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면접에서 떨어지다니
이게 꽤 자극적인 제목이잖아요. 그런데 제게 얼마 전에 이직 면접을 보면서 제게 있었던 일이고, 전 놀랄만큼 그 사실에 대해 담담했어요. 조건은 좀 못해도 더 가고 싶은 곳에 이미 합격한 상태인 것도 있었지만 그냥 그 사실에 완벽하게 적응해 있었던 것 같아요.
여자라서 떨어진 걸 어떻게 아냐고 하면, 면접 봤던 간부가 그렇게 말했거든요. 여자 한 명, 남자 한 명을 봤는데, 여자가 너무 많아서 남자를 뽑자고 사장님께서 주장하셨다… 본인은 R2씨를 뽑고 싶어서 그럼 둘 다 뽑자고 까지 했지만 그렇게 됐다. TO가 나면 또 연락을 주겠다. 나름의 배려를 담은 이야기. 어쩌면 실력이 부족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았던 걸까요
그래, 그렇겠지 했지만, 반대의 이야기는 참 없죠. 남자가 많아서 여자를 뽑는다- 혹은 여자가 있어야 한다는 뭔가 관리업무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거나 술자리에 양념이 필요할 때나 나올 이야기. 그런데도 그 사실 자체보다는, 전혀 놀라지도 않는 제가 더 놀라웠어요. 분명한 불합리인데 수긍했어요. 이게 ‘어른’일까요?
뭐, 제가 다녔던 회사에서도 있었던 일이긴 한데
기존 사원들의 입김이 적용되기도 하네요
단일 성별이 너무 많으면 분위기 자체가 확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 . .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을거예요 토닥토닥
더 원하던 곳이 돼서 속상하진 않은데, 그냥 이런 소리를 할 수 있고 또 당연히 받아들인다는 사실 자체가 갑자기 무척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그치만 토닥토닥은 감사합니다..^^
미국같으면 소송감이라 설령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더라도 겉으로 이야길 못하죠. 성별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카테고리니까요. 대신 너가 직무적합성은 갖추었지만 아쉽게도 경쟁이 치열해서, 혹은 우리랑 fit(합)이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둘러대곤 합니다.
하하..이게 경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보다 덜 기분나빴던 걸 보면, 전 한국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했나봐요. 그게 좀 쓸쓸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면접 중에 면접관 중 한 분이 "사실 이 자리는 현장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남자를 뽑으려고 생각했었다, 혹시 기회가 안되어도 다음 채용 때 도전해달라" 하시더라고요.
그때 면접조는 저 포함 세 명이 다 여자였는데... 사실 지금 직장에 합격한 상태로 면접을 봤던 거라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저런 말을 듣고 당연한 수순인 듯 불합격 통지 받았을 때도 담담했어요.
그런데도 문득문득 떠오르면 입이 좀 쓰긴 하네요.
알고보면 비슷한 경험한 사람 참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이유로 부담이 없었지만 복잡한 마음이 들어요. 왜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는 거지..하는.
제가 속한 업계에서는 업장당 특정 직업을 가진 직원을 몇 명씩 고용하게 되어 있는데요,
그 직업은 여자95%, 남자 5% 정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흔치 않게 남자 직원을 고용한 분이 계셔서 얘기를 나눴는데,
"남자들은 가정을 꾸려야 하니 여직원들보다 월급을 좀 더 주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직업을 가진 여성들은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일하는 게 아니라 그냥 취미인가봐요^^ 허허
참 그렇게 나오시면 뭐라고 할말도 없죠ㅎㅎ 무슨 말을 한다고 생각을 바꿀 사람도 아니고.
이런 말을 그냥 한단말이에요? 음 법적으로 이게 해도 되는 일인가요?
이거 포함해서 생각보다 많은 복지며, 인권이며, 노동 관련 사안들이 법제화는 되어 있어요. 근데 아직 소음을 일으키는 사람이 가장 나쁜 사람인 사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법은 요원합니다...
단지 성별 비율(?) 때문에 어떤 사람을 뽑았다면 일하는 방식도 맘에 안들 확률도 높겠죠 그러니까 저런 말도 아무렇지 않게 했을거구요 (실력은 좋은데 남자를 뽑고 싶어서요 그런거니 이해하고 기다려줘요- 라니요!!!!!) , 근데 반대 상황도 똑같은 차별이죠. 근데 컨텍스트가 다른게 현실이긴 하죠.
어쨋든, 화는 나는데, 그사람들 하고 엮일건 아니니까 한귀로 흘려버리자 라는 무의식이 있어서 그냥 수긍해 버린게 아닐까요?
그래도 더 원하신 곳으로의 취업 축하드려요 :)
화도 안났어요. 그보다 말씀하신대로 그런 말을 하는 회사라면, 안 가는게 나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축하 감사합니다:)
무감각해지는 게 두려워서 이 글을 썼던 것 같아요. 분명한 부조리인데, 사회가 원하는대로 '수긍'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되새기고 싶었어요. 그래야 말씀하신 것 같은 목소리를 내야할 순간에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