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프로듀스 101)
1.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불경기가 아니란 말을 들은 적이 없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요즘은 불경기라서...'라는 말을 종종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런 식으로 말을 하면 불경기가 언젠간 끝나긴 끝난다는 것처럼 들리잖아요. 알고 보니까 불경기라는 건 그냥 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한 건, 언제나 불경기라면 불경기라는 용어 자체가 필요가 없다는 거죠. 불경기라는 용어는 이제 사라져도 될 거 같아요. 늘 불경기니까.
2.사라져야 할 단어는 또 있어요. '낙수효과'죠. 사실 낙수효과라는 건 사회주의와 같은 소리예요. 책 속에서만 다뤄지고 현실 세계엔 성립할 수 없는 모델이죠. '젊었을 때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던 사람은 바보고 늙어서도 사회주의자로 남아있는 사람은 더 바보다.'라는 말에서 사회주의자를 낙수효과주의자로 바꿔도 그대로 들어맞죠.
낙수효과는 제가 보기엔 그냥 이런 거예요. 다섯 명의 아이가 무인도에서 조난된 상황이죠. 다섯 명이서 나눠 먹기엔 꽤나 모자란 식량만이 있고요. 그중 좀 교활한 놈이 이런 제안을 하는 거예요.
'이봐, 이걸 다같이 나눠 먹어봐야 굶어죽기밖에 더 하겠어? 일단 이 음식은 내가 다 먹을께. 그래서 내가 기운을 차리면 무인도 안쪽에 들어가서 너희들이 먹을 과일도 좀 따오고 생선도 잡아 오는 거야. 좋은 생각이지?'
다른 네명의 아이가 너무 멍청하거나 너무 착해서 그러자고 하면? 그순간 상황은 끝난 거거든요. 기운을 차린 교활한 놈은 숲속에 들어가서 발견한 산딸기 밭이나 코코넛열매나무를 절대 다른 아이들과 공유하지 않을 거예요. 녀석이 어쩌다 한 번씩 산딸기 하나, 코코넛 한 모금을 내놓게 만들려면 다른 아이들은 별 짓을 다해야 할 거예요.
파리대왕은 구조선이 오면서 영화가 끝나는데 빌어먹을 우리나라는 어떨지 원.
3.이 빌어먹을 나라엔...아니, 빌어먹을 나라일수록 그래요. 콜로세움이 필요하죠. 콜로세움에서 공연되는 쇼는 점점 자극적이어야 콜로세움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거고요.
제일 재미있는 구경은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맞는 거 같아요.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걸 아주 잘 구현해내고 있죠. 무언가가 또는 누군가가 가차없이 소멸되고, 무가치하게 대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몇 명이 살아남는 거예요.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은 처음엔 일반인이 주 출연진이다가 시간이 지나자 기성 가수가 대상이 됐죠. 물론 일반인도, 기성 가수도 절박하고 간절했을 거예요. 그러나 콜로세움에 세우기에 더 좋은 사람들이 있죠. 연습생이요.
휴.
연습생...가끔 어디어디에서 연습생을 했다는 사람을 볼 기회가 가끔 있어요. 정말 연습생처럼 압축된 간절함과 절박함을 느낄 직종(?)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해보면 정말 거의 없어요. 20대 중반까지 축구팀에 지명을 받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고시 준비하는 사람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알지만 그냥 내가 그 입장이라고 가정한다면 제일 돌아버릴 것 같은 입장은 연예계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이거든요. 연예계에 챌린지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춘 것만으로도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훈장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시간이, 그냥 시간도 아니고 제일 좋은 시간이 1년...2년 이룬 것 없이 지나갈 때마다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일 거라고 여겨졌어요. 스스로가 실시간으로 감가상각되는 그런 기분이 아닐까 싶었죠.
4.흠
5.그렇게 해서 나온 프로가 프로듀스 101인데...정말 101명은 너무 심한 거 같아요. 일반인들 나오는 오디션도 집중할 수 있는 참가자가 많아야 20명을 안넘어가거든요. 제작진이 주목받을 만한 사람 추려주고 얼굴 익히고 캐릭터 만들 정도까지 가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이라도 찍을 정도의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프로듀스 101에는 그냥 한번 오디션 나와보거나 그냥 한번 수능 쳐보는 거 같은 '허수 참가자'가 사실상 없잖아요. 저 101명 중에서 '텔레비전에 내가나왔네.'라고 흥얼거리면서 다시 짐 싸서 돌아가도 좋은 사람은 없는 거죠. 허수가 아닌 101명을 콜로세움에 올려놓다니 정말 심하다 싶었어요.
뭐...보는 사람이야 이런 한가한 생각을 하지만 막상 콜로세움에 서 있는 사람은 이럴 여유도 없겠죠. 마지막에 서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여야하죠.
6.1회를 볼때 김도연을 보는 순간 '다이아몬드가 하나 있군.'이라고 생각했는데 3회가 지나도 김도연을 언급하는 사람이 없길래 '내 눈에만 다이아몬드인가?'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이번 화를 기점으로 반응이 폭발하네요.
여기서 무서운 건 이제 인터넷 사람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는지 누군가를 좋아하기 전에 나노 단위로 조사를 한다는 거예요. 얼굴과 몸매를 평가한다고 몇년전 사진을 가져오지를 않나 인성평가를 위해 온갖 자료와 증인(...)들이 동원되고 그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서야
"얼굴 A! 몸매 A! 과거 A! 지인평가 A! 인성...A!!! 좋아해도 된다고 전해라!"
하는 거죠. 엄밀히 말하면 아직 데뷔를 한 것도 아닌데 이젠 연예인 하려면 주변관리를 장관 준비하듯이 해야 하는구나 싶었어요.
7.지금도 프로듀스101 출연진들의 온갖 과거사진과 증언들이 교차 검증되는 중인데 내가 눈여겨본 김도연은 무결점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군요. 뭔가 기분이 묘해요.
7. 101명이다보니 눈여겨본 몇몇과 이상하게 많이 나온다 싶은 몇빼고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언급하신 김도연이 누군지 바로 기억은 안나네요.
그렇다치고... 김소혜, 이 연습생은 연습할때 얼굴이랑 무대 얼굴이랑 너무 달라서 꽤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