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제 이야기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게시판 분위기에도 안어울리는(?) 얘기이기도 하고, 별로 좋은 얘기도 아닌데, 너무 답답해서요.

그냥 익명으로 쓸꼐요. 누군지 다 아는 방법 있다는건 알지만, 그냥 아는척 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생이 올해 초에 자살했어요.

좀 예민한데가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애긴 한데,

워낙 겁도 많고, 연애도 하고 해서 그런일을 저지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었어요.

제 애기가 아직 어려서 빈소에도 오래 못있고 오고, 애 때문에라도 정신차리고 살아야지 했어요.

그리 좋은 죽음도 아니고, 주변에 굳이 알려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동생과도 친했던 친구 한명과 가족들 외엔 몰라요(동생 친구들은 알지만 저는 그 친구들을 잘 모르지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잘 지내냐, 하면 그냥 잘 지낸다 대답 할 수 밖에 없었고요. 애기 낳은지 얼마 안된 신혼이 잘 못지내, 할 순 없잖아요.

나름, 덤덤히 잘 받아들이고 지내는 편이었어요.


그랬는데, 오늘 구워놓은 씨디가 한장 있길래 어떤 음악이 들었나 그냥 틀어봤어요.

동생이 구워놓은듯 했는데, 듣다가 울컥하고 말았네요.

이렇게 좋은 음악도, 그애한테는 위안이 되주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어서 이런 좋은 음악들을 잔뜩 들었나 싶기도 하고 (음반 사모으고 듣는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막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한데,

편히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 답답하네요.



    • 사랑하는 사람이 남겨놓은 흔적, 참 가슴을 저미지요.
      덤덤하다는 말씀이 더 아프게 들려요.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친구였다면 그냥 가만히 옆에 있었을텐데요.
      손을 잡아주거나요..

      힘내세요.
    • 편히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실 때마다 여기 오셔서 말씀하시면 어떨까요.
      제가 위로는 잘 못하지만 마음으로 읽을께요.
      토닥토닥.
    • 굶은버섯스프/어머니께서 저보다 마음이 더 약하셔서 제가 먼저 얘기를 하기가 좀 그래요. 물론 만나서 둘만 있으면 맨날 얘기하다 울다 웃다 그러긴 합니다.^^;
      위로의 말들 감사해요.
    • 토닥토닥...
      저도 10여년 전에 절친이 타지에서 그랬습니다. 비슷한 사람을 보면 아직도 먹먹하고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만 같고 그래요.
      Time files by...
    •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몰라 댓글 썼다 지웠다만 하고 있네요 ㅜ,ㅜ
      잠시만익명님 마음 아프신 건 감히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짐작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답답하신 마음 이렇게라도 종종 털어놓으시고 동생분 편히 쉴 수 있게 아픈 것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위로는 잘 못하지만 마음만은 잠시만익명님 옆에서 함께 하겠습니다
    • 저는 친한 형의 경우도 7년째 극복 못 하고 있습니다. 상심이 크시겠네요.
      진심으로, 편안해지시기를 바랍니다.
    •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남은 사람은 그가 고민하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얼마나 괴로웠을까를 오랫동안 천천히 깨닫고, 그런 공감이 너무나 뒤늦었음에 괴로워 합니다. 죽은 이의 괴로움 죽은 이가 다 안고 가는 거라는 걸 인정하기가 어렵죠 인간적으로...
      당장 그게 어렵겠지만 나름의 이유로 선택하여 멀리 떠난 사람, 어찌할 수 없는 병으로 돌아가신 어르신들처럼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게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고요. 힘내세요.
    • 칙칙한 듀게가 되는건 제가 싫어서 정말정말 못참겠을 때만 쓸랍니다.
      전 때로 시끄럽지만 밝은 듀게가 좋거든요!
      별가루/별가루님도 같이 토닥토닥...
      10년이 지나도 그렇군요.
    • 저로선 감히 가늠도 안되는 아픔이네요.
      쑥쑥 자라는 아이를 보며 힘내세요.
    • 뭐라고 쓸려다가 도무지 말재주가 안 따라가서 쓸수가 없네요.
      언젠가 시디를 듣는것이 괴롭지 않으시길 바라고,
      귀여운 아이가 잘 자라길 바랍니다.
    • 호레이쇼/ 제 행동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도 아니고,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다 머리로는 아는데, (그래서 그나마 나름 받아들이고 지낼 수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못해준 일들, 상춰줬던 일들이라든가, 그런게 종종 마음에 남아서 심란하게 하더라구요.
      사실 '나름의 이유'를 이해해주지 못하는게 가장 미안한지도 모르겠어요.
    • 무슨 말을 드려야 할 지 말문이 막히네요.
      익명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답답증이 생기면 큰일이니..가끔 오셔서 털어놓으셔도 됩니다..
    • 착하고 여린 사람들이 그 길을 택하는경우가 많더라구요 힘들고 잔인한 세상이니..
      동생분도 하늘에서 행복하시고..글쓴분도 가족분들도 모두 행복하시길 빌게요
      익명님 맛있는것 드시면서 푹쉬세요..
    • 언젠가 꼭, 그 상처에서 자유로워지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저도 아직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얼마든지 이야기 하세요. 인터넷이 이럴 때 참 좋은 공간이죠. 힘내세요.
    • 동생분 명복을 빕니다. 글 쓰신 분도 힘내시고요.
    • 어떤 사람의 마음 속 구멍은 옆에 있는 사람으로는 결코 치유할 수 없는 것도 있더라고요.
      결코 원글님과 주변 분드리 도움이 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동생분은 그런 생각 하지 않았을 거예요.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음속에 담아두시기보단 자연스럽게 많이 얘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동생분에 대해 더 편안하게 느끼고 얘기하는 때가 올거에요. 힘내세요.
    • 언제든지 적어주세요,,,
      날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 힘내시기 바랍니다 부디 동생 영혼도 평안하시고.
    • 저는 사촌언니가 초등학생 아들을 남기고 자살했지요. 그날은 어린이날이었습니다. 하, 나참.. 아들내미가 장례식날 나 엄마 묻으러 간다~ 했을 때의 기분은...
    • 들어드리는것 말고는 해드릴게 없지만 부디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않겠지만 마음이라도 조금이나마 함께해드리고 싶어요.
    • 저도 대학교때 조금 친한 동기하나가 자살했어요... 군대도 만기제대 해놓고... 사실 자살하기전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알 수 있는 신호를 보내긴 했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떠날줄은 몰랐죠...힘들다고는 하는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떠나고 몇년간은 찾아가봤는데 요 몇년간은 찾아가 보지도 못했네요...떠난 사람이야 오죽해서 그랬을까만은, 남은 사람들도 나름 힘든 것 같습니다... 힘내셔요~
    • 제 동생은 작년에 갔어요. 타지에 있었는데 평소엔 일요일 밤에 한번씩 전화하던 애가 금요일 밤에 갑자기 전화를 했더라구요. 게다가 평소엔 간단히 통화하고 끝내던 앤데, 가족별로 돌아가면서 30분 넘게 통화를 했었죠. 그리고 그 다음날 부정맥으로 갑자기 갔어요.
      저는 제 친한 친구들과 왠만한 사람들은 다 동생일을 알아요. 그런데 얼마전, 친구가 결혼한대서 청첩장을 받으러 만났는데, 동생 안부를 묻더라구요. 결혼 앞둔 친구. 심난하게 하기 싫어서 그냥 잘 지낸다고 하고는 화제를 돌렸는데 집에 와서 한참 울었어요. 이제는 불면증도 없어지고, 밥도 잘먹고, 밤마다 울지도 않고, 아는 사람끼리는 동생이야길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가끔씩 먹먹해지면서 그리워지고, 못해준것만 생각나고 그래요.
      저와 마찬가지로 동생을 잃으신 선배가 위로삼아 그러시대요. 2년만 지나면, 좀 덤덤해지고 괜찮아진다고. 그래서 그 말을 위로삼아 버티고 있어요. 1년이 훌쩍 갔으니, 남은 1년도 금방가겠죠. 잠시만 익명님도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실거에요. 그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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