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재정정책이 논란이 되어야할 때라고 생각하는건 저뿐인가요?
...저 뿐인가요 류 제목질 저도 한번 꼭 해보고 싶었지 말입니다.
지난번 겨자님께서 올려주신 일본 정부 수뇌부를 대상으로한 폴 크루그만의 강연내용이 좋은 사전학습이 되었는데
그 후속편이 될만한 뉴스가 어제 떴지요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60417204607156
IMF 총재, 한국 콕 집어 '확장적 재정정책' 촉구
바로 G20 경제회의에서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촉구하는 합의가 있었는데
IMF 에서는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한국이 재정여력이 비교적 충분한 나라로 지목했다고 합니다.
이게 새누리당에서 총선 직전 강봉균을 통하여 양적완화를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듯 한데...
확장적 재정정책이 갖는 의미가 독일이나 네덜란드와 한국은 매우 다르다는게 문제인데 이걸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집단이 없는거ㅡ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됩니다.
최저임금, 고용안정, 사회안전망 등 수요의 성장과 지속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한국경제의 상황에 대해서 IMF 같은 곳은 신경 안씁니다.
무디스같은 신용평가기관도 마찬가지죠. 이들은 투자자의 투자기회ㅡ확대, 투자자의 불확실성 해소등만 고려하는거죠.
김종인의 경제민주화가 어떤 구체성을 갖출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의 한국적 실현이라는 대안을 어느정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독일같은 나라는 G20이나 IMF 가 뭐라하건 내 갈길 간다할 수 있지만 한국은 이미 미국과 일본이 공조하여 확장적 재정정책을 밀어부치려는데
나 몰라라 하기 어렵거든요.
기왕에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하려면 노동, 복지 등 수요를 키우고 성장동력이 될만한 투자기회를 만들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잡고 이슈를 선점하는게 좋다고 보는데 만일 그냥 다수야당의 힘으로 정부 발목잡기한다는 프레임에 걸리면 모처럼 잡은 좋은 정치환경을 말아먹을 수
있겠다 싶어 걱정입니다.
제가 그닥 잘 아는 분야가 아니고 해서 일단 운만 띄어 보는데 듀게에 이 분야 고수님 많은거 다 압니다...^^
혹 제기 잘못 알고 있거나 방향을 잘못 잡은 부분이 있다면 지적과 훈계 거리낌 없이 받고 싶습니다.
* 다음 대선, 각 당의 내부 경선만 해도 10개월 넘게ㅡ남았으니 문재인이니ㅡ안철수니 영영가ㅡ없는 정치인 팬덤 쌈질은 듀게에서만이라도
안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요. 흑묘 백묘 인 사람이 대부분인데 하나마나한 팬덤질 참 지겹네요.
막줄 진짜 동감입니다. 제가 보기에 듀게에서 안철수와 문재인 비판하는 분들은 거의 정의당이나 노동당 지지자이신 분들인데, 꼭 기승전 팬덤싸움으로 결론이...여튼 이제 좀 지겹긴 하네요.
IMF에서 이야기하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강봉균씨가 언급했던 양적완화는 둘 다 불황인 것으로 판단되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구체적인 실행법이 다릅니다. 확장적 재정정책은 정부가 세금 or 국채로 얻은 돈을 SOC나 사회사업 등에 직접적으로 소비해서 수요를 촉진시키는 것인 반면 양적완화는 전통적으로 금리를 낮추거나 통화채를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통화정책을 넘어 일정 이상의 신용도를 가진 회사채를 국가에서 직접 구입해줘서 그 기업들의 신용경색으로 인한 부도리스크를 유예시켜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확장적 재정정책이 논란이 되어야 할 부분은 적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재정건전성중시) 경제정책을 펴왔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채무란 불황일 때 늘리고 호황일 때 줄이는 게 경제 운용의 대원칙일진데 한국정부는 국가채무를 마치 개인의 빚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돈을 빌리지 않는 게 무조건 좋다는 식으로 행해왔죠.(사실 이건 국민들이 개인의 빚과 국가의 빚을 동치해서 이해하는 게 더 쉬워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야당이 국가빚이 얼마 늘었네 줄었네를 가지고 말할거리를 주기도 하구요) 그런데 국제적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세월호, 메르스와 같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쇼크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한국의 성장률은 계속해서 잠재성장률에 비해서 낮은 수치를 보여 왔습니다. 이런 경우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죠.
문제는 말씀하신대로 이 정부 돈을 어디에 쓰는가에 있겠죠. MB시절처럼 토목공사에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글에 언급하신 것처럼 노동, 복지에 쓰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기엔 후자의 방향이 좋고 바람직해보이지만 세상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 만약 재정이 단기적 부양책이 아닌 복지의 방향으로 가게 되면 이는 국가적 고정비용이 됩니다. 극단적으로 4대강은 세수를 늘리지 않고도 빚 크게 한번내서 하고 끝낼 수 있지만 복지정책은 결국 세수확대를 전제로 하게 되죠. 세수확대는 결국 확장적 재정정책에 반대되는 것이고, 교과서적으로 보았을 때 불황에서의 세수확대는 그리 추천할만한 것이 되지 못합니다. 그 일례로 20년전의 일본이 있지요. 경제학계에서는 대체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불황에서 세수를 늘린 결과로 돌아올 수 없는(혹은 힘든) 강을 건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은 최근 아베노믹스를 통해 건너버렸던 삼도천에서 다시 돌아오느냐 못오느냐의 기로에 서있긴 합니다만.
결국 '최저임금, 고용안정, 사회안전망 등 수요의 성장과 지속성' 부분은 사실 경제학적으로 보았을 때 장기과제에 속하는 일들입니다. 통상 단기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이룩하기는 어려운 사회개혁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지요. 정권이 여러번 바뀌고 그 정도를 조절하면서 이루어지는 그런 것 말입니다. 그것도 불황으로 판단되는 요즈음보다는 호황인 시기에 조금 더 이루기 쉬운 것이기도 하구요.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러한 문제의식들을 가지게 되는 것이 불황기인 반면 해결책은 호황기에 있다는 것이겠죠.
슬픈 일이지만 지금과 같이 불황 or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들어가느냐하는 길목에 서있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자본이나 금융계에 나랏돈을 퍼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마가 좋은 대마냐 나쁜 대마냐를 떠나서 호황기에는 대마가 죽어도 나머지가 살아날 수 있지만 경제위기상황에서 대마가 죽으면 전체가 죽을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감정적인 부분과 사회정의라는 측면과는 배치될 수 있겠지만요.
아쉽지만 경제는 현실이라고 볼 때 정의구현은 호황기에 하고 지금은 울며겨자먹기식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문제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호황이 되면 사람들은 이런 이슈들을 모두 까먹어 버린다는 점이겠지요..
혹시 불황에 노동과 복지정책에 돈을 써서 극복한 사례는 없는 건가요? 루즈벨트때도 대공황이었지만 사회보장제도, 반독점 정책, 노동자 권익향상 등 여러모로 진보적 색채를 띄는 뉴딜정책으로 극복한 걸로 알고 있어서요. 이미 대기업에 대한 각종 편애라고 밖에 볼 수없는 정책들을 지속해와서 양극화가 심해질 대로 심해진 현재에 대자본에 돈을 더 줘야 된다니... 저같은 문외한으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네요. 대자본에 국가재정을 더 쓴다고 갑자기 투자와 고용이 막 늘어 날 것 같지도 않고요.
대공황 시기 뉴딜정책의 핵심은 TVA와 같은 대규모 SOC 부양정책이었죠. 한국식으로 치면 4대강이구요. 말씀하신 노동자친화적 정책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부분은 본문의 주제인 '확장적 재정정책'에 속하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과제에 속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윗 댓글에서 '지금은' 대자본이나 금융에 돈을 줘야 할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대기업 퍼주기인 게 아니구요. 당장 정부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기업 구조조정과 같은 조정기간을 스무스하게 넘기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죠. 경기가 돌아오고 기업들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가차없이 양적완화를 통해 사준 회사채를 갚도록 해야겠죠.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복지정책에 지원을 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재정적 투입을 할 수 없다면 기업 몇 개는 부도가 나게 될 것이고 아마 그로 인한 실업과 연쇄부도의 여파가 복지정책을 통해 얻은 사회적 효용보다 더 크게 될겁니다.
물론 위 내용과 관계없이 제도적 부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균형한 협상력 조정이나 노동자권익향상과 같은 개선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지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노동자 권익향상, 불균형 해소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방법이 불황기에 증세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