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神氣)가 있다고 느껴질 때

점쟁이나 무당이 갖고 있는 그런 걸 제가 갖고 있을 턱이 없겠지만... 


며칠 전에 영화 <동주>에 관한 글을 봤어요. 


동주가 설마 그 동주?? 하고 읽어보니 시인 윤동주 맞더라고요. 


얼마 전에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읽다가 맘이 동해서 이 시인의 시를 찾아서 읽고 듀게에도 글을 올렸었는데


갑자기 윤동주 시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된다니 기분이 이상했어요. 


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거겠지만... 왜 하필 제가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게 되자마자 이런 영화가 개봉하느냐고요.


이런 적이 작년 여름에도 있었는데 6월 말인가 갑자기 비치 보이스 노래가 너무 좋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 밴드의 노래를  (브라이언 윌슨이 활동한 1967년 이전의 앨범들을 중심으로) 찾아서 듣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8월인가 갑자기 브라이언 윌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러브 앤 머시>를 개봉한다는 거예요. 


그때도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왜 제가 전혀 관심 없어했던 밴드의 노래에 열광하게 되자마자 


그것도 제가 브라이언 윌슨의 삶에 대해 알게 되어 이 사람이 작곡한 노래를 집중적으로 듣고 있을 때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느냐고요. 


저에게 영화의 신이 붙은 건가요?? ^^ (영화 보기 전에 미리 예습하라고??) 


그렇다면 영화의 신이 사람 잘못 찾아오신 듯... 저는 관심 있는 사람이 나오는 영화는 오히려 잘 안 본다고요. ^^


제대로 만들지 않은 영화 보고 괜히 환상이 깨질 것 같아서... <러브 앤 머시>도 한참 있다 봤어요. 


저는 뽑기 같은 걸 해도 한 번도 걸린 적이 없고 귀신 같은 것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자면서 꿈도 안 꾼다고요. (꿈 좀 해석해 보고 저의 무의식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데 말이죠. 꿈을 안 꿔요. 꿈을) 


살면서 이렇게 우연의 일치를 경험하거나 혹은 신기를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제 신기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좀 해주세요. 


그나저나 EBS에서 <니모를 찾아서>를 시작했으니 이만 총총...


아, 오늘 EBS2에서 방송하는 E.T.는 저녁 8시 20분에 시작이에요. (EBS 편성표를 보니)


(요전 글에 밤 10시 20분라고 썼는데 아무래도 EBS 특집영화 공지사항에 적혀있는 시간이 잘못된 것 같아요.)

    • 우연히 어떤 커뮤니티에서 알게 돼 친해진 동성친구가 있어요. 서로 친구로 호감을 갖고 이야기를 한 끝에, 둘다 처음 사귄 여자친구가 죽었고 그 다음에 사귄 여자친구가 어떤 직업을 가졌고(특이한 직업), 어릴때 감명깊게 읽은 동화책이 같고(이것도 아는사람을 그애말고 본 적이 없었어요) 모두 같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제가 학에 대한 글을 쓰고 잠든날 그애는 왠일인지 꿈에 학이 나왔다고 했고.

      그러다가 제가 그애를 멀리한건 우리가 같은 사람을 다른 시기에 사귄것을 제가 알게 된 후였어요. 그 친구는 제가 멀리한 이유를 모르겠지만요 ㅠㅠ
    • 쓰고보니 신기에 관한건 아닌데,이것도 신기하지 않나요?;
      • 와, 정말 신기해요. O.O 세상에는 정말 소설 같은 일들이 있군요.


        저에게도 괜히 영화 예습하게 하는 신 말고 연애에 관한 신이 좀 내렸으면 좋겠네요. ㅠㅠ

    • 저는 뜻밖의 먹을 것이 생겨서 '엇 오늘 김일성 생일인가 이런 귀한 걸 다 먹고' 라고 농담한 적이 있는데 마침 김일성 생일인 일이 세 번인가 있었어요. 제가 늘 그 농담을 해왔고 일 년에 한 번쯤 딱 그 생일날에 걸린 걸 수도 있지만요.


      별개로, 저는 한 때 '소득 없는 일에만 신이 내린' 걸로 좀 날렸었어요. ㅎㅎ.


      윤동주 영화라니 구미가 당기지만 고문 장면 필수일 것 같아 걱정입니다.
      • 김일성 생일이 4월 15일이군요. (갑자기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 


        그래도 세 번이나 맞아떨어졌다니 뭔가 영험한 느낌이... 


        영화 <동주>에 대해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완전 흑백영화인가 봐요. 


        이준익 감독님 배짱 한번 두둑하시군요. ^^

    • 영화 제작이나 개봉에 대한 소식을 의도치않게 스쳐 접하곤 의식은 이미 기억 못하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그걸 찾게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 너무 이과 감성인가요. ㅎㅎ 전 사람 사이의 텔레파시는 좀 경험해 본 적이 있어요. 특히 어려서 순진할 때요. 보통 하교해서 어머니 가게로 가 같이 점심(주로 어머니가 집에서 준비해 오신 도시락)을 먹곤 했는데, 오늘은 짜장면을 먹었음 좋겠다 생각한 날은 꼭 짜장면을 사 주셨거든요.

      • 저도 사실 좀 이과 감성이라서 그런 가능성을 좀 생각해 봤는데 기억에는 전혀 없으니... 


        좀 이상한 기분이 되더라고요. 그나저나 참 좋은 능력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오늘부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어머니께 텔레파시를 쏘아대야겠어요. 


        저와 달리 어머니는 꿈도 많이 꾸고 옛날 유리겔라 때 숟가락도 구부리고 멈춘 시계도 가게 하셨다는데 ^^



    • 그런 망상증후군은 누가에게나 해당되죠.


      하지만 그런게 없으면 삶이 너무 팍팍합니다.

      • 지금 제가 듀게분들께 텔레파시로 뭔가를 말했어요.


        무슨 말 했는지 맞혀보세요. ^^


        (정답은 5분 후에... ^^ 이거 맞히면 신기가 있다고 인정


        =====================================


        정답 => 지금 EBS2에서 E.T. 시작했어요. 

    • 동주가 그 동주였군요.. 송몽규도 극중 인물로 나온다니 어떻게 다뤘나 궁금하네요. 평전에는 가깝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른 친구이자 친척으로 나오던데. 윤동주는 늘 청춘의 이미지이고 오랜 친지 같이 정겨워요.
      • 강하늘이라는 배우가 은근히 윤동주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저는 신연식 각본이어서  


        좀 궁금한 마음이 들기는 하는데... <러시안 소설>이나 <조류 인간>같은 영화를 보면 


        이 분한테서는 뭔가 좀 문학적인 냄새가 나는 것 같거든요. ^^ 


        그런데 <동주> 예고편은 좀 뻔한 느낌이어서 제 마음을 확~ 끌어당기진 않더라고요. 


        오히려 참회록과 자화상을 읽어주는 이 동영상이 더 매력 있는데... 






        • 배우에겐 미안하지만 시인이 더 멋집니다. ^^; 더 담백하고 청초한 느낌이라서. 학창시절 꽤 좋아했었는데 실제 참회록을 추가하기까지 나이든 시간이 허용되지 않아 안타까워요. 그래서 항상 청춘의 이미지... 송몽규는 등단도 훨씬 빨랐고 일본 유학도 먼저 가고 명문대라 우리 동주시인에겐 은근 경쟁상대였던거 같아요.
          • 일본 도쿄 릿쿄대에 다니던 윤동주(뒷줄 오른쪽)가 1942년 여름방학 때 귀향해 송몽규(앞줄 가운데) 등 가족들과 찍은 사진




            저는 송몽규는 누군지도 몰라서 지금 찾아봤는데 앞줄 가운데가 송몽규군요. 이 분도 <동주>의 배우보다 잘생기신 듯 ^^


            제가 예전 듀게글에 붙였던 윤동주 시인의 사진이 여기서 잘려나온 건가 봅니다. 표정이 똑같은 걸 보니... (뒷줄 빡빡머리)


            주연 배우들이 둘다 실제 인물보다 얼굴이 못하다니 이걸 어쩌나... ^^ 

            • 안경이 인상에 남았는데 배우도 영화에서 비슷한걸 쓰더군요. 윤동주는 정말 착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난해한 구절도 없이 참 맑게 시를 쓰는데 얼굴 보면 이해가 돼요. 송몽규는 고종사촌이었던가, 제 기억에 그런데..10대에 소설로 등단했대요.
              • 송몽규와 윤동주 두 분 다 뭔가 자기만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 


                송몽규의 외삼촌의 아들이 윤동주라니 윤동주에게는 송몽규가 고종사촌이겠네요. 


                https://ko.wikipedia.org/wiki/%EC%86%A1%EB%AA%BD%EA%B7%9C


                송몽규는 193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콩트 <술가락> 당선으로 돼 있는데 1917년 생이니 10대 등단이군요.


                콩트 당선이라니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 읽어봤어요. ^^ (짧은데 재밌어요.) 


                http://www.md1945.com/bbs/board.php?bo_table=research&wr_id=132

    • 꽁트였던가요. 평전에 나와서 읽은 기억이 있어요. 작가가 송몽규 집안 후손인걸로 기억합니다; 동주시인 평전인데 송몽규에 대한 애정도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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