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을 봤어요

영어 제목은 그냥  사제들인것 같은데.. 왜 검은 이라는 형용사가 붙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구마의식을 집전하는 사제들이라 특히 앞날이 깜깜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나?? 


다들 지적하는대로 강동원이 아직도 반짝반짝 빛나던 영화더군요. 다 떨어진 난닝구에 팬티만 입혀놔도 부티가 날것 같고 왠지 패션의 완성일 것 같은 외모에다가 유니폼중에서 특수부대 유니폼과 1,2위를 다투는 로만칼라 사제복을 입혀놨으니.. 그냥 말 안해도 멋지더군요. 


영화는 어릴적 봤던 엑소시스트에 비해 별로 무섭지도 기괴하거나 섬뜩하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악마가 굉장히 유식하고 친절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할까요? 묻는 말에 곧이 곧대로 대답해주고.. 참.. 그러면 잘 되겠나 말이죠. 외국어도 유창하고.. 뭔가.. 흠... 많이 배워서 그렇게 안 무서워 진건지.. 


그래도 이상하게 지나칠정도로 안 무섭다.. 싶어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니 우리는 이미 영화보다 더한 세상속에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한발만 삐끗하면 추위에 집도 절도 없고 먹고 사는 게 걱정인 그런 세상. 아무리 억울하고 슬프고 고통스러워도 돈이 없거나 빽이 없거나 알아줄 사람이 없으면 그 고통과 슬픔을 오롯이 혼자서 삭여야 하는 그런 세상 말이죠. 


갸냘프고 아리따운 여고생 소담이에게는 악마를 내쫓고 나면 멀쩡해질 정신이라도 있지만 우리 주위의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유족들한테도 그깟 사고를 가지고 뭘 그러느냐? 이제 좀 그만해라. 니들 때문에 경제가 이모양이라고 말을 한다죠. 악마가 단체로 씌인게 아니면 맨정신에 그랬다는 건데.. 이게 작금에 우리가 사는 땅이 헬조센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일 것 같아요. 악마가 둘러보고.. 아.. 이동네는 좀 빡세서 내가 영업하기 힘들겠다 싶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요. 


예전에 어떤 분이 제가 쓰는 글을 보면 늘 행복해 보이거나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한적이 있어요. 뭐.. 사실이니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을 들은 후에는 글을 쓸때 역시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행이 이땅에 창궐해 있는데 너무 행복해 뵈는 것도 역시 허세요 자기 과시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날이 춥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얼마 안남은 설연휴 기다려 보아요. 행복해 지시길. 진심으로.. 

    • 정말 금방 까치 설날 지나고 구정이네요.


      네 감기 안걸리고 행복하고 설날도 오고.

      • 그러게요. 건강하세요. 

    • 외국어가 유창한게 아니라 각국 악마 여러마리가 한무리로 들어있는 것 아닌가요.
      • 아. 악마가 군세..라고 표현이 되기는 하죠. 전 다중이 악마라고 생각했습니다. ㅎ

    • 악마 5마리가 들어있던걸로...
      • 영화를 띄엄띄엄 봤나 보네요. 얼핏 들은것도 같은데.. 열두형상중에 뱀의 형상을 한 악마라고만 들어서. 

    • .....우리 주위의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유족들한테도 그깟 사고를 가지고 뭘 그러느냐? 이제 좀 그만해라. 니들 때문에 경제가 이모양이라고 말을 한다죠. 악마가 단체로 씌인게 아니면 맨정신에 그랬다는 건데.. 이게 작금에 우리가 사는 땅이 헬조센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일 것 같아요....


       


      /


      동감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이처럼 와닿는 때도 드물지 싶습니다. 제 주위에 이런 언사를 하는 사람들, 한평생 정말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인데 그 성실성의 정체가 저런 것이었나 싶죠ㅋ

      • 다함께 잘살자는 의식, 남이 불행하면 나도 아프다는 생각을 좀 더 널리 퍼뜨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악의 평범성.. 맞는 말입니다. 악마는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 ...예전에 어떤 분이 제가 쓰는 글을 보면 늘 행복해 보이거나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한적이 있어요. 뭐.. 사실이니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을 들은 후에는 글을 쓸때 역시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행이 이땅에 창궐해 있는데 너무 행복해 뵈는 것도 역시 허세요 자기 과시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제가 언젠가 썼던 글이라든가 그 답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지옥속에서 행복해보려고 몸부림치는 1인으로써


      내가 불행하니 늬들도 항상 불행해야한다.. 는 횡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불행하신 분은 한순간이라도 행복하면 그분의 불행을 보고 자신의 한조각 행복도 기꺼이 희생한 사람을 위해 죄책감을 느껴야합니까? 왜요?


      칼리토님이 그동안 쓰신 글을 통해 사회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고 나름 노력을 하신다는 거 다들 알고 있습니다.


      왜 자신의 행복을, 그것이 타인의 불행을 바탕으로 한 행복이 아닌데, 그리고 설사 '무의식중에' 타인의 불행이 바탕이 되었다하더라도(커피, 초콜렛등..) 또 살아갈 수 있게하는 감정을 싸그리 부정해야하는 거죠?


      헬조선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만 자신의 행복을 거리낌없이 드러낼 자격이 있는 건가요?

      • 고마운 댓글에 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언젠가 그분의 말씀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해요. 페이스북의 화려한 사진들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것 처럼 제가 적은 글들과 저라는 인간의 실제에서 뭔가 간극을 느끼셨는지도 모르지요. 오프에서 뵌 적이 있으니까. 글로 노력을 하고 불행에 공감을 하는것 처럼 보여도 이 또한 진실성없는 가식일수도 있고.. 뭐랄까.. 항상 자기 반성을 하게 되는 건 역시 그런 날카로운 지적을 당해본 경험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같아요. 




        채찬님 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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