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버림받았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다 제 착각이었어요.

분명히 제가 그녀와 가장 친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길게요. 지난 5년 동안 3년은 넘게 그런 시기가 있었을 거에요. 그녀도 제게 늘 그렇게 말해왔구요.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그녀에겐 남자친구가 있고 그녀는 이성친구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제게 통보를 해왔어요.

우리가 쌓아왔던 수년간의 시간과 추억이 한 순간에 부정당했어요.

여기까지만 쓰면 아무리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녀가 나쁘다는 결론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녀를 위한 변명을 하자면 이래요.

그녀와 저는 약간 기형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어요. 그녀나 저나 과거에 많은 상처를 갖고 있었고, 그런 상처에 공감하고 상처를 핥아줄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었어요.

서로에게 숨김없이 자신의 아픈 과거나 생각을 공유했고 많은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유대를 쌓아갔어요.

둘 다 각각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었을 때도 있었지만, 좋은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던 우리는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 전 그녀의 남자친구보다 그녀를 더 잘 알고 편해하는, 그리고 그녀는 제 여자친구보다 절 잘 알고 편해하는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 거에요.

그러다 둘 다 솔로였던 시점에(사실은 그 전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제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어느날 그녀에게 고백을 했어요.

결과는 실패. 그녀는 절 좋은 친구로밖에 보자 못했던 거에요.

당시 사랑에 미쳐있던 저는...그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ㅈㅅㅅㄷ를 했다가 실패했어요. 그리고 충격받은 그녀에게 절교를 당했죠.

그 뒤로 제 삶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 체 방황이 시작되었어요. 전 그녀를 우연히 만나 사과하는 상상만 했고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고문받듯이 지냈어요.

그런데 1년 반이 지나던 어느날...여느때처럼 그녀를 마주치는 망상을 하며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맞은편에서 꿈에서 그토록 그려오던 그녀가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제 눈을 의심했어요. 제가 미친 건 아닌지, 헛것을 본 건 아닌지...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그녀였어요.

그녀도 절 눈치채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어요. 전 그때 일을 사과했고, 그녀는 사과를 받아들여주었어요. 그리고 근처에 카페에 가서 그동안 나누자 못했던 많은 일들을 우리가 한 때 그래왔던 것처럼 사간가는 줄 모르고 나눴어요.

전 그녀에 대한 마음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지독한 사랑의 상사병에서 벗어나 있었고, 그녀에게 다시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물었고, 그녀도 기쁘게 받아들여주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제 착각이었을 거에요.

그녀는 제게 말했어요. 우리의 기형적으로 깊어져버린 관계 때문에 서로 상처를 입었다고. 그래서 자기는 두렵다고 하더군요. 그런 관계를 가지는 것을요.

저도 납득했고 예전처럼 깊은 얘기를 하기보다는 간단한 농담이나 작은 푸념같은 시시껄렁한 얘기나 하면서 조금씩 그녀와의 관계를 회복해나가길 바랐어요.

근데 그마저도 사치였나봐요.

전 오늘 그녀에게 아성친구를 만들 생각아 없다고 통보 받았어요.

사살 전체 이야기를 읽고 나면 악당은 저였죠. 그녀의 유일한 잘못이라면 우유부단하게 제게 거짓된 희망을 준 것 정도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탈해요.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쌓아왔던 신뢰와 유대감이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모래성 같은 것이었나...

...많이 슬프네요. 어떻게 이 상실감을 극복해야 할 자 상상조차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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