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나라로 이민을 떠날 때는 어떤 마음이 들까요?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The Last of England, 포드 매독스 브라운Ford Madox Brown, 1852~1855, 타원형 패널에 유채, 82.5*75cm, 버밍엄 미술관 소장
포드 매독스 브라운(1821~1893)은 19세기 중반의 대표적인 영국 화가로, 그 유명한 - 그러니까 스캔들로요 - 라파엘 전파 형제회의 회원은 아니지만 그 일원으로 간주되는 화가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회원이라기 보다는 스승이나 선배 화가로 불러야 할 듯. 브라운은 형제회의 리더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스승이었고 - 물론 아주 잠깐 동안만 - 이후에는 일생 이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지냈습니다. (생애 후반기에는 로세티의 후배 윌리엄 모리스와 의기투합하여 함께 상사를 건립하고 같이 회사를 운영해 나가기도 했구요.)
위의 작품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은 화가 본인이 자신과 아내를 모델로 하여 그린 그림입니다. 젊은 시절,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지만 그림이 영 팔리지 않아 생계가 막막했던 시절의 화가 자신의 절망과 우울을 - 본인 표현을 빌리면 '정말 미칠것 같았던 나날들' -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로 설정하여 표현한 것이지요. (물론 브라운 본인도 잠시 심각하게 이민을 고려해 보기도 했었지만 말입니다.)
이번 선거 끝나고 갑자기 이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지난 달, 잠시 업무 차 들렀던 역사 박물관에서 어떤 대학생과 우연찮게 만나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었거든요. 그 대학생은 요즘 모든 학생들이 그러듯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박물관에 나와 있었는데,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정치와 선거에 대한 얘기들도 나오게됐죠. 물론 저는 일상에서는 정치 얘기를 하기가 꺼려졌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기가 주저스러웠지만 그냥 그 학생이 하는 얘기를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 보고 이민을 떠날까 생각 중입니다....교과서 국정화 얘기 나올때부터 정말 끔찍했었거든요. 대체 경제도 엉망이고 나라가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고...솔직히 지난 대선 때 보니 선거도 못 믿겠어요...."
진짜 맘 한 구석이 저려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 중에서 하나를 실제로 만난거니까요. 그런데 딱히 뭐라고 해 줄 말도 없어서 그냥 그 학생이 얘기하는 걸 듣고만 있었죠.
그래도 지금은 선거 결과 때문에 좀 한 숨 돌리고 있습니다.
최소한 사람들이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되면 안되지 말입니다.
바닷물과 해풍에 자연스럽게 배추를 절이는 건가요
배추 절임...자연주의 작품답게 화면이 정말 정밀하죠. 책에 실린 작은 도판으로 봤을 때는 전혀 안보이던 소품들이 이렇게 큰 화면으로 보니까 드디어 보이더라구요>.<
애기엄마가 한쪽으로는 아빠손을 잡고 다른 쪽으로는 품에 안은 아기손을 쥐고 있는게 참 짠해요. 보아하니 백일이나 됐나 싶은 갓난아기인데 이런 애를 데리고 이민을 가다니...
저도 손을 보다가 왜 손이 하나 더 있는 걸 보고서야 아기가 있는 걸 알았어요.
갓난아이한테 이 나라가 전혀 도움될 것이 없으니 떠나겠지요. 이런 나라에 살아봤자 불행할 것이 뻔하니 ㅠㅠ
저 시절 영국의 빈부격차가 정말 어마무시 하더군요...뭐 150년전 얘기긴 합니다만 그래도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추운 날씨인데 갓난 아기가 있다는게 정말 더 안타깝습니다. 브라운은 피부 톤을 더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모델인 아내를 추울 때 일부러 밖에서 찬 바람 쐬게 하면서 그렸다고 합니다;; (물론 본인도 같이 찬 바람 맞으면서 그림을 그렸죠...-_-;;) 다들 감기 안걸리셨나 몰라...
누구 닮았는지 한참 생각했음
제임스 맥어보이? 영화인가요? 아니면 드라마?

안녕, 머지 강가에서Goodbye, on the Mersey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81년, 캔버스에 유채, 83.8*53.3cm, 뉴욕 포브스 매거진 컬렉션
한 세대 뒤의 그림이긴 합니다만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머지 강에서 페리호를 타고 관광하는 사람들을 그렸는데, 사진의 영향이 보이는 그림이네요. (뒷모습 그리기...) 이 사람들은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입니다. 이 시절에 페리 타고 관광하는 사람들이면 아무래도...여튼 다들 손수건을 흔들고 있군요. 이 시절에는 이렇게 이민선을 환송해 주는게 일상이었나 봅니다.
1852년 한 해만 35만명이 떠났고 빅토리아 시대 내내 - 그러니까 19세기 - 1500만명이 이민을 떠났다고 하니...
동감입니다. 진짜 그 대학생이랑 얘기 좀 하고 나서는 한 며칠 착찹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잡은 부인의 손은 왜 검정색일까요?
장갑을 낀것 같은데요. 다른 한 손은 아기를 안아야해서 안 낀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