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질문(스포 있어요)

안녕하세요.
주말에 레버넌트 보고 왔습니다.
아이맥스로 봤더니 풍경을 찍은 장면이 장관이더군요.
영화 자체는 썩 좋지 않았지만, 몇몇 장면만큼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영화 끝날 때쯤 톰 하디 행동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마지막에 대위가 달아난 피츠제럴드를 쫓아가서 찾아내잖아요.
(이때 대위가 뭘 믿고 혼자 갔는지ㅡ나중에 글래스가 뒤따라오긴 하지만 흩어져 찾는 바람에 결국 혼자 대면ㅡ그것도 사실 의문이지만;;)
그때 피츠제럴드가 대위를 죽이고 머릿가죽을 왜 벗긴 건가요?
피츠제럴드는 사이코패스류의 악인이 아니라 그저 죽기 싫고, 살아남아 돈 벌고 싶은 동기가 너무 강한 나머지
윤리의식이 마비된 종류의 악인이라 생각했는데,
왜 대위를 더 손쉬운 방법으로 재빨리 죽이고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지 않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영화 끝나고 궁금해서 같이본 동행에게 물었더니
동행은 대위 머릿가죽이 벗겨졌었냐며 아예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제가 헛것을 본 것인가요?;;
피츠제럴드가 대위 머릿가죽을 벗긴 것이 맞는지,
맞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원주민의 짓으로 보이게 하려고...??

      • 피츠제럴드가 다른 부대에 재입대할 뜻도 있었던 걸로 봐선,


        상관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걸 꺼렸을 수 있겠네요!



    • 피츠제럴드가 원주민에게 잡혀서 머리가죽이 다 벗겨질 뻔 했단 이야기를 영화 초반에 들려주죠. 그때 겪은 공포 때문에 원주민들을 경계하고 증오하지만 본인이 직접 가해자가 되서 사라지지 않는 그때의 공포를 내면화하고자 본인의 힘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가해자가 되면 피해자가 되지 않을거란 공포 때문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저도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이런 이유였는데, 피츠제럴드처럼 지극히 현실적인(현실적이기만 한) 인물이 그 짧은 순간에 이런 선택을 내릴까 조금 의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중반에 피츠제럴드가 브리저에게 자기 아버지가 신(다람쥐)을 만나서 잡아먹었다고 얘기한 장면을 떠올려보면 이 이유가 여전히 설득력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애초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랬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무리를 따라가서 생존 가능성을 높였어야했죠. 죽어가는 사람 옆에 자원해서 남는 것을 보고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싶었어요. 피츠제럴드는 그저 악인이었어요. 머릿속에 온통 남들에게 배운 악행으로 가득찬 사람이요.
    • 지가 당했으니까 해보고 싶었던 듯
      • 그러게요. 의외로 이런 단순한 의도였을 수도 있겠어요.

    • 피츠제럴드한텐 남의 머리 가죽 벗기는 것이 일종의 주술행위였던 것이죠.
      • 오오 저는 여기에 붙겠습니다. 자신의 범죄를 원주민 소행으로 떠넘기는 거 외에 뭔가 심리적인 이유가 있을텐데 에라 모르겠다 싶었거든요. 아 글고 피츠제럴드가 글래스 아들 살해 후에도 머릿가죽 일부 벗겨내지 않았나요? 분명 그렇게 봤는데 아니라는 사람들도 있어서 제가 잘못 봤나 싶네요.

        • 지인은 아들 머리는 안벗겼데요. 저도 그건 기억에 없네요.
    • 덕분에 레버넌트를 안볼 강력한 이유를 찾았어요. 감사감사
      • 앗ㅋㅋ 본문에도 썼지만 제 동행은 머릿가죽 벗겨진 줄도 못 알아봤어요. 자세히 나오진 않으니 이 장면 때문에 염려되신다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가 강추는 아니지만요. (아, 그런데 댓글 쓰고 보니 이 장면은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이 글에서 연상되는 수위의 장면은 몇 있긴 하네요.)

    • 가깝게는 인디언의 짓이라고 생각해서 그 방향으로의 추격을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 멀게는 정착할 다른 지역에서 또다른 살인에 대한 가중처벌을 안받기를 바라는 마음쯤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전자요. 글래스가 대위랑 얘기할때도 그랬잖아요 그쪽으로 갔다가 인디언을 만날수도 있다고요 저도 글쓴님처럼 피츠제럴드가 나쁜놈이지만 나약한인간으로서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지 사이코패스류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당면한일을 회피하고싶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잔인하고 이상한일을 행한걸로 봤어요.
      • 남겨주신 댓글 보고 이제야 글래스와 대위의 대화가 떠올랐어요. 계속 생각하다보니 이 이유가 가장 개연성 있는 것 같네요.

    • 장면에만 신경을 써서 그런지 내용이 좀 허술했어요


      호크찾으러갈때는 3~40명은 나가던데 왜 피츠제럴드는 단둘이 갔는지 이해가 안되고...


      그 원주민 몰살된곳에 먹을거 몰래 주고 가는 장면은 왜 넣었는지 이해가...;;;

      • 그러게요;; 다른 분도 글 올려주셨었지만 애초에 주어진 환경 속에서 글래스의 회복력이 반칙 수준이었죠.

      • 호크는 도망간게 아니니 여럿이 찾았고, 피츠는 도망가니 최대한 은밀히 간거죠.


        빵준건 백인중 착한애도 있구나를 인디안으로 하여금 알게끔하는 장치인거같아요
    • 그나저나 머릿가죽 벗겼다니 첨 알았네요. 그냥 추워서 하얗게 보인줄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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