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간단한 레버넌트 감상평(스포)

1. 처음에 너무 크게 다치길래 걱정했는데 갈수록 울버린에 가까워지는 레오의 회복력이 부러웠어요. 걷지도 말도 못하던 양반이 제대로 된 치료도, 잠자리도, 음식도 없는 상황임에도 급속도로 회복... 


2. 계속 눈이 오고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걸 보니 분명 영하의 날씨인데, 반쯤 죽어가는 상태에서 가까스로 무덤을 기어나와 시체 옆에 잠들어도, 얼음장 같이 차가운 강물에 흠뻑 젖은 채 간신히 뭍으로 기어나와 잠들어도 얼어죽기는 커녕 깨어나서 인상 좀 찌푸린 채 손만 몇 번 불어주면 정상 체온을 회복하는 레오의 체온 유지능력이 부러웠어요. 


3. 눈오는 날씨에 아무리 물과 진흙탕에 빠지고 뒹굴며 흠뻑 젖어도 다음 장면이면 뽀송뽀송 마르는 레오의 옷과 곰모피 이불이 부러웠어요. 레오가 원래 정상체온이 70도 쯤 되는 초인이라 그냥 입고 두르고만 있으면 아무리 젖은 옷이라도 자동 건조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위키에서 실화를 찾아보니 복수극보다는 생존스토리에 가깝던데(나중에 결국 자기 버리고 갔던 두 명을 찾아가긴 합니다만{실화에서 이 둘은 진짜 네이티브들에 공격당해 도망쳤다고 합니다.}브릿져는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당시 19세. 근데 피츠제럴드도 사실 23세에 불과했음;;}, 피츠제럴드는 이미 미군에 입대한 상태라 못 죽이고 그의 사과와 훔쳐갔던 라이플만 돌려받았다고 합니다.), 이걸 복수극과 매칭하려다보니 좀 현실성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5. 레오가 이번엔 상 받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연기가 굉장히 좋기도 했지만, 더 이상 인상 잔뜩 찌푸린 채 "제발 아카데미 줘어어어어어어어엌!!!" 하는 연기를 벗어나 즐기는 연기 좀 하는 걸 보고 싶어서요. 

    • 저도 놀랐습니다. 시놉시스 보고 영화 끝날 때까지 기어다니겠네 했는데 뭐 안다친 사람같이 쌩쌩히 다니더군요.

      헤이트풀8에서는 눈보라 치는 밤에 날 바깥에 나갔다오게 만드냐며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추위에 다들 잘 주무시네요... 같은 미국 맞죠?

      무겁게 물을 머금은 털옷도 반나절만에 다 마르고... 여름인가요?
      • 결국 모든 것은 레오 초인설로 수렴됩니다. 초인이라 회복도 빠르고, 초인이라 안 얼어죽으며, 초인이라 체온이 엄청 높아 젖은 옷도 입고 있으면 자동으로 뽀송뽀송하게 마르는 거에요... 또는 원래 사람이 아닌 어인류라서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회복력이 증대되는 겁니다. 기어다니던 양반이 물에 빠진 뒤 절룩거리며 걷거나, 절룩거리던 양반이 뜨거운 물로 목욕한 뒤 두 발로 뛰어다니는게 그 증거죠. >_<;;

    • 그렇게 넝마같이 찟기고도 생존하는 레오를 보니 무릎 좀 찟어지고 한달간 입원했던 난 뭔가 싶더군요.

      • 그러게요. 하다못해 냉방에서 하룻밤만 자도 온몸이 찌뿌둥하고 감기 직방인 제가 참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 곰 왜 저런 초인을 왜 때리다 말았고 톰 하디는 왜 구덩이를 파다 말았는지. 악당은 어설프게 굴지 말고 초반에 끝장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구덩이 제대로 파서 깊게 묻어줬어도 어떻게든 근성으로 파헤치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그 혁신소재 옷감과 레오의 초인성에 대해 거의 meme가 나올 수준. 얘기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초월적이고 상징적이더군요. 그 의미들은 도대체 뭔지 다 파악 못했지만서도. 실화 찾아볼 생각도 안했는데 덕분에 읽고왔습니다. 소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결과물은 이냐리투다운 접근이네요.

      • 실화는 생각보다 심심한 얘기죠. 산딸기와 버섯 캐먹으며 힘들게 기어가다가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도움으로 치료, 말 & 무기까지 얻어 귀환. 그런데 상처가 곪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구더기를 잡아 상처를 파먹게 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유명하던데, 고생길이 한층 더해진 영화에선 빠져 좀 의아했습니다. 실화의 뒷얘기는 좀 씁쓸하더군요. 그 엄청난 고생에도 살아남았던 글래스는 나중에 사냥 나갔다가 아리카라 족의 공격을 받아 죽었고, 나중에 아리카라 족 중 한명이 글래스의 라이플을 가지고 있던 걸 본 미군이 원수를 갚겠다며 마을을 몰살시켰다던...=_=

    • 그러게요. 곰한테 다리다친것도 폭포까진 기어가던데.. 원래 다리란게 부러지지만 않으면 혼자서 나을수 있는 거예요?;;;

      아침에 조조 레버넌트 봤고 저녁에 매드맥스 보러가는데, 매드맥스가 좀더 남는 이야기가 많은 영화 같아요. 레버넌트는 3시간을 봤는데 '아 가 걍 줘라 마' 이것밖에 생각나는 게 없어요..메시지 자체는 참신하지 않아보임...
      • 부러지거나 인대가 끊어진 게 아니라면 시간 지나서 스스로 낫긴 하겠지만(물론 아픈 건 논외로 치고요), 글래스는 심지어 부러졌었죠;;; 부목조차 안 대줬는데도 뼈가 스스로 멀쩡하게 붙는 신비의 회복력입니다 -_-b 아무리 봐도 영화 속 레오는 어인류에요.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갑자기 회복력이 수직상승하거든요. 반송장 상태던 양반이 강물에 빠졌다 나오니까 절뚝거리며 걸을만큼 회복되고, 이전 부상도 안 나은데다 절벽에서 추락까지 한 양반이 말 피 뒤집어쓰고 나오니까 또 회복되고, 기지에 도착해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 나오니까 두발로 멀쩡하게 뛰어다닐만큼 회복되죠. 

    • 말씀하신 것도 의아하지만 그 시대 레오처럼 살찌기가 쉬운가요? 그렇게 힘들게 사냥하러 다니는 사람치고 살집이 좋아서 현실성이 떨어져보였어요.

      • 사냥꾼이라 그래도 매일 고기 먹었을테니 풍채 좋은 건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야죠. 배역을 위해 일부러 뺀건지 아니면 촬영이 고생스러워 자연스레 빠진건지 그래도 후반에 욕조 들어가는 장면 보면 첫 부분보다 그럭저럭 살빠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 ㅋㅋㅋ 리뷰너무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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