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탐라는 이동진이었던거죠/ 코엔형제 신작 예고편


1.

어제 평론가 이동진이 캐롤 라이브톡 해설을 하면서 논란이 될만한 표현을 사용했나 봅니다. 

"테레즈가 캐롤을 사랑했는데 하필이면 그게 여성이었던 거죠." 이런 식의 표현.

논지는 사랑을 씌우고 레즈비언의 프레임을 없애버렸다 인듯,

라이브톡을 예매해 놨는데 안가서 반응을 알 수가 없지만, 듀나님이 줄기차게 fx 콘서트와 더불어 리트윗을 하고 계시네요.


소년이 이티를 만났는데 그게 하필이면 외계인이었던 거죠

지구가 황폐화되어 사막으로 변했는데 하필이면 sf였던거죠


이동진 싫었던 사람도 이번 기회에 다 튀어나오고 정작 블로그는 묵묵부답.





2.


위대한 레보스키나 파고가 생각납니다.


    • 1. "철수는 그러니까 이성애자라기 보다는 영희를 사랑한 것인데 영희가 하필이면 여자였던 거죠", 뭐 이렇게 되는 얘기니까요. 욕 먹을만 합니다. 이동진 기자 영화평 소소하게 잘 보고있는데 이번 일은 깔끔히 실수 인정한 후 사과로 마무리 지으면 더 좋아질 듯요. 




      아 그래도 놀려먹는 재미로 제일 웃겼던 트윗 하나만 더. 


      @ssuerm 님의 트윗 : "한니발은 그러니까 식인종이라기 보다는 고기를 사랑한 것인데 그게 하필이면 인육이었던 거죠".




      2. 조지 클루니 때문인지 말씀하신 레보브스키 +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 그런 느낌이 들어요. 눈이 또 호강하겠네요.



      • 이성애자라기보다는 -동성애자라기보다는이라고 쓰려고 하신것 같아요
        • 아뇨, 저게 맞죠.

          그 발언이 얼마나 이상한지를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만 바꿔 써서 보여주는 거니까요.
          • 아 철수와 영희를 놓쳤네요 감사합니다
      • 1.같은 비유가 아닌 것이 이 세상에 이성애에 대한 편견이나 포비아는 없으니까요.


        저는 "하필이면"이  잘못된 선택을 의미하는 것이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미오는 그러니까 줄리엣을 사랑했는데, 하필이면 그게 캐퓰릿 가의 여인이었던 거죠" 와 같은 맥락이라고요.


        캐롤을 아직 보진 못햇지만 그들의 사랑으로 인해 맞이하게되는 어려움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텐데, 그걸 표현하기 위한 단어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굳이 어구 하나하나에 나쁜 맥락으로 덧데어 비난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같은 비유가 아닌 것이 이 세상에 이성애에 대한 편견이나 포비아는 없으니까요."

          네 말씀하신대로 입니다. 비유가 아니라 저런 말은 아무도 하지않는다, 이것이 요점이에요. 문제가 된 발언 중에서 '하필이면'은 유행어가 된 일부일 뿐이지만, 어쨌든 이걸 "잘못된 선택, 나쁜 선택"이라 해석해서 비판하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녹취록을 읽으셨을 거라 생각되는데, 말씀하신 "어려운 상황"은 이동진 기자의 발언내용 전체 맥락에 맞지않습니다. 만약 그런 취지였다면 '테레즈에겐 동성애적인 사랑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전제로 <대니쉬걸>과 비교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 처음에 들었을 때, 이게 그렇게 까일인가 싶었어요. 근데 저렇게 또 생각할 수 있는 거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동성애 이슈는 말하기가 참 조심스러워요. (잘 몰라서)

    • 금요일에 좀 일찍 자서 토요일 아침에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런 드립이 넘치나 했죠. 그 분 웃긴 말씀 하신거 맞고요. 그 다음날 샤이닝 라이브톡 하는 도중 ''또 하필이란 단어를 썼네'' 라 하셨다는 글이 올라오는 걸 보니 이 사태를 아시긴 한 듯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0147

      토드 헤인즈 감독은 인터뷰 내내 “이 영화는 두 ‘여성’의 사랑이 아닌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임을 거듭 강조했다.
      &

      -두 여성의 사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건 뭔가.




      =<캐롤>은 레즈비언 문제라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테레즈가 “캐롤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다른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난 남자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난 여자이고, 그저 여자를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의 말대로 나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고 싶었다.



      이것과 크게 다른 이야기 인가요?
      • 저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동진의 발언이 그리 큰 문제였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 전 이 인터뷰야 말로 이동진의 시각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서 토드 감독은 '동성애=일반적인 연애'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 역시 그냥 사랑 이야기이기에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렸다는 거죠.

        하지만 라이브톡에서 이동진은 동성애와 일반적인 연애를 분리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그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이었을 뿐' 식의 발언인거죠.
        • 테레즈가 “캐롤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다른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난 남자 옷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난 여자이고, 그저 여자를 사랑하는 것뿐”라고 말한다는데 그 말과 이동진의 말이 크게 다른지 모르겠어서요.. 좋아하는 상대의 성별 보다 그냥 좋아하는 그 마음, 사랑에 중점을 뒀다고 얘기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은데, 이동진 까도 빠도 아닌 전 그냥 이 사태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다른 사랑과 다를바 없다'에 주목해 보세요.

            그러니까 감독은 "여자인 테레즈가 여자인 캐롤을 좋아해. 근데 그건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그래서 이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야기지." 라고 말하는 거죠.

            하지만 이에 반해 이동진은 "여자인 테레즈가 여자를 좋아하진 않아. 하지만 테레즈는 캐롤을 좋아하지. 그래서 이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야기야."라고 주장합니다.

            즉 전자에서 '성별보다 사랑에 중점'은 연애에서 성별은 관계없기 때문인데 반해, 후자 쪽의 '성별보다 사랑에 중점'운운은 연애에서 성별은 정해진 것이 있다고 보고있기 때문인 거죠.
          • '난 여자이고, 그저 여자를 사랑하는 것뿐'과 '난 여자이고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 사람이 여자일뿐'은, 제 눈에는 꽤 차이가 있어보입니다. 전 영화 안봐서 영화 속 캐릭터의 해석에는 뭐라 말할 생각이 없지만, 저런 문장만 따로 보면 동성애자 입장에서 보기에 매우 다른 뉘앙스네요.


            저는 게이지만 수많은 이성간 로맨스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을 접하면서 이게 상대의 성별에 중심을 둔건지 좋아하는 마음에 중심을 둔 건지 고려해본적 없고 그냥 그런 것들이 다 포함되고 섞여있는 것이 로맨스라고 받아들였는데.. (그게 그렇게 나눠진다고 생각하는게 좀 이상한;;) 앞으로는 저도 이성간의 사랑이야기를 접할 때 이렇게 일일이 따져보는 안목을 길러야하는 것인지.. 딱히 이동진 씨 발언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서네요. 솔직히..

            전 영화를 안봐서 뭐라 할 말도 없지만.. 그냥 궁금해요. 혹시 성적인 부분을 말하는 건가요? 영화에서 테레즈라는 캐릭터와 캐롤이 섹스를 안하나요? 아님 섹스장면은 있지만 테레즈는 전혀 여자의 육체에 관심이 없어보이는 뭐 그런건가요? 그런게 아니고서야..
            • 저도 영화 아직 안봤는데 섹스신 있다고 들었어요. 원작에도 나오구요. 하지만 육체적 관계 유무를 떠나서 이게 잘 구분이 안되는 이성애자들이 다수일거라 봅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이동진 기자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대개는 "좋은 의도"를 갖고있다는 점인데요. 이성애라는 사회적 기본값으로 동성애자를 바라보고 이해하려다보니 처음엔 같이 달리는 듯 하지만 결국 중간에서 길이 샐 수 밖에 없거든요. 사실은 최우선으로 자신이 기본값이라는 설정부터 버려야 하는데요. 이게 또 말처럼 쉽지가 않아서 젠더문제에 스스로 열의를 갖고 공부하거나 주위에서 지도편달해주거나, 아니면 외부에서 오는 강제적 계기가 없는 한 체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흑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이동진 기자가 동성애를 비하할 의도는 아니었을거라 생각은 하는데요. 하지만 선량한 의도가 무지를 바탕으로 했을 때 데미지가 더 큰 법이니까요. 잡음이 좀 커져도 잘못된 건 짚고 넘어가는 게 최선. 

          • 페이지 님의 설명이 딱 정확한 지점을 짚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상하게/특별하게 볼 것 없어. 난 그냥 사랑을 하는 거야"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 역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사랑'과 같다는 걸 설명하는 거지만,


            "난 레즈비언이 아닌데, 어쩌다보니 여자인 테레즈랑 사랑에 빠진 거야"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걸 부정하고, 여자끼리의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과 다른 - 저급하다는 뉘앙스가 함의된 - '특수한 무언가'이며, 이 관계는 일종의 '사고'라고 변명하는 거니까요.

    • 첫번째 문장이 어떤 맥락 속에서 언급 되었는지가 중요할 거 같긴한데.. 




      그냥 문장만 보면.


      감독의 인터뷰에서 보이는 뉘양스와의 차이를 모르겠군요.. 




      레즈비언임을 부정한게 아니라 그냥 사랑하고 보니 여자이더라. 라는거고 


      동성애나 이성애나 그냥 사랑이긴 매한가지 라는 뉘양스 아닌가요? 


      이동진의 저 한마디에서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뉘양스를 느낄 수 있다. 라면 좀 과잉해석 아닌가요.. 음..;

      • 동성애자는 시랑하고보니 동성이더라가 아니라 동성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거니까요.. 물론 자기부정에 빠져있던 동성애자가 누군가와의 사랑을 계기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인정/자각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그것도 사랑하고 보니 동성이더라와는 뉘앙스가 다르죠.
        • 모르겠네요.. 동성애자가 동성한테 성적 매력을 느끼는거 자체가 그냥 이성애자가 이성에게 성적매력을 느끼는거랑 같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문구 같은데.


          동성애는 어떻게 다르다는 건가요? 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을 동성애에 대한 상대적인 (이성애에 비해) 이질감을 깨뜨리기 위해 


          사랑하고보니 여자이더라는 식의 문구를 사용한 것 처럼 저에게는 느껴지는데..말이죠.. 




          그냥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무지한 누군가가 있다면 걔는 그냥 사랑에 빠지게 될거고 


          그대상은 이성이거나 동성이일테고.. 


          대상이 이성이면 이성애자, 동성이면 동성애자라고 규정되는거고.. 




          사랑이라는게 그런 규정지음 이전에 뭐 어떤거 라는 의미의 문구로 느껴지는데 저는..




          맥락을 정확히 모르니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동진의 글을 좀 싫어하는 편이라 적어도 호의적인 편견 없이도 그렇게 보이는데요.. 

    • 둘이 제대로 섹스합니다. 야하게 잘 합니다.

      저는, 두 사이의 젠더보다 계급 차이가 더 큰 긴장을 만들어낸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동성애만 갖고 이 영화를 말하는 건 좀 지루하고 단편적인 거 같습니다. 영화는 케이트 블랑쳇처럼 우아하고 지루할 정도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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