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버려도 안되고 친노를 버려도 안됩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글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이 명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밑의 글에 댓글로 달았던 이야기인데, 결국 어제부터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의 귀결은 이 명제로 이어지는 지라서요.


 정치가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도 너무 당연한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을 너무 쉽게 정치공학으로만 간주하는게 아닌가, 그런 부분이 제 불만입니다. 물론, 안철수는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반대한다, 이렇게 말하는데, 단일화는 정치공학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근본주의적인 "하나의 옵션" 일 뿐이죠. 결국 정치공학이라는 것은, 세력판도를 어떤 방향으로 형성해 나아갈 것인가, 에 대한 계산인거고, 그러한 판도 형성은 결국 상호작용 - 갈등과 협력, 그 양상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 봅니다.


 저는 밑의 글과 댓글에서도 말 했지만, 안철수가 친노보다 더 싫습니다. 그럼에도 안철수를 까는 친노에 츷코미를 거는 이유는 그게 "너무나도 공학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과와 과정 뭐가 중요하냐면 둘 다 중요한데, 친노들은 너무 과정의 순수성만 따진다고 보기에 그걸 제가 못마땅해하는거랄까나요. 극렬 친노 그룹은 일종의 순수주의에 빠져있다고 보는데, 그 이야기는 길어질거 같으니 일단 그런가 보다 하는 선으로 퉁치고 넘어가구요. 안철수를 없애버리고 싶어하는건 그렇다 칩시다.


1. 그게 2017년 12월까지 가능할까요? 자꾸 모욕적인 말을 해서 안됐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냥 정알못입니다.

2. 안철수를 없애버리는게 새누리를 저지하는 것보다 중요합니까?

2-1. 물론 안철수를 없애지 않으면 새누리를 저지 못한다, 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생각은 자유지만 현실은 마음대로가 아닙니다. 최선이 없어 투표안한다, 라는 사람들한테 차악을 선택하라, 라고 투표율 올리려는 시도들을 열심히 할 텐데, 왜 자기는 차악을 선택하지 않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안철수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뉘예뉘예 그러고 사시등가~


정치 자체는 가치적인 행위인 면이 크지만, 실제 현실에서의 정치에서 그게 가장 크게 제약되는건 결국 "시간" 입니다. 특정 시점에는 아무리 가치가 다르고 아무리 양쪽이 다 옳아도(혹은 다 글러도) 결정을 해야하는 것이 정치라는 점 때문이죠.


저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지 않으면 계속 헛바퀴만 돌 거라고 생각합니다.

    • 중요한 전제가 필요합니다.


      '안철수는 새누리와 다른가..?' '다르면 얼마나 다른가...?'


      아직 이거 검증 안됐다고 봅니다. 사실 새누리만큼이야 아니겠지가 솔직한 바람입니다만, 자꾸 연상시키는 행동들을 하거든요.

      • 물론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잇다르고 있는 보도를 보면, 거의 모든 정책에서 민주당과 행보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낮은 가능성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더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 그게 아니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제가 따로 글도 올렸지만, 노동법에서 더민주와 국민의 당 온도차는 꽤 큽니다.

          • 그건 관점 차이에요. 그리고 무쟁점 3법안은 통과, 파견법은 불가 이런 기조가 다르진 않아요.




            그거 아니라도 세월호법 개정, 국정교과서 저지등,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훨씬 많은데 노동법에서의 근본적이지 않은 차이를 확대해석하는건 문제가 있다는 거구요.

            • 다릅니다. 국민의 당 스탠스는 결국 노동법에서는 새누리랑 비슷합니다. 3법안도 쟁점이 있어요. 더민주는 수정해야 통과입니다. 국민의당은 협의만 좀 하면 통과죠.




              덧붙여서,


              저는 노동법, 세월호 특별법, 국정교과서 이 3가지가 각각 어떤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법에 대한 방향성은 이데올로기적 측면, 세월호 특별법은 진정성과 공감능력, 국정교과서는 친박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거죠.




              국민의 당은 노동법 개정에 대하여 노동 3법은 새누리 원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며 파견법 관련해서는 유명무실한 노사정위원회에서 검토하자고 했죠. 이건 그냥 새누리랑 다르게 표현한 것일 뿐 스탠스는 같은 겁니다. 더민주는 노동 3법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세월호 2주기 추모식에 개인 자격으로도, 당 대표로도 전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천정배 의원 등은 참석했지만, 국민의 당의 실질적 얼굴은 안철수 대표죠. 반면 새누리는 원유철 원내 대표가 참석했고, 더민주는 각각 얼굴 마담이랄 수 있는 김종인, 문재인 씨가 개인자격으로이지만 다 참석했습니다.


              국정교과서 건은, 새누리당 내에서 유승민 의원도 찬성 표명을 꺼려 했던, 즉 친박쪽 의원들이 주로 찬성하여 진행한 사안입니다. 이걸 반대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찬성해 봐야 사실 잃을 게 더 많거든요.




              이런 점에서 안철수 대표의 정확한 아이덴티티를 아직 알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민의 당은 오늘 계속 세월호보다 민생법안이 먼저라는 시그널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 노사정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건 상당히 일방적인 말씀이시군요. 한노총이 비록 협의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새누리당의 합의파기에 반발하여,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상황인데, 한노총이 파견법에 일방적 합의를 해 주기라고 할거라고 보시나요? 대단히 무리한 말씀이라고 밖엔 생각이 안되는군요. 민주당보다는 새누리와 가까운거 맞습니다. 그러나, 새누리와 비슷하다? 그건 전혀 아닙니다.




                세월호 문제에 있어서는 안철수를 찍은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봐야죠. 재작년에 도장파러 동네 도장집을 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관악갑구이니까, 어지간하면 나이 좀 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새누리 찍을 분들은 아닌데, 세월호는 그만좀 하라, 이런 이야기 쉽게 나오시더군요. 그리고 제 엄마도 평소엔 새누리 찍다가 이번엔 안철수 - 김성식 찍더군요. 물론 2002년에 노무현을 찍었을 정도로 유도리가 있어서 그랬달 수도 있지만. 정치인은 자신의 주관이나 소신과 여론, 상황의 사이를 좁히려 노력해야하는 존잽니다. 어떤 기준을, 그것도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자의적으로 규정해놓고 그걸 갖고 판단한다면, 님 주관으로서야 존중해주지만, 그것에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긴 힘들테지요.

    • 친노는 이미 버려졌습니다, 이번에 정동영이 호남에서 선거운동할때 내세운 슬로건이 친노가 정동영을 죽이려고 했다, 김성주는 노사모가 밀어주는 정치인이니 반드시 심판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천정배는 문재인이 호남홀대는 없었다고 하자 아니라고 호남홀대는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호남에서 친노패권 심판하자는 거 이걸로 선거 기간 내내 말하고 다녔어요, 호남 전체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다수에 의해서 이런 주장이 인정 받았기에 이번에 더민주가 참패한 거에요, 친노는 호남에서 완전히 버려졌다고 봅니다

      • 호남에서 친노를 버렸다, 라는 것은 민주당을 호남과 친노 둘만 있는 정당으로 보는 무리한 구도라고 봅니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압도당했지만, 그럼에도 30%안팎의 득표는 대부분 했습니다. 친노와 호남이 가장 큰 부분이긴 하지만, 그 중간에서 어떠한 완충이 발생한 부분 + 아직도 친노에 대해 호남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가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일단, 말씀하신 김성주도 정동영에 거의 1%정도의 근소한 차로 패배했을 뿐인데요. 정운천의 선거구에서는 민주당후보가 100표차로 졌구요. 당연히 최근의 갈등의 축이 친노와 호남이니 그 둘 사이가 벌어졌지만, 앞으로 하기에 따라서는 그 갈등은 잦아들 수 있고, 잦아들게 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바로 지금, 대중들의 논의가 화해, 최소한 갈등확대의 방지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거고 그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아예 끝난 관계는 기본적으로 없습니다.

    • 새누리와 다르니까 호남 표 받았죠. 독재/학살 잔당이 아니잖아요. 이제는 정책으로 경쟁 해보라고 하면 어떨까 싶어요. 오바마처럼 보수세력 설득해 중요한 정책 관철시키는 여우짓하면서.
      • 저는 안철수와 국민의 당은 약간 나눠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구에서 호남표를 받은 건 민주당계 인사들 덕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명박도 독재/학살 잔당은 아니었죠. 국민의당은 그 구성면에서 친새누리로 간다거나 할 확률이 낮다고 보지만, 안철수 개인은 잘 모르겠거든요.

      • 생각이 다를 경우 싸우면서 협상해야 하는데, 협상을 아예 도외시 하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말한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바마가 2008 대선 캠페인에서 그랬다죠. 그들을 악마로 만들어선 안된다. 좋은 이야기, 옳은 행동들 뻔히 보면서들 왜 그걸 자기 감정 때문에 외면하는지 이해 못할 일입니다.

        • 여소야대 정국에서 싸우기 전에 협상 카드부터 꺼낼 필요가 있나요? 그러니 국민의당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거죠.


          파견법 이야깁니다.

          • 안철수의 모토가 협상이잖아요. 민주당의 모토는 대결이고. 그러한 입장차이는 감안해야죠. 그리고, 의심스러우면 비난을 하나요? 의심스럽대도 설득을 해서 끌어들이는게 더 맞는걸텐데요. 설득이 안 통하면 그 떄 비난을 해도 안 늦습니다. 만약 정말로 안철수가 파견법에 합의해줘버릴거라고 친다면, 지금 비난한다고 그런 태도를 바꿀까요?

            • 글쎄요. 협상이냐 대결이냐는 자세의 차이지 입장 차이가 아니지 않나요. 조건부 통과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궁금한 겁니다.
              • 그렇다면 더더욱 대화를 해야죠. 저는 국민의 당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고 말하는게 아니에요. 입장차이는 당연히 있는거고, 그를 위해서는 일단 대화를, 가급적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오는 쪽으로 해야한다는건데, 의심스럽다, 라는 관점에서 시작하면 곤란하다고 보는 겁니다. 물론 우리는 교섭 당사자가 아니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관심을 갖고, 가급적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쪽으로 여론을 형성 해야죠.

              • 첨언하자면, 저는 정치를 관찰자 입장보다는 당사자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들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그런 부분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말하는거고.

    • 문제는 극단주의자들이에요. 일종의 훌리건들이죠. 극단주의자들은 진보 보수와 상관없이 어디에나 포진해 있는데 소수임에도 목소리가 너무커서 꽤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죠. 마치 드라마처럼 막장일수록 더 논란이 되고 이들은 더 많이 소비되는 셈이니 더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시간때우기용으로도 봐주기 힘들죠. 이 게시판에도 역시나 기어들어와서 공해수준으로 바이트낭비를 하고 있죠. 안철수를 욕하든 문재인을 욕하든 개인의 자유이나 주장하는 바들이 대개 기아 타이거스는 막장이야. 아니야 롯데자이언츠가 더 개막장이야 하는 수준이라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고 일일이 대응해 놀아줄 필요도 없죠. 단편적사실들을 조합해 새로운 팩트로 날조해 내는 능력은 기자들의 것들로 충분하잖아요.
      • 그렇지만 말씀하신대로 극단주의자들은 과도하게 여론 형성에 기여합니다. 사실 이 글에선가 다른 글에선가 기억이 아리까리한데, 강준만 같은 사람이 제창한 "제자리 찾아주기" 독트린이 참 좋다고 봐요. 강준만은 반노 호남주의 입장에 가깝긴 하지만. 그리고 문제는 저러한 극단파들은 전투력이 높고, 중간파는 맘엔 안들지만 딱히 싸우고 싶진 않아하기 때문에, 싸움에서 밀린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저 스스로는 저를 전투적 중도주의자라는 좀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자처하는데, 극단주의자들과 싸우지 않으면, 그들의 과대표를 막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죠. 어제부터의 일련의 글들도 중간파의 입장에서 양 극단, 친노를 미워하는 안철수와 안철수를 증오하는 친노 모두의 입장을 공격하는데 할애하려 하고 있구요. 중간에서 압력이 없다면, 양 극단으로의 원심력이 높아질겁니다. 구심력을 형성해야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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