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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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양치기의 상주The Old Shepherd's Chief Mourner,  에드윈 랜시어 경Sir Edwin Landseer, 1837

 

 

 

 

 

 에드윈 랜시어(1802~1873)는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동물전문 화가로, 그동안 가족 초상화의 부속 소재에 불과했던 동물화를 독립적인 장르로 발전시키는데 많은 공헌을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는 특히 개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들을 주로 그렸는데, 개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에게 마치 사람이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이입하여 순간의 극적인 장면과 분위기를 포착 정밀하게 묘사함으로써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개는 주인의 죽음을 인지한듯 그의 관 위에 머리를 올린채 큰 슬픔에 빠져있습니다. 황량한 주변 배경도 더할 나위없이 쓸쓸하군요. 저는 이 작품만큼 상실감을 극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본적이 없습니다. 몇 년전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갑자기 밀려드는 슬픔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눈물이 다 났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제 눈에 눈물이 고이는군요. ( 그렇다고 제가 무슨 진짜로 이별을 하거나 그런것도 아닌데 말입니다-_-;;)  

 

 문득 이 그림의 주인공이 개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이토록 슬픈 느낌을 받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순간 스치고 지나가는군요.

    • 지나칠 만큼 극적입니다. 주인이 양치기라면 저 개는 틀림없이 양몰이 개겠죠. 단순히 주인과 개 관계를 넘어서 함께 일하는 동료관계일 테고, 그림에 그려진 묘사를 보면 양치기에겐 변변한 가족도 없어 보이네요. 개가 턱을 괴고 있는 천은 아무래도 주인의 냄새가 배인 담요 같고요. 그림 속 개가 노령견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그나마 위안을 주네요. 젊은 개라면 새주인을 찾아 다시 양몰이를 하겠죠. 늙은 개가 저러고 있었다면 그림에서 넘쳐나는 죽음의 냄새에 힘들었을지도...ㅜㅜ
      • 실은 이 그림 제목 때문에 더 슬펐습니다. 죽은 양치기 노인은 개가 상주를 할만큼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았던가…아니면 단지 그의 충견의 슬픔 때문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 뿐인건지…

        • 그림속 의자나 소품 모두 하나씩만 그려져 있는 걸 봐선 양치기는 홀몸이 확실해 보여요. 문이 열려진 왼쪽 옷장도 가족이 없음을 암시하는 것 같고..ㅜㅜ
          • 님 셜록 홈즈같아요…^^;; 말씀 듣고 보니 진짜 양치기 노인은 홀몸이었던것 같네요. 검색을 해보니 그 노인에게는 저 개 말고도 다른 양몰이 개들이 더 있었는데, 다른 애들은 모두 새주인을 따라간 반면 저 개만은 홀로 남아 주인의 관곁을 지키고 있었답니다. 아무래도 저 개는 주인이 땅에 묻히지 않는 한 주인곁을 떠나지 않을것 같네요.

            • 장례식 끝나고 새주인 따라가서 양몰이하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믿을래요....ㅜㅜ
    •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어요. 주인의 냄새가 분명 이 안에서 나는데 한참을 짖고 발로 긁어봐도 소용이 없어 체념한 걸까요.  



      인간 마음대로 동물의 감정을 단정 짓는 것 싫어하는데, 이 그림은 상실감이란 단어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네요.



      좋은 그림 감사합니다. 구글로 찾아보니 이 작가의 화풍이 너무 마음에 들어 책을 구입하고 싶어요. 아직 국내에 소개된 것은 없고 아마존에 있네요.

      • 그림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상상해 보니 더 마음이 아프네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세상에 났으면 언젠가는 가야 하지만 새삼 이렇게 작별의 순간을 깨달을 때의 상실감으로 마음 한 끝이 저려옵니다ㅠ


        랜시어 경의 화집이 아직 국내엔 없군요. 이참에 랜시어 경의 특별전이라도 한번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국내에도 동물 그림들 좋아하는 분들이 적지않을 텐데요.

    • 애잔하네요. 일부 사람들이 동물들이란 죽음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저 개는 분명히 상실감에 빠져있네요.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데 저 개는 누가 거둬줄까요. 보호자 없이 거리를 떠돌게 될까요..
      • 장례식이 끝나면 다른 양치기가 데려가지 않을까요? 저 시대 양몰이 견은 농가에서도 꽤 소중한 재산이라서…;;
        • 아 그렇군요. 개라고 다 양을 몰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 그림도 애뜻하지만 제목도 아프네요. 댓글 보면서 더 많이 보고 느낍니다. 전 이불을 저 개가 끌어다 관에 덮어준 거 같아서 더 그랬네요. 위분 댓글처럼 저 개가 젊어보여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 슬픔과 상실감 그리고 깊은 사랑과 외로움이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진짜 뼈에 사무치는것 같아요…
    • 지난번 클로드 모네의 카푸친 거리도, 이번 그림도 취향저격이네요:-) 좋은 그림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제가 가져온 그림들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들 가져올테니 즐겁게 감상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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