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만 일본 강연 번역 일부 (2/3)

우리가 유럽을 한 번 보면, 유럽중앙은행 책임자가 매우 능력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중앙은행이 견인력을 잃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곳 일본을 보면,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요, 인플레 기대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임금상승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와서 전 지구적 약경제를 다루는 데 있어 통화정책이 우리가 희망했던 것만큼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 4) 재정정책과 다른 정책을 통해 통화정책을 뒷받침해야한다: 

재정정책. 지난 7년간 우리가 목격한 것은 재정정책이 유효하다는 겁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 그렇죠. 실행이 어려울 뿐입니다. 정부 부채 상황이 지난 몇년간 나빴고, 정치적 갈등이 있고, 유럽의 경우는 여러 나라로 나뉘어져 있기에 재정정책을 쓰기 어렵고, 미국의 경우는 정당의 이해가 갈리고 있죠. 그러나 재정정책은 효과적이고 현재 전 지구적 환경은 재정정책을 정말로, 진짜로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장기 정부예산 문제를 재정정책보다 우위에 두는 것은 제가 보기에 극단적으로 잘못된 방향입니다. 제가 지금 여기서 소비세 이야기를 하는 걸 아시겠죠.


이와 관련해 두가지를 이야기해야겠습니다. 


1- 제가 구조개혁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눈치채셨겠죠. 제가 구조개혁에 대해서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구조개혁은 수요를 증가시킨다는 포인트에 빗겨갑니다. 어떤 구조조정은 어쩌면 민영투자를 촉발할 수도 있죠. 좋은 일이긴 하지만 구조조정을 말할 때 우리가 민영투자 촉발을 잘 강조하진 않죠. 다른 종류의 개혁, 그러니까 아베노믹스 같은 개혁은 미래의 노동인력을 확장시킴으로써 현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인구구조적 역풍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다 좋긴 하지만 저는 구조개혁이라는 게 현재 핑계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수요를 충분한 수준으로 증가시켜야 한다는 게 가장 주되고 긴박한 문제인데 이걸 해결하지 않기 위해 구조개혁을 말하는 것이죠. 또, 통화정책에 기대어 있는 디플레나 낮은 인플레, 충분치 않은 인플레와 싸우는 게 가장 주되고도 긴박한 문제인데요. 이 문제들과 직면하는 걸 피하기 위해 구조개혁을 말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했듯이, 통화정책에는 한계가 있고요. 재정정책은 당장의 필요에 더 초점을 맞춰 실행되어야 합니다. 


2- 두번째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요. 리스크가 비대칭적이란 걸 이해해야합니다. 


2- A. 제가 너무 비관적인지도 모르죠. 수요가 강해질 지도 모르고, 자발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도 있겠죠. 

2- B. 제가 그리고 있는 것보다 경제가 더 나빠질 수도 있겠죠.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고, 단순히 보자면 제가 예상한 것보다 수요가 더 약해질 수도 있죠. 


이 두가지 상황 (각주: 경기 과열과 경기 침체)의 결과는 매우 다릅니다. 만일 세계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고 인플레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합시다. 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할지 알죠.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옐렌 (미국 연준 의장), 드라기 (유럽 중앙은행 총재)가 적절한 방안을 갖고 있으니까요. (각주: 이율을 올린다는 뜻) 문제 없죠. 그런데 만일 세계 경제가 더 약해진다손 칩시다. 그럼 우리는 큰 문제에 빠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방안이 없거든요. 그럼 우리는 경기부양책에 있어서 잘못된 편에 서서는 안되겠죠. 이건 제 오랜 동료인 래리 서머스 (각주: 전 하버드 총장)가 여러번 해온 말이기도 하고 저 역시 하는 말입니다. 당신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예요. 만일 당신이 틀렸을 경우에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는 겁니다. 당신이 틀렸을 때를 대비해서 여지를 남겨두는 건 매우, 대단히 중요한 일이예요.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간이네요. 되도록 서로 (각주: 주요 국가들끼리) 공조되어야 합니다. G7 정상회담이 다가오는 걸 알고 있어요. 가능하면 서로 공조해서 재정확장을 할 수 있으면 좋겠죠. 현실적으로는 아마 일본하고 캐나다가 서로 합의할 수 있을까요. 현 시점에서 봤을 때, 다른 나라들은 별로 준비된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일본이 그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 있겠죠. 일본 자체도 초점을 잃지 말아야 해요. 아베노믹스의 원래 목표는 아직도 유효해요. 디플레 사이클을 깨는 게 1번 목표입니다. 그외 나머지는 기다려야 되요. 자 그럼 질의를 시작해볼까요. 감사합니다.


아베 총리:


2년전에 제가 크루그만 박사님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었죠. 그때, 일본은 2% 인플레 타겟을 세우고 디플레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로켓이 성층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있어야 하듯, 일본 경제가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역시 속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죠. 그게 우리가 여기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우선책입니다. 따라서,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재정정책에 대해서 생각해야하고, 일본 역시 재정정책을 공조적으로 생각해야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야기해왔었죠. 그러나 일본에는 누적된 부채가 있습니다. (각주: 일본 정부 부채) 이게 우리의 걱정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현재 일본 정부 채권 10년 금리는 마이너스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상황을 잘 이용하고자 하고 재정정책을 쓰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크루그만 교수: 

 

부채에도 불구하고 재정정책은 굉장히 필요합니다. 첫째, 디플레를 깨는 데 있어서 경기부양책은 통화정책을 돕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통화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해요. 둘째, 이율이 매우 낮습니다. 사실, 일본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이고 만기는 매우 길어요. 경기부양책의 필요가 있고, 정부 재정을 써야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 이율이 매우 낮고 좋은 투자기회가 있다면 지출에 아주 좋은 시기가 되겠죠. 이런 일본의 경우에도 사실인 겁니다.  셋째, 제가 부채에 대한 걱정을 전적으로 던져버리는 건 아니예요. 하지만 우리가 일본에서 배운 게 한가지 있고요. 또 다른 선진국에서 배운 것이 있죠. 그게 뭐냐하면 자기 통화로 빌린 돈때문에 금융위기가 일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2000년부터 일본중앙은행에 역으로 배팅 해왔죠. 그 모두가 금융 참사를 맞았고요. 시장의 견실함이 매우 강해요. 이야기를 만들기조차 어렵죠. 만일 누군가가 일본은 그리스 같이 될 것이다 라고 주장하려면요, 제게 그게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스토리를 말해보라죠. 당신들은 당신들 고유의 통화를 갖고 있잖아요. 최악의 경우 생겨날 것은 엔화가 절하되는 거예요.  그런데 엔화 절화는 현재 일본의 입장에서 좋은 것이잖아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느정도는 장기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 우려하고들 있죠. 디플레나 충분치 않은 인플레의 문제 중 하나는요, 적어도 일본의 실질금리가 너무 높다는 겁니다. 디플레나 충분치 않은 인플레를 깨는 방법은 지속가능한 플러스 인플레 율이예요.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저는 일본 인플레 타겟이 2% 이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숫자야 뭐가 됐든간에 (각주: 2%든 아니면 2% 이상이든) 그걸 이뤄야 합니다. 정부예산 균형을 향후 2-3년 안에 어떻게 맞추냐 이런 훨씬 덜 중요한 문제예요. 사실, 현재의 낮은 이율은, 미래의 포지션 (디플레를 깨는 데 기대어 있는) 에 대한 무게가 현재 정부예산보다 더 크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지금은 재정균형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재무성 장관 아소 다로: (각주: 아소 다로는 극우. 한국인 가에 징용 희생자의 유골을 숨겨온 아소 탄광의 가업 계승자. 창씨개명 등과 관련 망언으로 유명. 아버지 아소 다카키치는 일본 중의원.) 


1930년대에 미국은 우리같은 디플레를 겪었죠. 이때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뉴딜 정책은 제법 잘 되긴 했지만, 기업가들과 창업가들이 자본시장으로 들어가서 대출을 얻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1930년대 말까지 이 상황은 계속 되었구요. 일본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기록적으로 이윤을 많이 올리고 있지만 자본투자를 하지 않아요. 일본 기업들이 사내보유금을 갖고 있는데 이걸 갖고 임금을 더 높이 지급하지도 않고, 배당금을 지급하지도 않고, 자본투자를 하지도 않아요. 그냥 현금을 쌓아두고 있죠. 사내보유금은 점점 올라가기만 해요. 이런 상황은 1930년대 미국에서도 일어났단 말이죠. 


이 문제를 뭐가 해결했습니까? 전쟁입니다! 1940년대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기 때문에 미국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죠. 일본의 창업가들은 아직도 디플레식 사고에 젖어 있어요. 일본 창업가들은 사고방식을 바꾸고 자본투자를 안합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방아쇠가 필요합니다. 그게 제 가장 큰 우려입니다. (각주: 이 부분은 Foreign Policy에 출간된 싱가폴 리콴유 인터뷰에서, 일본과 자위대 관련 부분이 떠올라 모골이 송연) 


크루그만 교수: 


거시경제적으로 봐서 전쟁은 매우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볼 수 있죠. 그게 전쟁이라는 건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1930년대 뉴딜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죠. 1937년에 루즈벨트는 재정정책을 밀어붙이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현재 일본이 그러한 것처럼, 재정균형을 맞춰야하지 않느냐는 많은 불만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건 아주 끔찍한 실수였습니다. 이게 두번째 경기침체를 유발했죠. 


네, 우리는 전쟁없이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민영 섹터에서 임금을 올리는 건 어떠냐라는 논의가 있어왔어요. 저는 일본의 제도적 디테일은 전혀 몰라요 (각주: 연공서열제 vs 연봉제 / 비정규직 vs. 정규직 등으로 인해 임금을 올리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도). 하지만 임금 상승에 대해서 저는 지지합니다. 그게 우리가 쓸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겠죠. 그거 외에는 - 기업의 수익과 자본투자간의 관련은 항상 약해왔거든요. 기업이 이윤을 많이 낸다고 해서 기업이 투자를 해야할 이유는 없어요. 생산설비를 늘려야할 이유를 찾기 전에는 말이예요 (각주: 수요 증가 예측). 현재 일본 기업은 디플레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죠. 일본 기업은 일본의 경제성장이 약할 거라고 봅니다. 만일 우리가 임금의 행태를 본다면요, 일본 기업은 두려워하고 있어요. 일본이 매우 낮은 마이너스 인플레로 돌아설 거라고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일본 기업의 사고방식을 깨기 위해서 여전히 필요한 것은 충격이예요.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지구 탈출 속도가 필요한 거죠. 로켓이 지구 중력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속도가 담보되어야 합니다.


(전체 12페이지 중 7페이지 중반까지 대략대략 날림 번역했습니다. 후속 번역은 기약할 수 없네요) 

https://www.gc.cuny.edu/CUNY_GC/media/LISCenter/pkrugman/Meeting-minutes-Krugman.pdf

    • 잘 읽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제를 생각하면 이러한 초빙연구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 아쉽네요
    • 2차대전 직전과 비교해서 쇼크 언급한건 무섭네요 311 겪은 일본에 더 어떠한 쇼크가 있어야하는건지 미국 유럽 중국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고요

      트럼프의 등장도 왠지 꺼림칙합니다
      • 전쟁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아소 다로인데, 이 사람은 과거에 일본은 독일 나치정권의 개헌 수법을 배우는 게 어떠냐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 정말 감사히 읽었습니다~

    • 아,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러시아가 포함된) G8은 올해 5월 26-27일에 일본(미에현 시마시)에서 열린다고 하네요. 


      [최악의 경우 생겨날 것은 엔화가 절하되는 거예요. 그런데 엔화 절화는 현재 일본의 입장에서 좋은 것이잖아요.]도 재미있고, 세계구급 은행장들을 이름으로 호칭하는 것도 재미있고.. 결국, 가계소비를 확장시키기 위해 임금인상을 해야한다는게 핵심이려나요, 잘 모르겠지만. (버짓은 budget인가요? 예산안?) 특정한 속도에 도달할 때까지 밀어 붙일 수 있느냐 없느냐, 속도에 도달하면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참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군요. (외부 충격으로 전쟁을 예로 들다니...)
      • 네. 버짓은 budget 입니다. 정부 예산이라고 번역해야할 것 같네요. 




        포인트는 1. 기준금리를 낮추고 2. 재정지출을 확장한다 이 두가지이지 싶습니다.




        임금인상은 아베의 네번째 화살로서 IMF도 권고한 것으로 알아요.

    • 겨자_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더 낮출 것이 있는 것인가요. 음... 가계와 기업 양 측한테 정부가 '바깥은 따스하고, 돈을 써도 안전해. 이제 정말 안전하다구-'라고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역설하는 그런 느낌이에요. 돈을 빌려도 이자는 낮고, 정부는 돈을 더 주겠다고 하고. 과연 사람들(가계와 기업)이 돈을 맘 편히 쓰기(임금인상과 가계지출) 시작할 수 있을지. (2014년의 크루그만 기사를 읽고 있는데, 여기서도 전쟁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경제 위기가 온 중국이 전쟁을 일으킬 위험.. 에 대해서요. 음....)

      • 일본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 남북한 간에 전면전이 터져주면 가장 호재겠지요. 거리적으로 가깝고 수출에 있어서 경쟁국가 하나 제거 가능하고 이미 한 번 한국전쟁을 통해 재미 본 적 있고.

        • 저도 그 가능성이 우려되네요 미국이나 일본이나 전쟁특수로 재미 봐서 그 단맛을 잊지 못할거에요

          그나마 한국이 세계경제에서 어느정도

          위치가 있기 때문에 손익을 저울질 할지도 모르죠
    • 흥미진진한 텍스트입니다. 염치불구하고 나머지도 번역 부탁드립니다 ^^;

    • 잘 읽었습니다. 크루그만이 한국에서 저런 자리를 만든다면 한국 정부는 무슨 질문을 할까요. 물론 엉망이겠죠.


      전부터 하던 공상인데, 일본 정부가 문자 그대로 돈을 찍어내서 국채를 갚을 수는 없는 걸까요. 재정건정화, 인플레, 재정 정책, 통화약세 다 이룰 것 같은데, 물론 현실에선 안 그러니까 못하는 거겠지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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