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못 하는 게 제가 남성이기 때문인가요?
제가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부분은 강남역에 포스트잇 추모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처음 언론사들이 설정한 프레임과 일부 포털의 댓글들 반응 등등. 이런 점들에 대한 논의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에요. 그것들보다는 강남역에 일부 포스트잇이 다음 생엔 같이 남자로 태어나자, 여자라서 살해당했고 남자라서 살았남았다 등등 이번 사건을 남여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여성분들의 행동에 대해서에요. 물론 남여프레임의 시작은 남성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이 시작했다고 하나, 여성들도 이런 프레임으로 같이 개싸움을 하는 것에 심정적, 논리적으로 공감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남성이기 때문에 저런 논리를 따라가지 못 하는 건가요?
일단 제가 인정하는 부분은 한국사회에 있어서 여성은 약자이고 자주 이유없는(혹은 빈약한 근거로 인해)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그에 따른 불이익도 분명히 있고요. 남성들 사이에서 여혐을 조장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고 그런 사람들이 최근의 경험 상 제 생각보다 꽤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습니다만 현재 이렇게까지 큰 사회적이슈로 떠오를 정도인가 하는데에는 의문이 드네요 (당위적인 측면에선 분명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다뤄져야 하는 것은 맞으나 이번 사건과 여성혐오주의 팽배와의 관련성을 고려해봤을 때 제 상식과는 어긋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이번 강남역 사건에서 싸이코패스와 여혐론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분명 범인은 여혐론자이지만, 또 동시에 싸이코패스이기도 합니다. 남자들이 이번사건에 여성들의 반응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아마도 거기서 오는 건 아닐까요? 난 여성혐오론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싸이코패스도 아닌데 왜 안타까워하고 추모하는 감정 이외에 죄책감마저 느껴야 하는 걸까?
몇몇 분들이 세월호 사건과 비교를 하시면서 그때 느꼈던 아이들을 지키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 한 책임감과 죄책감이라고 하시는데, 제가 봤을 때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은 그 때는 직접적인 비난을 퍼부을 곳을 설정해 두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와 세월호 선장, 선박업체 등등은 말도 안 되는 이 사건들에 관련된 직접적인 죄가 있고 처벌받아야 할 이들은 그들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그저 간접적인 죄책감 뿐이죠. '나는 그들을 구하려고 했으나 끝내 구하지 못했다. 너무 미안하다'. 일반 시민들의 추모와 그 감정들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은 마치 환자나 피해자들을 구하지 못 한 소방관이나 경찰관들의 죄책감과 많이 닮아있죠. 그런데 이번 사건을 남녀프레임으로 몰고 감으로써 남성들은 그때와는 달리 좀 더 직접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는 겁니다. 물론 직접적인 가해자는 그 싸이코패스 여혐론자이지만요.
여튼 제가 궁금한 부분은 정말 많은 수의 여성분들이 정말 저렇게 느끼고 생각하느냐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부분에 대해서 지적해주시고 공감하는 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나라나 보면 언론이 참 기가 막힙니다만, 황색 저널리즘부터 해서 뭐 지금은 인터넷으로 정제 안 되고, 문법도 안 맞는 걸 바로 바로 내는 것 보면 똥색 저널리즘 수준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제가 놓친 부분은 언론사들의 병크에 대한 여성분들의 분노를 충분히 공감하지 못 한 부분이겠군요...사실 언론사의 삽질은 제 인생전반에 걸쳐 너무나 많이 겪어왔어서인지 조금 둔감해진 부분도 있습니다 .... 어느 정도 포기해버렸다고나 할까요, 바람직하진 않습니다만 저도 나름 제 멘탈에 대한 보호기제가 있어야 될 것 ...쿨럭
세월호 부분만 제가 코멘트를 할게요 (듀게에서 그와 관련해서 댓글도 달았었으니)
제가 세월호 사건에서 아이들에게 느낀 비슷한 미안한 감정을 갖게되었다고 했을때
우선 본문에 언급하신 세월호에 사건에서 제가 미안해 하는 지점에 대한 정의가 일단 제 생각과는 다르네요.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가 아닙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사고가 나고 이런 허접스러운 쓰레기 같은 구조시스템으로 아이들을 다 죽인 상황이
단발적인 사고가 아닌 그런 사고가 필연적으로 나게 되어 있고 그런 사고에 그런 어처구니 없는 대응을 하는 허접한 국가를 만든게 바로 모든 어른의 책임이고 그런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했던 거에요. 아마 저와 비슷한 이유로 미안함을 느낀 사람들 많을겁니다. 소방관이나 구조대원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해서 이어지는 귀하의 논지 역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강남역에서 발생된 여혐살인사건에 대하여 미안함을 느끼는건 이런 사건이 여혐현상을 토대로 일어나는 사회적 토양?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억제하는데 게을렀다는 자성에서 나오는 미안함입니다. 남자라서가 아니라 말이죠. (이번 일로 남자들 죄다 죄인 취급하는 일부 래디컬한 여성분들이 게신거 같은데 전 그런 과한 분노는 이해하지만 남자라서 미안해하고 싶지는 않아요)
아참, 다른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이코패스 부분 혹은 정신병자 부분은 이 사건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거나 핵심이 아닙니다.
살인용의자는 사건이 일어난 화장실에서 1시간 40분 동안 사냥감을 기다렸고 그 사이에 화장실을 들락거렸던 남자들은 모두 패스했다고 합니다.
(CCTV로 모두 확인된 사실)
용의자는 한편, 여자를 노렸고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했기 때문에 죽였다고 살해동기도 밝혔지요.
사이코패스이던 병적인 살인마이던 그들이 사냥감을 여성으로 특정시키는데 있어서 표창원씨가 지적했듯이 일베나 소라넷 등의 여혐을 조장하는 문화적 배경과 연관성이 강하다는건 신빙성이 있다고 봐요. 더 나아가 그런 하위문화 기제들은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남성중심주의 문화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군요. 세월호 부분과 죄책감 부분 모두 이해합니다. 전 soboo님이 말씀하시는 일부 래디컬한 여성분들에 대한 주장을 이해하지 못 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이런 부정적 현실의 사회구성원으로써 죄책감을 느낀다는 측면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구요. 그렇다면 사실 이번 사건은 전혀 남여프레임으로 갈 필요성도 당위성도 없었네요.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약자에 대한 사회적 안정망과 그에 따른 대책등에 대해서 논의가 되었어야 할텐데요.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네, 맞아요 사실 선진시민이라면 약자들이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울부짖기 전에 먼저 주류집단에서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 맞는건데 말이죠. 제가 생각해도 한국사회에서 남성들이 스스로 나서서 여권신장과 여혐타도를 위해 힘쓸거라는 기대는 안 하게 되네요 .... 하지만 분명 제가 본문에 언급한 식으로 남녀를 가르고 남성을 공격하는 게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 같진 않아요.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묘안은 없지만 저런 방식으론 안 될거야 라는 생각밖엔... 저만 해도 일단 공격받으면 제 보호하기에 급급하지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 같아요. 답이 안 보이는 문제네요
그게 저도 가장 의아한 지점입니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저런 격한 반응들을 보이는지.
실제로 과도한 일반화로 남자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사람들이 없는데도, 몇몇 이상한 주장을 들이대면서 우린 아니라고!!!!! 하는데,
저희도 그 얘기 하는게 아니라고요...
이 피해자가 남자였으면 죽었을까? 라는 점만 생각해 보면 여혐 범죄인지 아닌지 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지금 상황에서 제일 진절머리가 나는 건 '사이코패스라서 죽인 거다. 여혐이 아니다.' 라는 남자들의 주장인데 사이코패스일지라도 그 사람이 남성들사이에서 이미 보편적인 여성 혐오 정서에 대한 공유가 없었더라면 과연 저 여성분이 살해 됐을까요? 왜 자꾸만 사이코패스만의 문제로 몰아갈까요? 우리나라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여성 대상의 범죄는 가해자가 사이코패스가 아니어도 흔하게 벌어져요. 그리고 그 범죄의 뿌리는 명백한 여성혐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