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비만인데 자꾸 절 보고 돼지라 합니다.

일단 정확한 키나 몸무게는 적지 않겠습니다. 또한 체중만으로 판가름나는것도 아니어서 지표 이야기는 아래부터 간간히 하도록 할겁니다.

제 동생은 23살이고 저는 24살입니다. 저는 안좋은 일로 병원에 갔다가 혈중 콜레스트롤이 낮고 평균선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전 인조적으로 식이를 하는 건 아니고 고기, 생선, 일식 한식 왠만하면 좋아합니다. 개인으로 검사를 하던 집단에서 검사를 하던 빈혈이나 낮은 콜레스트롤 외에는 다른건 안 잡힙니다. 평소에 집에서는 명절에 병풍 피는것이나 그릇 옮기는 것 등 힘을 쓰는 일은 거의 자매 중에서는 저만 합니다. 나머지 일은 어른들이 하시고요. 동생이 왜 하지 않는지는 이후에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식사시간도 일정하고 (아침ㅡ점심ㅡ저녁 구분 정도는 있습니다) 운동량도 적지 않습니다. 집에만 있는 날에도 추접하지 않은 종류의 집안일은 제가 합니다. 동생은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가 아니면 깨어 있지 못합니다. 제가 전기밥솥에 밥을 해놓고 빨래를 개어서 놓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베란다에 걸어놓고 다른 찬이나 국을 해놓을 동안 동생은 자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어나와서 맛있는거 없냐고 소리지르는 것이 동생의 오후 1시 이전 일과의 전부입니다. 전에는 저한테 왜 맛있는건 없고 홀애비 냄새나는 메뉴만 있냐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 말하기도 지친듯 말을 안합니다.

동생은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집에서 "대충 때우"고 밖에서 "맛있는거"로 먹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급식이나 집 음식은 입만 대고 밖에서 떡볶이 물고 다닌다고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 본적없는 음식이 들어오면 그것만 골라먹습니다. 하필 그게 전복죽의 전복이고 냉장고에 누가 넣어놓은 일식집 초밥이고 해서 많이 얻어맞았었습니다.

동생은 중학교 때 이미 콜레스트롤 과다 판정을 받았습니다. 동생을 위해서 신경써준 환경은 아니라서 특별한 케어는 없었고, 아버지가 돼지고기 먹으러 가자면서 "그런데 쟨 콜레스트롤도 높은데 빼놓고 가야하는거 아냐?"라고 말해서 동생이 그때부터 저희 돌아올 때까지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습니다. 그 판정 이후로ㅡ동생의 담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콜레스트롤 소식과 함께 외모 자신감이 과하고 이성을 지나치게 의식하지만 인격이 그에 못하다는 말도 왔습니다ㅡ동생은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밥에 물도 앉히지 않으면서 지방 채우려고 먹는다, 닭도리탕 껍질만 주워먹어서 돼지되려고 그런다. 

저는 나름 살벌한 집안 위계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을 했는데 동생은 그러지 않아서 찍혔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즈음 어르신께서 보시던 주말의 전국노래자랑 화면 앞에서 동생이 새롭고 재미난게 아니라 저딴거 본다고 난동을 피워서 문 밖에 내복차림으로 쫓겨났었습니다. 해질때쯤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최근 동생은 굉장히 붙는 옷을 입습니다. 나름대로 패션에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집에서 수면바지에 티셔츠에 낚시조끼 입고 티비보던 저한테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생이 복장만으로 오해를 사는 것은 자주 봐왔습니다. 그에 비해 저는 어려운 자리에서도 복장으로 색안경부터 배포하고 시작한 일이 없습니다. 집이라서 편하게 있는 것인데 그러는 것이지요.

요즘은 동생이 돼지 타령에 맛들렸습니다. 그런데 동생의 팔에는 미처 연소되지 못한 지방이 두껍습니다. 오늘 점심먹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집에 돼지있다고 소리지릅니다. 사연을 물어보니 단순히 몸무게 ㅡ제 동생이 왜소합니다ㅡ로 난리핍니다. 제가 집에서 힘쓰는 일은 내가 한다고 했더니 니가쎄냐?내가쎄냐?하면서 얼굴에 주먹을 디미는 겁니다. 저는 밤중에 동생을 방에서 거실로 끌고나가 바닥에 던진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 했더니 지지 않고 소리지릅니다. 무시했더니 흘끗 보니까 자기가 이겼다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옷을 붙게 입고다녀서 자기가 마른 줄 아나? 싶습니다. 저야 밖에 나갈땐 집에서보다야 편하지 않은 차림이고 집에 오면 편하게 입습니다. 엠티 때나 수련회 때도 제가 특별히 복장으로 질타를 받거나 튀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뭘 믿고 저러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제

1. 동생 왜저러죠?

2. 그녀는 의학적 수치보다 격에 맞는 또래집단의 지표를 신뢰하는 건가요?

3. 

    • 11308B3550FB461E3B135A

    • 동생한테 물어보세요. 여기 분들은 궁예가 아닙니다.
    • 불쌍한 자매네요. 두분 다 독립을 하실 나이가 된 것 같은데....
    • 1. 자신을 돌보는 노력을 외면하고 타인을 깎아내려서 즐거움을 얻는 성향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우리는 부모나 친구, 혹은 스스로에게서 그 자연스러운 성향을 억제하고 다른 형태로 만드는 훈련을 받고, 이 훈련은 평생동안 행해집니다. 동생분은 자신을 포함해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날 행운이 없었던 겁니다.


      2. '의학적 수치'는 이론적으로 검증된 정보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인지적 본성입니다. 건강과 아름다움 중 어느 쪽에 맞는 측면의 정보를 활용하느냐는 동생 분의 자유입니다. 다만, 듣는 사람들이 동생 분이 선택한 측면이 적절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그 선택은 동생 분의 자유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습니다. 따라서 동생 분 보다는 동생 분의 말을 듣는 (장모종님을 포함한) 사람들의 판단이 더 중요하지요.


      3. 장모종님이 말하시는 바는 '객관적 조건을 따져보면 나보다 동생이 더 놀림받기에 적절하다',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객관적 조건도 놀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장모종님은 그런 조건으로 상대를 놀리고 즐거움을 얻는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장모종님은 나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물론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장모종님이 우선 하셔야 할 일은, 객관적인 사실을 그만 늘어놓고 장모종님이 당한 일이 나쁜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을 피하니, 놀리는 것은 괜찮은 일이 되고, 놀림의 화살을 소극적으로 동생에게 돌리는 것이지요. 우선 장모종님이 기분이 안좋아지고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마음이 아프네... 나는 기분이 안 좋아...'하고 세번 되뇌여 보고 정말 그런 기분인지 자신을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복수나 비난할 생각은 마시고, 동생에게 놀림 때문에 기분이 나쁘니 더 이상 놀리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하세요. 동생 분을 보아하니 당장 그만둘 생각은 없겠지만, 이제부터 놀림을 멈출 때까지 동생을 무시하고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고, 이 결정을 다른 가족들에게 말 하세요. 놀림을 멈추면 다시 대화를 하겠다고요. 가족들이 벽창호라서 장모종님을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데, 독립해서 가족 따위는 다신 안 보셔도 좋고, 몸 부서질 각오로 언제나 상대보다 더 큰 소리를 지르는 방법도 있지요. 세상에 벽창호는 흔하디 흔하니 그들이 말하는 대로 상처받고 일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약간의 동정이면 되지요.
    • "어르신께서 보시던 주말의 전국노래자랑 화면 앞에서 동생이 새롭고 재미난게 아니라 저딴거 본다고 난동을 피워서" ㅋㅋ 어쩜 다들 생각이 같은지. 전 아직도 같은 생각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절대 안 봅니다. 

      • 저도 챙겨보는 프로는 아닌데 집안 위계가 있어서 어르신께서 그 프로 트시면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로 투니버스 들어가던가 딴거 했습니다.

    • 집집마다 거의 다 그렇게 싸우고 살지 않나요.

    • 참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을 한 6개월 가까이 듣네. 하긴 세상이 이러니 온갖 쓰레기들이 밀려 오는 걸 어디에서도 피할 수가 없네. 어이 부라더..분탕치는 거 만큼 욕도 좀 들으시고 새해에는 마음이란 걸좀 가시시게.. 이 ㅆㅂㅆㄲ야
      • 이건 좀 너무 가셨어요.
    • 저는 님 글이 좋아요.

    • 집에 있는 많은 이들이랑 애착도 없는것 같고, 같이 있어서 행복한 관계가 아닌거 같은데 그냥 독립해서 훌훌 털어버리시는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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