 가볍게 '미안하다' 거나 '안타깝게 되었네요' 라고만해줘도 기분 풀릴텐데..) 대부분 잘못 알려준 사항을 수정만 해줄뿐 미안하다거나 하는 멘트는 없어요. 그렇게 말하기 귀찮아서? 아니면 그냥 미안하다 하면 지는 기분이라? 저도 자주 겪는 상황이라 동질감-_-이 느껴져서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습니다..ㅋㅋ
      • 저는 다행히 살면서 저런 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나마 서비스가 준수한 식당만 들렸다는 생각에 기쁘네요;;


        사과도 안 하고 저러는 데는 1. 관료와 부서의 꼬리를 문 프렌차이즈가 아니겠죠. 2. 당신같은 손님이 더러워서 안 와도 장사수완이 좋겠죠. 3. 매뉴얼대로 행동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인성이 별로인 듯, 일반적인 공감능력이라면 미안해야 하죠.
        • 그쵸 뭐 안내는 일부러 수동공격 하는거 아니면 깊게 생각하긴 싫고 매뉴얼대로 읊는다고 생각하면 이해는 가는데, 역시 나머지는 일반적인 공감 능력의 발휘에 달린 거 같네요.
        • 매뉴얼대로 응대하는 걸껍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하면 그걸 빌미로 니가 잘못을 인정했으니 변상하라고 억지부리는 진상고객을 대비한 응대매뉴얼이겠죠.

    • 안 찍힙니다. 아주 정당히 의사를 밝히는 건데요. 직원이 3시 30분까지 오면 된다고 했으니까 헛걸음하긴 아깝고 디너 공짜로 해줘! 등으로 치닫으면 갑질이니 진상이니 될 수 있어도요.


      저는 매니저가 여전히 웃으며 디너가 5시부터입니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상당히 기계적이고 냉소적이라 더 화가 날 듯 싶은데... 사과는 안 하던가요? 저런 경운 또 처음 보네요.
      • 저도요.. 디너 5시라고 웃으면서 말했다는 장면에서 부아가 확!!

        그 식당 찾아오느라 낭비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미안함은 찾아볼 수도 없구요
    • 서비스업의.비애는 왜 점점 아무데나가져다붙이는거죠?

      저도 서비스업해봤지만 잘못했으면 혼나는거죠.

      그리고 고객이 직원 잘못으로 헛걸음한걸 화내면 안되는 이유가 뭡니까..

      저도 브레이크타임 안내안해주는경우는 첨보네요.

      말도되도안하는 이유로 진상부리는 경우말고는 손님이 꼭 인자하고 온화해야할 의무가있나요.
      • 설사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말씀은 곱게 하세요. 당신은 저의 고객이 아니십니다. 

        • 말씀 충분히 곱게 하신 것 같습니다.

          Zoro님이야 말로 애먼 곳에 감정이입하지마세요.
    • 점심시간은 3:30분까지 입니다. 라고 했는데, 왜 화가 나신건지 저는 어리둥절 합니다.


      당연히 세시 삼십분에 끝나는거라고 생각할 분도 많은데...

      • 저도 그렇게 이해했는데, 당연히 브레이크타임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이해한 듯 합니다.


        브레이크 타임이 따로 없이 운영하는데 3:30 이후에 입장하면 저녁요금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런치타임 입장시간에 늦지 않게 간 경우라면 입장자체가 안되는 상황에 화가 날수도 있겠네요.

    • 갓파쿠님이 기억하는 문장이 맞다면 직원 잘못으로 보여요.

      3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2시 40분에 전화를 했다면 유추해볼 수 있잖아요? 지금 오려나보다하고....

      브레이크타임이나 이런 걸 잘 설명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잘 참으셨어요.

      악의적으로 한 일이 아닌 것에 화를 내면 화를 내는 본인도 찜찜하더라구요.

      연말에 선행한 셈 치세요~~
    • 글쓴 분의 황당함과 아쉬움 이해하고요. 반면에 그 곳의 반응도 전혀 놀랍지가 않습니다. 손님은 있되 주인은 없는 가게가 요즘 참 많죠. 주인없이 비정규직 알바생들로만 운영되는 가게. 진짜 주인은 인간이 아니고 어떤 기업이나 조직인. 실제로 가게를 굴리는 이들에겐 작은 시급에 할 일만 많아서 매뉴얼 범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약간의 배려나 융통성있는 사고조차 제약되고요. 그들에겐 영혼없는 응대매뉴얼 적용만으로도 이미 벅차고 힘들죠. 주인없는 가게엔 매뉴얼 범위 안에 딱 맞춰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손님이 되어서 갈 밖에요. 신자유주의 시대의 씁쓸함을 많이 느낍니다.
      • 이게 정답인 듯요. 가벼운 공감능력의 발휘조차 추가 감정노동이 되어버린 요즘 세태가 슬프네요.
    • 이해를 잘 못하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 것 같은데요.




      1. 모든 뷔페가 브레이크 타임이 당연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가게도 요즘 유행하는 한식뷔페 컨셉의 가게고 자연별곡이나 계절밥상처럼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뷔페식당도 많습니다. 그러니 손님들이 모두 브레이크 타임이 당연히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면 안되죠.




      2. 위에도 적었지만 "몇 시까지 가면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거기에 대해 3시 30분까지 라고 답하면 3시 30분까지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메뉴얼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에는 저 가게는 메뉴얼이 제대로 없는 가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대로 된 메뉴얼이라면 시간을 문의했을 때 브레이크 타임을 안내하는 것은 기본중에 기본이어야 하죠. 지금까지 전화로 시간 문의를 했을 때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안내 안해주는 가게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게든 주인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든요.




      3. 매니저의 대처는 그냥 그 매니저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4. 그렇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 저도 그냥 짜증섞인 항의정도를 하고 나온거구요. 다음부터는 전화문의가 오면 브레이크 타임을 제대로 안내해줘서 헛걸음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면 될 일이죠. 그건 식당과 고객의 관계를 떠나서 서로간의 기본 예의죠.





    • 매니저는 사과를 하면 안 됩니다. 사과를 하면 잘못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책임을 져야하거든요. 너희가 잘못했으니 배상해내라고 하면 주인이 아닌 매니저는 고스란히 본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비스업에서는 절대 사과하지 말아라가 기본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은 그냥 사과만 받으면 되는 평범한 사람이므로 사과 한 마디 없는 것이 더욱 화가 나는 일임은 맞습니다. 갓파쿠님도 그 점이 불만이신거겠죠.


      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서비스업도 진상이 매뉴얼을 창조한답니다. 진상에게 진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일이 합리적으로 돌아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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