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숲] 윗분이 제 험담을 하고 다닙니다.
1.
윗분이 파트장이 된 이후부터 제 험담하고 다니는거 익히 알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라고 합니다.
- 게을러서 일을 스피디하게 못하는데 야근도 안해
- 일하기 싫어서 자꾸 다른 부서로 일을 떠넘겨
- 전공자도 아닌데 게을러서 업무시간 이후에 남아서 공부하는 모습도 안보여
- 그래서 결론은 내가 나가고 쟤가 파트장 되면 우리 파트는 망해.
제가 과장 승진하고나서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저 말대로면 회사는 뭘보고 저를 과장까지 승진 시킨건지... 왜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는데 안보내주는건지....
(저희 회사는 과장부터 파트장(대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리를 위협한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지금은 윗분이 파트장이 아니지만, 그래도 험담 하고 다니는건 여전하다고 하네요.
얼마전에는 새로온 후배한테도 저에 대한 험담을 했다고 하더군요.
여기 온지 한달된 친구가 보기에도 이게 아닌데 싶었다고.. 귀띔해주더라고요.
(그냥 단순히 저랑 더 오래 볼거라 제 편을 들어준걸지도 모르지만요.)
2.
예전에 말했듯, 저희 부서는 계약직/파견직들이 많아요. 그 분들에게도 제 험담 많이 하고 있고요.
몇년전에, 제가 과장 달았을때 윗분(당시 파트장)이 저를 좀 과도하게 까고 다녔어요.
파견직으로 와계신 분이 그러더군요.
'파트장인 자기 없으면 우리 파트 장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가과장 없었으면 우리 망했어. 다들 파트장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데 가과장이 중간에서 중재하고 풀어주니까 버티는거지.. 가과장 딴데 가면 그만둘 사람 많아..'
제가 이 말을 들었을때 생각은 '이분은 내가 정말 싫은가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서도 아니고 같이 일하는, 부서 사장 뻔히 아는 사람들에게도 제 험담을 할 정도면 다른 부서에는 뭐라고 할까 싶기도 했고요.
3.
상사가 부하직원 험담을 하고 다니면, 본인한테도 데미지가 가기 마련입니다.
이분은 부하직원 험담하고 다니는게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걸 깨닫지 못할 정도로 자기 승진과 자리 보전만 보이는 걸까요.
새로온 후배를 현장 데리고 다니면서 '나 나가라고 얘가 왔어. 얘때문에 나가게 생겼네' 라고 현장 사람들에게 소개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이러고 다녔으면 다른 부서 후배들이 '윗분 곧 나가시나요?' 라고 사내 메신저로 물어봅니다.
참 기분이 그렇네요.
작년까지는 그래도 같이 해보려고 했는데, 워낙에 윗분이 밀어내기, 벽세우기가 심하다 보니 그냥 시간이 약이겠거니 (=곧 나가겠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파트장 지시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윗분이 '넌 왜 지시를 받냐. A부장은 A 업무 담당이고 내가 B 업무 담당이야. 넌 B 업무 하는 사람이니까 내 말 들어야지. 부장한테 가서 내가 그렇게 말하더라고 얘기해라' 라면서 지시 받지 말라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는 자기가 관리하려고 하고요. (저희 파트가 과거 별개 파트였던 2개를 하나로 합쳐서.. 윗분은 파트장은 A업무만 하는 사람이고 자기가 비공식적으로 B업무 파트장이라고 우기는 상황)
요즘 유행하는 '~전해라' 도 아니고 자기가 파트장이랑 붙어서 결론내는 것도 아니고 저한테 '가서 전해라' 라고 합니다. ㅎㅎㅎㅎ
파트장도 예전에 대리 시절에 윗분이 과장으로 같이 일했던 인연도 있고, 윗분 개인사정도 뻔히 알고 있으니 강하게 충돌은 못하는 것 같고, 그냥 저한테 B 업무 관련해서 중요한 게 있으면 자기한테 알려달라고 하는 수준이고요. 사실 저도 윗분이 자녀가 모두 대학생이고, 회사에서 자녀 학자금 지원 나오니까 조금이라도 오래 다니시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한사람 몫은 하니까요. 자꾸 분위기 저해하고 강짜를 부려서 그렇지.
팀장까지는 저희 파트 사정을 아는 것 같은데, 사실 이런 문제를 공론화 시키면 팀/파트 내부 관리 못한다는 말 나와서 좋을 것 없으니까.. 팀장이나 파트장이나 '시간이 지나면 (윗분이 바뀌던지, 나가던지..) 해결되겠지' 하는 것 같고요. 파트장이 제게 '가과장이 곤란한거 아는데, 시간을 좀 더 드려보자.' 라고 합니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문제지.
다른 팀 보내달라고 여러번 이야기 했어요. 윗분도 저를 다른데로 보내려고 노력하셨고요.
그런데, 팀장부터 본부장까지 모두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본부장 왈 '자네가 가면 누굴 데려다 놓나. 그 일 할줄 아는 사람이 없는데..' 라고...
그때는 본부장이나 사업부장이 나를 못 믿나..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들도 제 윗분이 큰소리 치는 것 만큼 신뢰가 안가기 때문에 저를 붙여놓은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같은 회사에서 남 험담하는건 매우 위험한 일이죠. 언제 어떻게 엮일지 모르는데..
윗분도 자기가 저를 평가할 권한이 있었으면 바닥으로 줬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쫒아낼 수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저만 버티면 나머지는 '을' 회사 사람들이니까 별 신경 안썼던것 같아요. 윗분이 이쪽에 신경 안쓰게 조장한 면도 크지만.
새로운 후배가 벌써부터 윗분을 피하는 눈치입니다. 데리고 다니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