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금사월;한국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여는 군요

* 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진최종보스. 



* 드라마를 보지 못한 분을 위한 부연설명을 하자면.


보통 한국 드라마가 그렇잖아요. 

크게 보면 주인공이 내내 당하다가 막판에 한방 크게 먹여서 악역(들)을 폐인으로 만들거나 회개하게 하지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멍청함이나 대책없는 순진함, 더불어 환경적 열악함이 악역들에게 당하는 밑거름이 되고요. 

어쨌든, 그럼에도 중요한건 그런 전제조건에서도 틈틈히 진행되는 주인공(일행)의 카운터 펀지일겁니다.


근데 금사월은 안그래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드라마의 악역들은 주인공의 외조부, 외조모 사망에 매우 지대한 직간접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악역이라해서 딱히 감정을 이입할만한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건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한국형 막드니까요. 

다들 심하게 속물적이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며 자기 욕심에 충실한, 다면적이긴 커녕 동정도 가지 않는 전형적인 악역들이죠.


그리고 여기서 복수의 중심축은 주인공이 아니라 부모가 죽고 모든걸 악역에게 빼앗기며 자존심까지 짓밟힌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의 모친입니다. 

물론 주인공의 모친의 복수 과정이 도덕적으로 100% 정정당당한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선악구도;복수의 정당성은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악역들이 비열하게 묘사되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 모친의 복수극에 가장 큰 걸림돌이 있으니, 바로 주인공 금사월입니다.

고구마의 화신이라해도 믿을 수 있을 이 주인공은 "복수의 고리를 끊겠다"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기 모친의 복수를 철저하게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 3세력으로 참전한게 아니라, 메인 악역들과 움직임을 같이하고 있지요.


악역들이 개과천선했음에도 가속력이 붙어버린 복수의 칼날을 막는게 아닙니다.

악역들은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고, 비열하며 찌질하며 나쁜짓을 하기 위한 궁리를 꾸미고 있습니다. 

주인공 몰래 일을 도모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대놓고 하고 있죠. 그럼에도 주인공은 악역들의 죄를 묻거나 따지지 않고 그들과 함께하죠.


그저 모친의 복수극을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라는 명분으로 막아서고 있습니다. 

종영이 얼마남지 않았음에도 시청자에게 복수와 처벌의 통쾌함을 선사할 수 있는 극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주인공이 매우 철저하게 막아서고 있습니다.


남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방향으로 꼬인 인연의 중심에 있는 남주들은 보통 고뇌하며 중립을 지키거나, 혹은 "우리가 남이가"정서를 이겨내고 권선징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남주는 당당하게 악역으로 포지션을 바꿉니다. 

물론 명분이 없는건 아닙니다. 주인공 모친의 복수극에 나름의 상처를 받았을 수 있죠.

하지만 주인공 모친의 복수극이 가진 정당성과 메인악역의 악행의 크기가 비례하지요.

포지션을 멋있고 카리스마있게 바꾼것도 아니에요. 굉장히 찌질한, 칭얼거리는 소악마 같습니다. 


이런 흐름은 신묘하게도 신선함과 짜증, 모두를 함께 느끼게 해줍니다. 와, 이건 듣도보도 못한 짜증유발인데? 



* 아직 드라마는 종영되지 않았습니다. 제 글이 무색하게 할 비장의 칼날을  작가가 숨기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니까요. 

허나 적어도 지금까지, 이 드라마의 흐름은 굉장합니다. "욕하면서 본다"는 한국막드의 전형이지만, 그 임계치를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한 것 같습니다.  



p.s : 어떤의미에선 백진희씨가 걱정되는군요.





 

    • 여기 선역은 결코 자비로운 선역이 아니에요. 착하게 살지만 원한은 결코 갚아주는 사람들이죠. 가장 잔인하게 당하고 있는 건 오혜상.

    • 드라마를 안봐서 잘모지만 글만 보니 우리나라 현대사를 보는 것 같네요 짜증 유발에 막장 드라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걸지도
    • 요즘 이 드라마 보고 있는데 다들 이구동성으로 외치네요.

      드라마 제목은 사실 "내딸 주오월"로 고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 외 "캡틴 주오월", "불사신 주오월" 등 오월이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 그냥 제목 잘못 지었음. 내딸 금사월은 훼이크다 사월이 엄마가 주인공!인줄 알았지만 이중 훼이크였음.

      고물상 아저씨의 내딸 주오월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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