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아포칼립스 감상 (스포일러 포함)
평가가 나쁘다는 걸 감안하고 봤음에도 영화는 그보다 더 충격적이에요.
배트맨 v 수퍼맨과는 다른 의미로 기괴한 작품입니다.
저스티스의 시작이 과잉된 요소의 집합체라면 이영화는 영화의 주요요소들이 심하게 결핍되어 있어 보입니다.
그 부족함을 무의미한 설명과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브라이언 싱어의) 한시간 짜리 액션씬으로 채웁니다.
시리즈의 8번째 작품이면서도 가장 설명적인건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의 대부분의 인물과 주요 스토리를 건드립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 본 관객에겐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시리즈 전편들을 본 관객에게 한시간에 이르는 장대한 도입부는 악몽같은 시간일지도 모르겠네요.
새 인물이자 악당인 아포칼립스는 이영화의 유일한 차별점이면서 가장 구린 요소입니다.
초반 도입부를 비롯한 그의 대부분의 장면이 무의미합니다.
'현대에 깨어난 초월자가 인터넷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을 알고 파멸시키려 한다'라는 클리셰를 80년대스럽게 묘사한 그 장면은 놀랍도록 유치합니다.
도입부는 대부분 불필요한 네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그것도 아주 느리고 무성의하게 진행됩니다.
울버린 오리진의 스토리를 차용한듯한 에릭의 이야기에서 그나마 마이클 패스빈더만이 그럴듯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설정인건 마찬가지입니다.
인물소개가 끝나면 워프에 가까운 속도로 적과 조우하게 되고 기본 상차림같은 퀵실버의 재탕 액션씬과 울버린의 등장씬이 끝나면 곧바로 클라이맥스인 찰스 구출작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시간짜리 장대한 액션씬이 펼쳐집니다.
앞서 말한 대로 영화의 많은 요소들이 결핍된듯한 작품같습니다.
시나리오의 구림에 앞서 기본적으로 대사의 절대량이 적고 대부분 무의미해요.
전작과 달리 의상, 세트 디자인, 촬영, 음악등 많은 요소들이 시대상을 반영하긴 커녕 기본적으로 부족해 대부분의 장면이 블루 스크린에서 타이트한 샷으로만 촬영한듯한 갑갑함이 느껴집니다.
전작이 울버린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양한 인물과 복잡한 플롯을 경이적인 솜씨로 꿰맸다면 이번작에선 줄잡아 스무명 가까이되는 인물들이 차례로 한 소절씩 부르는 노래같습니다.
제니퍼 로렌스같은 스타도 마이클 패스빈더의 연기도 이영화를 구하기엔 분량부터 부족합니다.
딱히 욕먹을 영화라기 보다는 기억속에서 희미하게 사라질 무기력한 영화입니다.
'산왕과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북산은 이어지는 3차전에선 거짓말같은 참패를 당했다.'
이 정도가 이영화에 대한 가장 후한 평가인것 같습니다.
웨폰 X 복장을 한 울버린의 짧은 등장은 팬서비스에 불과하지만 따분한 모임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듯한 반가움을 안겨줍니다.
싱어의 엑스멘이 한번도 좋은 적이 없었어서 이번 폭망은 예측됐던 거라고 봅니다.. 슬프게도. 데오퓨를 선방한 건 매튜본의 각색빨이라고 생각하고요. 솔직히 엑스멘 프랜차이즈에서 진짜로 건질건 퍼스트 클래스 단 하나라고 봐요..
감상이 아주 찰지네요! 감사합니다.
기대치를 아주아주 낮춰야겠어요;
놀랍도록 헐겁습니다.
기모으는데 한편 소모하는 드래곤볼 세편 분량을 생각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