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1.이 세상엔 재능이 중요한 분야가 많죠. 격투게임 또한 노력보다 재능이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고 봐요.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타고난 동체시력과 약간 뒤의 미래를 시뮬레이트하는 능력, 과단성, 창조력, 상대 심리에 대한 통찰 등 여러 가지 재능을 갖추고 있어야 승리할 수 있거든요. 


 이건 대단한 거예요. 저 모든 능력들과 노력이 합쳐져서 전 세계의 강자들을 계속 이겨나가는 건 존경심을 얻기에 충분한 거죠. 관점에 따라서는 서울대 입학 같은 거보다 훨씬 대단한 거예요. 서울대야 뭐 1년에 수천명씩 입학생이 나오니까요.



 2.예전에는 그랬어요. 격투 게임을 잘한다고 해 봐야 쌓을 수 있는 자산은 명성자산뿐이었거든요. 버추어 파이터든 길티기어든 철권이든...아무리 그쪽 세계에서 존경받고 칭송받는 인간이라도 다른 사회의 사람들이 보면 게임을 이상하리만치 열심히 하는 대학교 학부생, 게임을 이상하리만치 열심히 하는 알바생, 게임을 이상하리만치 열심히 하는 백수...뭐 이런 인간들이거든요.



 3.하지만 사람들은 그래요. 그게 어느 분야이든 자기가 잘 하는 분야를 대단하게 여기죠. 아직 이런 세상이 되기 전의 세상에서, 만약 방에서 게임만 하는 세계1위에게 부모가 역정을 낸다고 쳐 봐요. 나가서 알바라도 좀 하는 게 어떻겠냐고요. 그럼 자부심에 가득 찬 세계 1위는 이러겠죠.


 '이보세요! 당신 아들이 누군 줄 알고! 내가 지금 여기서 5프레임을 쫓고 있어요! 내가 12분의 1초를 쫓는 사람이라고! 12분의 1초의 세계를 쫓고, 지배하는 사람이라고요 당신네들 아들이! 온 세상 사람들이 나를 칭송하고 있는데 밖에 나가서 최저임금 따위나 쫓으라고요? 당신네들 아들이 그런 하찮은 사람이 되길 원해요? 세계 1위가 되는 대신?'


 뭐 이딴 연설을 주구장창 늘어놓을 거예요. 그럼 세계 1위의 부모는 이러겠죠. 그래서 그걸로 한달에 얼마 버냐고요.



 4.휴.



 5.하지만 그것도 옛말이고 이젠 게임만 잘 해도 꽤나 돈을 벌고 있어요. 최고인기 게임의 경우 프로게이머가 못 되어도 개인방송으로 돈을 벌 수 있죠. 아직 파이가 작은 격투게임 쪽 프로게이머들도 최상위권이라면 스폰도 받고 상금사냥도 다니는 듯 하고요. 세상이 바뀌어가는 걸 보며 언젠가는 나의 관점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보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고, 그것이 꼰대화의 마지막 단계가 아닐까 싶어요.


 

 6.하지만 휙휙 바뀌어가는 세상인데...어쩌겠어요. 언젠가 말했듯이 중세 시대의 농장에서 태어났다면 태어날 때부터 떠나는 날까지 같은 세상에 살겠지만 내가 느끼는 바로도 분명히 몇년 전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10년에 한번씩 드는 것 같아요.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사라져있을 직업을 가지기 위해 쓸모없어질 지식을 배우고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아요.


 

 7.어렸을 때부터 봐왔지만 바뀌지 않는 건 인간의 본성뿐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인정받으려는 욕구 말이죠. 그 과정에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는거죠. 인간은 전혀 바뀌지 않는데 인간이 사는 세상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걸 구경하는 건 정말 신기해요. 뭐...어찌되든 세상을 구경하며 살겠지만 좀 더 좋은 의자에 앉아서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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