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우울감)
1.우울감이든 우울증이든...그것은 뭐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는거라고 봐요. 이미 달라붙어버린 껌을 정의해 봐야 달라붙은 껌은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 달라붙은 껌은 나쁜 기억일 수도 있고 나쁜 기분일 수도 있겠죠. 그 달라붙은 껌은...사실 딱 3개월만 잊고 살 수 있다면 없앨 수 있어요. 3개월동안 그 껌을 생각하지 않고 지내 보면 그건 떨어지지 않는 껌까지는 아니었던 거라고 여겨지죠. 문제는 3개월동안 그걸 떠올리지 않는 건 어려워요.
그 껌을 떼어내기 위해 우주도 상상해 보곤 하죠. 우주의 한 귀퉁이에 있는 은하 안의 작은 태양계 안의 먼지만한 지구 위에 살고 있는 하찮은 내가 겪고 있는 하찮은 문제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 여러 시도를 하죠.
2.언젠가 썼듯이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를 많이 해요. 혼자 있을 때는 음악과 드라마와 영화를 동시에 틀어놓고 낮에는 운동하고 맛집을 가고 밤에는 주 2~3회 정도 술을 마시죠. 나의 확립된 자아나 인격체로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생물로서의 본성과 테스토스테론을 만족시켜 주는 걸 함으로서 그냥저냥 살아가는 거죠.
3.언젠가 말했던 적이 있죠. 나는 이제 작가가 못 될 거라고요. 그건 나이를 너무 먹어서가 아닌, 작가의 필수 조건인 스스로에게 침잠하는 수법을 쓰지 않게(못하게) 됐기 때문이예요. 다른 사람이 되어 본 적이 없으니 다른 사람은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마음 속에 형상화된 살롱을 가지고 있는진 모르겠어요. 공방이라고 해도 좋겠죠. 셜록에 나오는 마인드 펠레스는 아마도 과장일 테고...나의 경우는 이미 봤던 영화나 드라마를 돌려 보거나 듣고 싶은 음악을 편곡하면서 들으면서 몇 시간씩 놀 수 있었어요. 할 게 없을 땐 그렇게 놀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콘티를 그릴 수도 있었죠. 그때 그때 떠오른 좋은 대사나 좋은 스토리는 장기기억이 되기 전엔 휘발성이 강하니 다른 장기기억과 연관시켜서 묶어놓곤 했고요.
학교에 다닐 때 가장 신기했던 게 동기들이 이어폰을 꼽고 다니는 거였어요. 애초에 cdp나 핸드폰이 없기도 했지만 별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음악을 듣고 싶으면 머리속에서 재생하면 됐거든요. 어떤 곡을 편곡해서 듣기도 하고 다른 악기 버전으로 연주하는 것도 내가 잡아 본 악기라면 술술 다 됐어요.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때는 몰랐어요. 머리속에 바깥의 좋은 것들을 존재감을 살려서 데려올 수 있으면 바깥의 나쁜 것들도 존재감을 살려서 데려올 수 있다는 걸 말이죠. 문제는 현실에 있는 얼룩은 닦으면 사라지지만 머리속에 있는 얼룩은 닦아야겠다고 하는 순간 이미 얼룩의 존재를 인정하는 거거든요. 그냥 내버려두는게 머리 속의 얼룩을 지우는 유일한 방법인데 나의 완벽한 공방, 완벽한 살롱에 있는 얼룩이 너무 싫어서 닦고 닦고 닦고 하다가 그 얼룩이 살롱의 곳곳에 번져 버린 거죠. 그래서 언젠가부터 그곳에 안 가는 게 속 편해서 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음악도 듣고 싶으면 그냥 진짜로 듣고요.
4.휴.
5.그냥 요즘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한번 써 봤어요. 뭐 이젠 돈을 벌 궁리를 하며 열심히 살아야죠.
글은 완전히 타자와 되어 쓸 수가 없는거죠 마찬가지로 자아를 이기기는 힘들어 다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