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을 보러 갔는데

데드풀을 보러 갔습니다. 주말이고, 기분 전환하러요. 한 30분 됐을 때 극장에서 나가고싶더군요. 재미없어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나오는 필리버스터가 더 박진감있고, 피와 살이 튀고, 다이내믹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빨리 집에 가서 필리버스터를 보고 싶었습니다. CG로 사람 하나 케밥꽂이 하는 게 뭐가 드라마틱합니까. 한국 현대사가 곧 액션이고, 희비극이고, 탐정소설이고, 호러무비인데요.


혹시 박완서 작가의 수필 기억 나십니까? 제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고 박완서 작가는 국민사찰의 일부를 수필에 녹여넣습니다. 친구야, 너의 주소록에 나의 이름을 연두색으로 적지 말아다오. 네가 나의 이름을 연두색으로 적었다는 이름 만으로 내가 곤란에 처할 수도 있는, 정보원에 끌려갈 수도 있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 주소록의 이름을 되도록 검정색으로만 적습니다. 

    • 저는 휴대폰에 이름을 저장할때 무조건 이름 세글자만 집어 넣습니다.
    •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를 보고 필리버스터를 생각했다도 아니고 데드풀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다니 신기합니다. 아무 상관성이 안보이는 소재를 가지고 생각을 이을 수 있다니 말이에요.

      • 나이를 먹을 수록 지식을 새로 기억하는 속도는 줄어들지만 기존의 지식과 새 지식 (혹은 다른 기존의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saw" 보면서도 6.25 생각했어요. 진짜 전쟁에 비하면 저건 아무것도 아닌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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