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대한 증오는 혈통성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간단합니다.

왜 정치를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처럼 안철수가 사라지게 하는데 도움되지 않는 독살맞은 말들을 퍼붓는가? 에 관하여

아래 앙겔님의 글에 댓글을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별도 글로 남깁니다.


안철수에 대해서는 아직 데이터 축적이 좀 부족합니다만 .. (이 사람이 종종 보여주는 갈지자식 행보와 정치적 식견의 미흡 그럼에도 추종자를 계속 모으고 있는 것이 한국정치에 어떤 의미를 남길지는 충분한 패턴이 축적되지 않았지 않나 싶습니다.)


말씀하신 야권지지층의 (꼭 집어 친노지지층이라고 합시다..) 그런 감정적 태도에 대해서는 충분한 패턴이 축적되어 있다고 봐요.


좀 비약으로 들리겠고 여럿에게 불편한 말이 되겠지만 안철수에 대한 증오는 언급하신 박통의 '혈통' 과 대칭되는 유사혈통성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매우 일관적이고 간명합니다. 오컴의 면도날이 항상 제대로 자르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제대로 자른다고 보면 말이죠.


먼저 전제하고 싶은 것은, 어떤 지지층도 그렇게 규격화될 수 있는 동기와 정서를 갖지는 않으며

더군다나 친노지지층 정도 되는 이제 꽤 역사가 유구해지고 코어팬덤 외에 엄청난 수의 라이트 지지층을 확보한 정치세력의 경우

시간의 변천까지 고려할 때 지나친 단순화 라는 함정을 피하기는 지극히 어렵다는 것을 변명삼아 깔아두고요.


물론 저 유사혈통성에 실제로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들 자체는 소수겠죠. 근데 뭐 아무 능력도 쥐뿔도 없는 박근혜의 혈통성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그리 다수는 아니지 않을까요. 그 소수가 공론장(인터넷 게시판 같은)에서 결집력과 의제형성력 그리고 낙인찍고 쓰레기만들기력을 막강하게 발휘해오면서 거슬리는 목소리들을 도편추방해온 게 문제죠.


친노와 각을 세우는 사람들은 어쩌다가 하나같이 반개혁적이고 꼴통이고 토호고 그런 걸까 를 뒤집어서

친노와 각을 세우는 사람이 어떤 취급을 받았나 의 시각에서 보면


애초에 저 코어팬덤이 무슨 개혁성, 진보성, 합리성 등의 기준으로 편가르기를 해오지 않았다는 건 매우 자명합니다. 인터넷 정치공론장이 활성화되던 초기에 이 팬덤에 의해 갖은 모욕과 공격을 당한 시초적 인물이 김근태죠. 감히 노짱에게 불손했고 참여정부의 개혁 퇴조(아파트 원가 공개 철회, 이라크 파병 등)에 맞서 각을 세울 수 있는 대주주였기 때문에 대표적 배신자로 찍혔죠. 배신의 대상이 '개혁적, 진보적 정책' 이 아니라 노무현 개인이었다는 게 시사적입니다. 심지어 물뚝심송 같은 애들이 민주화 시절 고문후유증 가지고 비칭 만들어서 낄낄대고 놀았지요. 


그리고 뭐.. 진보정당에 대한 친노의 공식적 시각이 "어여삐 여겨 살 길 마련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감히 뒤통수친 배신자들" 이라는 것도 진보정당 지지자 입장에서 친노지지자와 논쟁해본 사람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공지의 사실이고요. 이 진보정당에 대한 친노의 시각이 급변하는 계기가 있는데,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유시민의 합류입니다. 이때부터 진보정당은 넷상에서 급격히 배신자에서 우리편으로 태세전환당합니다. 물론 당 안에서 끝까지 정책대립을 했던 김근태와 달리 유시민은 민주당계 정당에 대한 배신자 취급을 결코 받지 않아요. 왜냐면 노짱 개인에게 끝까지 충성한 인물이니까.


이 코어팬덤의 황태자였던 유시민이 갖은 정치적 무리수로 사실상 현실정치에서 실각하면서 옹립된 게 문재인이죠.


친노지지층이 범한 가장 큰 역사적 퇴행은, 정치를 노무현-문재인/유시민-안희정 으로 이어지는 이 유사혈통성에 대한 충성의 게임으로 변질시킨 거죠. 문재인, 안희정, 뭐 좋은 사람들이죠. 그런데 왜 그분들이 꼭 이들을 지목하여 '후계자'로 밀어올리고 있는가.. 를 따져보면 노무현과 가까웠던 사람, 처음부터 끝까지 곁에 남았던 사람 등등의 신파적인 이유를 배제하면 눈가리고 아웅이죠 전혀 얘기가 안돼요. 


이걸 제가 절절히 느꼈던 게.. 벌써 한옛날입니다만 이명박 대선 당시 서프, 딴지 등을 눈팅할 때 충격을 받은게, 누가 야당후보가 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담론이 철저하게 "누가 노무현의 적통 계승자인가" 라는 문제틀을 가지고 형성되었으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던 겁니다. 한 마디로 '대를 이어 충성하자'의 물결이었죠. 


물론 이때만 해도 이 담론은 아직 그런 정치적 사이트들에 국한된 담론이었고 확산되지 못하고 실패했죠. 그런데 이게 노무현의 불행한 죽음을 계기로 명분, 정당성에 폭발적인 정서적 에너지까지 흡수하면서 순식간에 야권 전체와 이전까지 여러 성향의 젊은층이 공존하던 인터넷 사이트 전반을 휘어잡고 문재인 대망론을 주류로 밀어올립니다.


물론 그 자체는 .. 당시 답이 안나오고 암담하던 야권 전체에 돌파구를 제공하면서 희망을 보여준 '살아있는 정치'의 역동성이었습니다만, 그게 한때로 그치지 않고 한국정치 전반을 규정하는 토대인양 자리잡아버릴 줄이야. 아니 막말로 그 구태적이고 토호적이라는 호남정치인들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후계자 따지고 유사혈통성 발굴 계승극을 벌여대진 않았어요. (어떤 측면에서 김홍걸을 호남설득의 얼굴로 내세운 이번 더민주의 총선전략이 뭐랄까 스스로의 멘탈리티를 섬뜩하게 반영한 거 같다는 좀 조야한 인상비평을 하게 됩니다.)


친노지지층 일반을 비토하는 글로 받아들여질 것 같고 그렇게 받아들여져도 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저는 친노지지층으로 성장한 20~40대 젊은층이 한국의 미래고 한국에서 가장 희망을 걸어볼 만한 민주적이고 시민적인 정치의식을 갖춘 유권자 블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들을 이렇게 끌어온 데 대한 코어팬덤이랄까 핵심지지층의 역량과 성과는 인정하는데 이들이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마구 대립자들을 인격파탄자로 낙인찍고 공론장에서 추방하고 듀게에서 읽은 글마따나 성녀와 창녀 굴레를 씌워대는 건 봐줄 만한 한계를 넘은지 오래됐다고 봅니다. 미래로 나아가려면 이들에게 그들에게 적합한 만큼의 공론장 지위를 돌려줘야죠. 예전처럼 서프나 딴지 같은 일부 게시판에서 자기들끼리 간증하고 환호하고 배신자 색출놀이하고..  아니 근데 그 간증질(별 거 아니고 노무현의 옛날인터뷰 동영상 하나, 문재인의 오늘 잘생긴 모습 사진 한 장 이런 거)과 배신자의 파렴치함을 성토하는 몇줄짜리 트윗들이 선거가 다가올때면 정치게시판도 아닌 메이저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들 최다추천을 몇달씩 도배하는 건, 좀 그만합시다 하는 심정이에요. 이들만 좀 적절히 격리해주면 친야지지층 전반이 노무현에게 호감을 가지고 추억으로 간직하는 친노 성향으로 남는 건 전혀 문제없어요.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는 좀 불행한 옵션이에요. 이 사람의 정치적 행보는 저 코어팬덤이 구태, 반민주로 낙인찍고 그 지지자들에게 추방령을 내릴 때 그걸 정의로운 행동으로 오해(?)하고 설득당할 여지가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박원순에게 좀 기대를 합니다. 출신성분이라든지 성향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학생운동권의 적장자였던 김근태와 비슷하게 시민운동의 대부였던 이 분이 대선 욕심을 드러내고 문재인과 대립하기 시작할 때 과연 새누리와 싸우는 박원순을 응원해줬던 그분들의 마각이 어떻게 드러날까, 그 때 박원순은 이를 분쇄하거나 자신의 팬덤을 구축하여 야권 공론장의 '2009년 체제'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박원순은 제2의 배신자 김근태가 되고 구태와 노욕의 화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행복하게도 제 예상이 빗나가서 공정한 지지와 응원을 받을 것인가.


근데 총선에 문-안이 너무 힘을 받아버린 것도 있고, 이미 박원순에 대한 평들이 슬슬 돌아서는 낌새더라고요.  

    • 안그래도 친노패권이니 그리운 노무현이란 단어만 봐도 지겨운데 혈통성이라뇨. 열혈친노들은 그런 경향이 있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탈당 이후 찰스가 너무 야비하게 굴어서 별로네요.

      선거구가 누구 땅이라고 정해진건 아니지만 애초에 여당 배척하는 것이 확실한 노원 가서 노회찬 자리 날로 먹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죠. 차라리 자기 고향을 가지 그랬데요. 그때 그러더니 요번엔 호남 ㅋㅋ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면 입으로만 국민의 정치를 외치는 얄팍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안그래도 그런 인간들 새누리당에서도 실생활에서도 판치는데 대권후보로도 그런 사람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네요.
      • 지겹죠 정말 지겨워요. 이 지겨운 상황을 더 질질끌지말고 타파해야죠. 본문에도 언급한 것 같지만 저는 더민주 지지층 대다수가 이런 계승극에 심정적으로 동조할망정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은 안해요. 문재인 안희정은 호감가는 정치인이지만 한국정치가 누가 박통의 진정한 후계자이고 누가 노통의 진정한 후계자인지를 가지고 싸우는 봉건성으로 더 이상 퇴락하지 않아야 하는 게 이들의 개인적 덕목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이므로 누구든 다른 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추천드릴려고 로그인했습니다. 박근혜 지지하는 장년 유권자들이 근혜를 보면 아버지, 어머니 잃고 에휴 안스러워 하는 심정으로 지지하는 것이나, 문재인 지지하는 친노가 노무현 자살하고 그 친구 문재인에 감정이입하는 거나,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유시민도 노무현의 정치적 아들 행세를 하면서 호가호위했고, 그가 정치판에서 퇴촐되자 나온 대안이  노무현과 같은 혈통(정치적 동생?)의 문재인인거죠.  노무현 아들도 혹시나 나중에 정치한다고 나서면 또 감정이입해서 거품 물고 지지할 거라는 데 오십원 겁니다. 




      반면에 안철수는 노무현과 혈연관계도 아니고, 운동권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친노 운동권 세력 눈에는 박원순보다도 못한 상종하기 싫은 정치인인 거죠. 게다가 "노무현가문"의 적장자인 문재인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안철수는 그가 같은 당 정치인이건 경쟁당 정치인건 죽여야 할 정적에 다름아닙니다. 김무성이나 유승민같은 새누리 차기대권주자들에게 문재인 지지자들이 보이는 감정은 기껏해야 무시, 경멸 정도라면 안철수는 혐오, 살의, 적의가 번뜩입니다. 당연합니다. 같은 가문의 최고존엄 어르신의 정적을 그 자식들이 증오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니까요. 쓰고 보니 왕좌의 게임, 라니에스타 가문 이야기하는 것같네요 ㅎㅎ




      재벌이건, 정치인이건 부모를 잘 만나야 출세하는 헬조선 대한민국에서 안철수는 어쨋거나 혼자 힘으로 사업을 성공시켰고, 정치판에서도 연고없이 자기 정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크레딧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문재인은 노무현 유산으로 정치하는 부산토호이고, 안철수는 자수성가한 벤처 정치인입니다. 

      • 뭐 저는 그렇게까지는 생각안하는데... 단적으로 말해서 뒷배경 떼고 정치인으로서만 놓고 볼 때 누가 낫냐고 보면 문재인이 안철수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말씀하셨지만 어느 정도 그런 측면이 있다는 건 이번 총선에서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야권대승리까지는 예상못했지만, 승리에 위아더월드하기에 앞서 감히 족보없는 방계 가문에게 영토를 제공해 준 호남의 천박함에 대한 분노가 야권성향 사이트들에 몰아치리라는 것은 선거 이슈가 호남에 집중되면서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바거든요. 반새누리와 정권교체가 지상과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로막는 국당이 죄인이라는 겉으로 내세웠던 (이라기엔, 아마 본인들도 이성적으로는 자기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확신했을) 명분이 어떤 이들에게는 명분에 불과했다는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그 명분을 실제로 믿고 따랐던 많은 분들이 당황해 했지요. 

        • 제노포비아나 인종차별주의를 내면화한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기가 확신하는 정치적 신념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명분을 앞세워서 혐오발언을 하고, 저주를 하고, 증오를 표출하는 거고 그것이 어느 임계점을 달하는 순간 폭력으로 드러나는 것이죠. 친노, 문재인 지지자들이 이번에 드러낸 호남증오 정서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다가 이번에 밖으로 드러난 거죠. 일베충 못지 않다는 거, 이번에 스스로 인증했다고 저는 보고, 그런 사람들은 거기에 맞춰 대접해 줄 생각입니다. 일베하는 애들도 지들 딴에는 애국한다고 저러는 겁니다. 




          이런 건 이해해 줄 문제가 아니라 지적하고 바로잡아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베충에게 설명해준다고 그네들이 생각을 바꿔 먹지 않을 거라는 거, 그 정돈 압니다만 최소한 내면에 부끄러운 줄은 알겠죠. 





      • 참 친노 운동권 얘기하니까 좀 첨언할 게 있는데




        저 자신 나름 운동권 출신에 진보정당 지지자로서 김대중 정부때부터 참여정부 시절까지 민주당계 제도정치권의 사표론에 지긋지긋하게 시달리면서 악감정을 키웠고..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 일반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한편 나름 우리편이라고 생각했던 유시민이 사표론을 들고 나왔을 때 경악을 느꼈던 일인입니다만




        재미있고 아이러니컬한 건 당시 친노지지층의 운동권에 대한 정서는 신기하게 현재 안철수 지지층의 이른바 '운동권친노'에 대한 반감과 비슷했어요.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지어낸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들 아시겠지만 이런 거였죠. SKY 학생회장급들로 이뤄진 저 운동권 놈들은 명문대 운동권 출신이 아닌 상고출신 노무현을 인정하지 않는다, 투쟁경력이다 학벌이다 이런 거 따지면서 '방계' 운동권인 노무현은 특히 서울대 출신들이 취급도 해주지 않는다더라.. 우리가 인터넷 시대 시민참여시대의 새 진보고, 저 화염병 들고 싸우던 낡은 진보는 유통기한 지났다. 




        그리고 실제로 운동권 진보는 친노를 진보취급하지 않았죠. 그것에 학벌이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으나.. 여튼 한겨레나 민노당 등이 열린우리당의 우경화를 비판하면, 친노는 그것에 대하여 '노짱이 상고출신이라 인정하지 않는 저 기득권 운동권 세력들, 시한지난 낡은 계급이론 같은 것 가지고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진보꼴통들' 이라고 반발했죠. 한편 진보는 진보대로 아 우리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해야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양대보수정당 아니냐 라고 당연히 믿었고. 




        그러다가 진보정당운동이 파산에 이르고 노무현의 죽음 이후 유일하게 대중 상대로 장사가 되는 진보민주진영 담론이 노무현의 복수가 되면서 운동권들이 대거 여기에 투신하며 신자유주의와 양극화의 화신이라던 노무현을 전태일과 나란히 깃발삼아 휘두르는 촌극이 벌어지고 사표론 열렬히 까던 진중권이 유시민과 같이 팟캐스트하며 사표론을 설파하게 되고 등등.. 하는 과정 속에서




        어느 순간 벌어진 '친노운동권' 이라는 범주화, 나아가 '운동권=강성친노' 로까지 나아간 이 전도가 저는 아직도 낯섭니다. 이 와중에 안철수는 낡은 운동권 진보주의 타파와 기술혁명의 새로운 진보를 부르짖는 반운동권 정서 야권지지층의 호프가 되었으며, 이른바 '친노운동권'은 민주화 투쟁경력이 없는 안철수의 반수구에 대한 진정성을 계속 의심하고 친노운동권이라 자랑스럽다 (는 여전히 저로서는 선뜻 적응이 되지 않는 진술..) 는 선언으로 대립각을 만들고 있죠.

        • 진중권이 유시민과 저리 콩짝콩짝하고 있는 걸 보고 있노라면 세상 참 많이 변했지요. 진보 좌파란 말이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고, 그 자리를 친노와 리버랄이 대신하고 있고, 그 와중에 진중권이나 노회찬도 슬쩍 말을 갈아 타고 있는 거지요. 

        • 그만큼 우리 사회가 우경화되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친노조차 운동권으로 착각 혹은 오해하게 된 것은 이명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한국 사회의 담론 지형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서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김대중-노무현 시절과 비교할 때 민주당 지지층 자체는 상당히 진보화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 기억으로는 김대중 노무현 시절만 해도 자유주의-시장주의 국가론과 복지국가론이 경합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사민주의 양념을 친 복지국가론이 장악했으니까요. 여기에 대거 친노로 투신한 운동권들의 공이 있으려나.. 

    • 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신분이......저는 친노세력이 왕위에서 쫒겨난 왕당파같다고 느꼈는데. 그래서 다른 계파가 새누리당을 물리칠 가능성이 있어도 무조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거죠.


      한때 맛봤던 영광스런 자리에 올려주실 그분...!


      정통성이 있으니까. 올바른 혈통이니까. 그래야 그들의 묵은 비원(?)을 풀어줄테니까.


      그 과정에서 '진신류'에 대한 조롱과 혐오(대선때 그들의 신선한 진보이미지를 훔치고, 힘을 빌리고나서 FTA를 통과시킨 후 대추리 사람들을 전경방패로 내리쳤지만)


      안철수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새누리당2중대다, 분열을 일으키는 어쩌구다, 전라도혐오...정작 선거 직전에 문재인이 광주가서 전라도 지지를 간청하며 안해주면 사퇴하겠다고 한건 코미디)

      • 진신류라고 조롱이라도 받던 시절의 존재감이 그리울 때가 올거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흐엉흐엉

    • 역시...

      친노패권이군요.
    • 결국은 전형적인 팬덤정치론이군요.
    • 진중권은 참.. 여러모로 격세지감입니다.

      선거정국에서 나꼼수시절과 달리 주목받는 포지션(노유진팟캐)에 있다는 것 & 친노팬덤과 척지지 않는(사랑을 받는) 것에 안온함을 느끼는 듯한.

      예전에 허지웅이 [변호인] 평에서 친노팬덤 관련해서 뭐라 했다가 그 팬들한테 욕 많이 들었었는데(제가 이 영화를 안 봐서 발언의 적정성은 판단할 수 없지만), 진중권은 이젠 절대로 이런 행동 못할 겁니다. 하더라도 양비론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하겠죠. 이런 면에서 허지웅이 용감.

      • 그건 좀 실망이군요. 진중권 똘끼도 이제 나이를 좀 먹었을까요. 안좋아하지만 쓸모가 있다면 팬덤과 붙을때의 그 전투력 하난데.. 팝콘 튀기고 싶습니다. 

    • 한심하네요. 안철수가 욕먹는건 


      1. 의원수 감소 주장


      2. 정당공천 폐지 주장


      3. 전임 당대표로 책임의식은 없이 현 당대표(문재인) 비난.


      4.. 정당의 민주적 절차 무시한 대표 사퇴 및 전당대회 요구


      5. 내 말 안들어주면 탈당한다고 협박.


      이런 이유죠.  이런 주장과 행동이 잘했으면 변호하면 됩니다. 


      아니면 이런 잘못을 덮을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키던가.




      욕먹을 짓 해서 욕하는데, 욕하는 사람을 분석하면 어쩝니까.

      • 저 개인으로서는 같은 이유로 안철수 욕합니다. 그렇지만,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죠. 결국 정치는 "우선순위" 의 문제입니다. 안철수가 그런 문제가 있으니 없애 버려야 하느냐, 그런 문제가 있지만 새누리를 막기 위해 일단 힘을 합쳐야 하느냐, 논쟁이 이렇게 간다면 생산적일텐데, 그렇지 않은 "일부"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을 나무라는 것이 지금 분위기 아니겠습니까?

      •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에 대해서 5분만 검색하면 훨씬 길고 심각한 리스트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리스트를 읽을 때 변명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읽느냐 욕하고 싶은 마음으로 읽느냐 라는 차이는 꽤 심각하죠.


        그래서 욕하는 사람 분석도 필요한 겁니다.

        • 그럼 만드세요. 그걸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안철수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앞에서 많은사람들이 안철수를 싫어하는 이유 적었는데도,

      혈통성 하나로 퉁치고, 그걸 또 맞다고 동조하고.

      혈통성이고 뭐고 한때 지지하다 돌아선건, 실망스러운 언행이 많았기때문이죠. 딴거 없어요.
    • 안철수를 싫어하는 이유를

      안철수의 잘못이 아닌, 다른곳에서 찾으려니 이런 글도 나오는 군요.
    • 안철수 이전에도 같은 패턴으로 김근태, 손학규, 정동영 등등 숱한 야권의 정치인들이 당해 왔기 때문에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안철수만 이런 게 아니라. 

      • 김근태의장이야 억울한 면이 있지만 정동영이 뭘 당했는지 의문이군요. 장관, 당대표, 대선주자.... 모든 기회를 다 가졌고 말아먹은것도 본인이죠. 당해서 저거 다 했는데 안 당했으면 뭘 했었을까 의문이네요. 

      • 정동영 같은 쓰레기를 그 반열에 놓는건 많이 무리지 싶습니다. 손학규와 김근태에 대한 모욕입니다.

    • 안철수가 흑화 됨으로써, 대선때 역사의 죄인적 행보(새누리집권 막는게 1순위 아니었던)를 보였던 사람들에게 안을 미워할 명분을 뒤늦게(사후적으로) 안겨준 건 안타까워요.


      진중권이 괜히 혼을 실어 안철수를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안사퇴 직전에 안을 비난했던 진중권이 사퇴뉴스 보고 이틀간 뭐 먹지 못할 정도로 쇼크 받았다 하죠(본인이 대선후 한 팟캐스트에서 직접 말한). 미안해서도 아니고 걍 논객으로서의 자존심에 금 가서 그랬던 게 크다 보고요. 최근 안의 미덥지 않은 행보를 보며 그런 자존심이 회복 중이라 신나서 디스하는 거고요.


      암튼 안철수가 더 망가지지 않은게 놀랍고, 김근태 같이 고고하게 남기가 그냥 너무나 힘든 거죠. 문재인이 올곧은 삶을 살아왔고 좋은인품이라 보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종합적(이미지 포함) 현재상태(맑음, 햇빛쨍)를 제가 그리 높이 보지 않는게 시험에 들지 않아봤으니까요. 상식, 도덕적우위감을 가진(이게 중요.) 집단으로부터 미친공격받는 그런 시험이요. 김대중,노무현은 다른 성격이지만 어쨌든 고난이도의 시험에 들어 본 분들이죠.

      •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막 막 미워하고 싶은데 미워할 수 없게 되어서 뻘쭘한데 드디어 마음껏 미워해도 되는 동기가 제공될 때 느끼는 뭐랄까 자기분열이 치유되는 것 같은 엑스터시 같은 게 있죠 ㅎㅎ;




        개인적으로는 한국 정치가.. 정치인에게 그런 시험보다는 광역단체장 경험 같은 시험을 좀 더 요구하는 쪽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명박같은 사례가 나와버려서 이것도 좀 그렇게 되버렸지만.

    • 읽다가 중간에 댓글 달자면, 그 지랄같은 비지론 논쟁은 생각만해도 끔찍해집니다. 저 자신 꽤 퓨어한 노빠(2000년 총선 직후부터 노빠였습니다)였다 자처하는데, 결국 같이 갈 수 있는 좌파들을 왜 그렇게 죽이지 못해 안달들인지 답답했습니다. 성질이 뻗쳐서 정말.,..




      결국 정치는 수단이고, 노무현도 수단이라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모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치를 모르는거고.

    • 먼저 성의있는
      긴 답변 감사드립니다
      .




      제 개인적
      포지션을 먼저 말해보자면 저는 안철수는 무지무지
      싫고
      , 친노는
      정신 좀 차려야 한다 라는 건데
      ,
      다르게 보면 친노가 정신 차려서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리버럴 그룹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보는거기도 하죠
      .
      그러나,
      지금 친노는 노답성이 좀 많아
      보이고
      ...
      님이 지적한 부분 중 일정 부분은
      공유합니다
      .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유사 혈통성이라는
      부분은 음
      ...
      아무래도 좀 단순화가 과하다고
      보는데
      ,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
      친노가 상대를 전혀 고려치 않고
      비판하는 것이 문제라고 제가 생각하는 만큼
      ,
      친노에 대한 비판 역시 그들을
      고려하고 해야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
      저 자신도 한 때는 꽤 강렬한
      친노였기도 허니
      ...




      정치인이라는
      존재는 크게 두 가지 요소로 사람들과 관계지워질
      것입니다
      .




      그가 추구하는
      비전
      , 그의
      개인적 매력




      성공한
      정치인중 개인적 매력이 없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
      한국의 예를 들면 그거갖고 시비걸리기
      좋으니
      ,
      외국의 예를 들자면,
      캐나다의 트뤼도나 미국의 오바마같은
      경우도 있고
      ,
      쏘오련의 푸틴이나 프랑스의
      사르코지 같은 경우도 있겠죠
      .(후자의
      두 명 같은 부류 때문에
      ,
      외국 정치인 예를 들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리라 봅니다
      )
      노무현이 폭발적인 개인적 매력을
      지녔다는 점은
      ,
      일베에서 그가 정치빼고 다 잘하신
      , 이라
      일컬어지는 것만 봐도 아실 수 있을거 같고
      ...
      다만 나이든 사람들은 박정희의
      개인적 매력에
      ,
      젊은 층은 노무현의 개인적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점이 차이랄 수 있겠죠
      .




      말씀하신
      혈통성이라는 부분은 그런 점에서 나오는 것일테구요
      .
      다만 그럼에도 역시,
      이번에는 친노를 위한 변명을 해
      보자면
      ,
      그들이 안희정 유시민을 추종하는
      것과 노인들이 박근혜를 추종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봅니다
      .
      시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접근이나 대중적 해석이 같기 어렵다는 점을 일단
      차치하고 보면
      ,
      박정희는 애초에 그를 계승한
      정치인이 오랜 기간동안 끊겼죠
      .
      김종필같은 사람이 계승했다기에는
      사실 김종필과 박정희 사이는 애증관계였던 점도
      있고
      ...
      그리고,
      오랜 세월을 지나 박정희의 기억이
      부활했을 때
      ,
      이를 온전히 박근혜가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부분을 봐야한다고 봅니다
      .




      만약 박정희가
      죽고 나서
      ,
      그의 정치를 바로 계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
      박근혜에게 이렇게 폭발적으로
      박정희의 유산이 쏠렸을까요
      ?
      그렇지 않았을거라 봅니다.
      차라리 박태준이 낫겠죠.
      그리고,
      그랬다면 오히려 박근혜라는,
      한국 민주화 이후 최악의 참담한
      실패는 없었으리라 보지만
      ...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는거고.




      노무현은
      바로 그의 계승을 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
      ,
      그리고 그의 “혈통” 이라 여겨진
      사람들이 노무현정신의 직접적 계승을 강하게 표방한
      사람들이라
      ,
      그들 중 누가 노무현을 잘 계승할
      것인가
      , 라는
      논쟁을 하는 부분은 안될 일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
      그런 부분에서는 사실 님과 생각이
      다르고
      ,
      어깃장부터 놓는 것은 좀 안타깝게
      됐네요
      .

    • 저는 친노그룹중
      일부의 맹목성을 악의가 원인에 존재해서라고 보지
      않습니다
      .
      까놓고 말해,
      박근혜라고 한국이 망하라고 저
      지랄하는게 아니듯이
      ,
      친노도 이 사회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저러는건 틀림없죠
      .
      단지,
      박근혜의 경우는 아예 그 잘되라는
      마음의 방향성이 글러먹은거고
      ,
      친노의 경우 방향성이 틀렸다고
      보진 않습니다
      .
      친노라고 우리가 싸우고 있지만,
      그들과 우리가 정책적으로 다른거
      아니잖아요
      ?
      안철수와 민주당의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듯이
      ?




      단지,
      그것을 실행할 노선이 다른거라고
      보는데
      , 제가
      이렇게 차이점을 좁히려고 드는 이유는 일단 정치에서
      세력을 키우는
      ,
      협력을 하는 기본은 차이는 줄이고
      합의는 늘려라
      ,
      라는 부분 때문이죠.
      결국 호남을 버려도 안되지만
      친노를 버려도 안됩니다
      .
      어디도 버리면 안되고,
      사실은 이게 진짜 김대중 정신이죠.(저는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을 더 좋아하지만
      ,
      정치인으로서는 김대중을 훨씬
      높이 평가합니다
      )
      밑에,
      김종필하고도 손 잡았다는 예를
      든 것도 그래서이고
      ,
      친노들도 김대중은 까지 않으니
      그런거기도 하고
      ...




      지나친 독선과
      배타성이라는
      ,
      멘털리티의 문제로 한정하고
      싶습니다
      .
      노무현에 대한 극도의 애착을 갖고
      있는 자체는 이해못할 일은 아닙니다
      .
      그런데,
      그러다보니 노무현 이외의 것은
      전부 잘못되었다고 몰아붙이려는 그 태도가 문제죠
      .
      김종인도 개새끼고,
      이철희도 야바위꾼이고,
      안철수는 인간 말종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 적지 않은데
      ,
      이런 식으로,
      친노 그룹에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몰아내면서 또 웃기게 그러면서도
      “친노라는게 실체가 있나요
      ?”
      이러고 다니는거 보면 정말 웃기기도
      하고
      ...




      이러한
      극단성의 멘털리티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상황이
      문제라고 보네요
      .
      문제의 원인을 가능한한 얕게
      보려는 거랄까나요
      .
      물론 이런 얄팍한 해석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으리라 보진 않지만
      ...
      문제의 원인이 깊다면 그건 당분간
      아예 타개가 안되는거거든요
      .
      그렇기에,
      이런 식의 해석은 저 나름의 프레임
      전환 시도인거죠
      .

    • 박원순에 기대를 걸고 있긴 저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안희정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문재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사람은 아무리 봐도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이 별로 없어요. 단지, 말씀하신 것을 제가 나름대로 해석한 "노무현과의 거리" 가 제일 가까우니 추앙받는것일 뿐이고... 사람은 좋죠. 그러나, 좋은 사람과 좋은 정치인은 크게 다르다고 보네요.




      차라리 김종인 할배가 대통령 했으면... 이라고 하면 또 욕먹으려나. 정치능력은 그 할배가 갑인거 같은데 말이죠.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김종인은 한거 없다, 물러나라 그러던데,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차라리 김종인도 문재인이 모셔온거다, 이렇게 말하는게 더 생산적일텐데, 아니나 다를까 친노에 위협적이니 얄짤없네요...

    • 엠팍에 이 글을 누가 퍼가셔서 거기 달린 댓글인데 


      너절리즘2016-04-18 09:19IP: 121.129.*.118친노적 관점으로 얘기해보자면 소수의 극렬한 지지자들이 게시판을 씹어먹던 노무현시절의 강성한 친노는 많이 희석되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친노와 반친노가 공격과 반격을 거듭하면서 쓸데없는 과거의 역사성까지 물려받으며 증오를 키워가는데 있습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으로 유입된 젊은 진보지지자들은 과거 친노 논란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이제 33세가 되는 03학번까지만 해도 노무현에 대한 투표권이 없었어요. 20~30대에게 친노란 이명박에게 핍박 받은 세력이자 노무현에 대한 향수 정도에요.

      그런데 이들에게 들어오는 공격은 과거에 상처받았던 이들의 반격이었으니 어리둥절하면서도 논쟁에는 참전을 하게 된거죠. 그렇게 양측이 치고 받으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구심점만 높여버린 게 지금의 게시판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 얘기가 많이 공감이 되더군요. 




      음... 탁 까놓고 솔직히 말하면 말이에요. 저도 저런 사정을 인식하고 있고 그 부분을 좀 더 충실히 다루었으면 글이 좀 덜 망글! 이 되었을 거에요. 나름 이른바 코어팬덤과 건전한(?) 라이트지지층을 분리해서 쓰려고 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보면 좀 과도하게 친노코어 = 유사혈통성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뭉쳐 비혈통 야권정치인과 지지자들을 박살내고 다니는 맹목적 악의집단 정도로 묘사한 감이 있으니까. 그게 다가 아님은 물론이죠. 근데 이런 저런 다양한 측면들 해석들을 다 다루면서 중언부언하다보면 아무도 안 읽을 엄청나게 길고 산만한 똥글이 될 뿐이고.. 그래서 서두에 언급하다시피 과도한 단순화의 위험을 좀 무릅썼습니다. 친노는 옳다 친노는 나쁘다 이런 수준의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저 역시 친노가 갖는 역사적 성격의 한 측면을 저 나름으로 잘라서 해석하여 제시한 것이고 그렇게 해석하는 행위 자체는 이것이 총체적 진실이다 라고도 기만적 거짓이다 라고도 말할 수 없는 거창하게 말하면 일종의 정치적 개입이죠. 그런 걸 하는 까닭은..




      친노가 친뭐시기가 아닌 정상적 리버럴 집단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건 국정원 정직원님들이나 친안이나 호남토호나 등등이 아니라, "친노라는 게 실체가 있나요?"하고 묻고 다니는 그 웃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글과 같은 정치적 개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거죠. 그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제가 2009년 체제라고 부른 노무현의 종교적 상징화와 친노-비노의 대립으로 과잉규정된 야권의 공론장 구도가 파괴되어야 하고 친노가 당연히 친문이 되고 비노가 당연히 비문이 되는 이 흐름에 단절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한 가지 재반론을 하자면. 단순화하자면 혈통성과 노무현정신의 계승은 다르다 라는 말씀이신데 (물론 님은 '노무현과의 거리' 에 따라 일어난 추앙이라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고 그에 대해 비판적으로 인식도 하고 계시지만, 어디까지나 논쟁의 편의를 위해서 조금 왜곡하겠습니다) 그것 역시, 제가 유사혈통성이라는 거친 개념으로 다소 폭력적으로 재단한 것과 마찬가지로, 님의 말하자면 친노로서의 정치적 개입으로서의 해석이고 그 해석들은 둘 다 완전히 틀린 것도 온전히 옳은 것도 아니고 아마도 양립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문재인 유시민 안희정 등의 분들이 노무현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져서 친노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건 부분적으로 사실일 겁니다. 그런데 이 세명이 유독 잘 계승할 수 있는 그 노무현정신이 뭐지? 아니 문재인 유시민 안희정이 이 세명이 탁 분리되어서 저 광범위한 정치세력의 사랑을 독차지할(했던) 만큼 세명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특이하게 두드러지고 겹치나? 등등 계보학적으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거죠. 비노가 보기엔.




      그러니까.. 그 이전에도 대중적 인지도가 있었고 참여정부 동안 친노가 보기엔 속시원했을 장면들 종종 연출하면서 정치적 경호실장이라 불렸던 유시민은 차라리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그 유시민의 실각 이후 계승자로 호명되어 대통령후보로 급조된 문재인이나, 문재인 다음의 대선후보로 친노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안희정의 경우에는... '노무현친구', '노무현왼팔' 이라는 게 웬만큼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 아니면 갖고 있는 이미지의 전부인 (아니 이정도라도 알고 있으면 정치에 꽤 관심있는 사람이죠) 분들이었죠. 이 분들이 유능하고 청렴하고 괜찮은 사람인지는 사실 두번째 문제입니다. 이사람들이 계승자로 추대되고 친노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획득하는 순간, "노무현정신을 계승한다는 게 노무현과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 돌려먹기하면서 지지층 상속한다는 거냐?" 라는 비노의 의문에 대해 친노가 제대로 해명할 방법은 없어요. 




      게다가 정치적 이념 자체가 어떤 말이나 정책보다 오히려 저런 행위, 이른바 정치적 제스쳐를 통해 드러나고 각인된다는 점에서 볼 때, 노무현정신이란 것 자체가 비노들에게는 노무현의 출현과정과 대비되는, 지극히 반리버럴스러운 어떤 정실주의적 맹목성으로 타락한 것으로 비춰집니다. 그런데 그들에게서 정치적 인식이 낮고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적 헌신이 모자라고 등의 욕을 먹고 툭하면 정직원 알바로 몰리니 이건 뭐 진흙탕 수렁이죠. 아니 저는 안철수가 지지자를 모으는 것 이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그겁니다. 친노가 리버럴이라면서 어떻게 문재인-안희정의 승계라인에 저렇게 한치의 의심없이 지지를 보내고 있을 수 있는가. 과연 저러면서 친노는 없다, 자신들은 팬덤이 아니다, 노무현 정신을 지지할 뿐이다, 반새누리에 대승적으로 협력하자 라는 설득이 비노와 호남 등에 설득력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한나라-새누리당의 정치가 YS 이후 누가 박정희의 올바른 계승자인가를 놓고 다투는 한심한 퇴행으로 비웃음을 샀는데 2010년대 민주당계의 정치가 크게 다를 것이 뭐냔 거죠. 친노 내에 앙겔님처럼 이를테면 안희정은 쓸만한데 문재인의 정치적 소양은 부족해서 안되겠어..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좀 더 많았다면 상황이 좀 달랐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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