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나 괴담 좋아하시는 분들? 왜 그런 이야기에 끌리나요?
저는 무서워서 무섭기 때문에 안 보고 사실 왜 보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의 구조에 끌려요. 잘 짜여진 괴담은 스릴러나 추리물과 유사해요. 다만 적용되는 규칙이 다를 뿐이고 그 지점은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지요. 공포영화 같은 경우엔 양질의 것일수록 사회상을 반영하거나 철학적 질문을 깔고 가고 이야기 자체가 모호한 구석이 있어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죠. 만드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즉물적인 자극에서 깊은 사유까지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인데 어찌 싫어할까요. 여자남자 만났다, 끌린다, 갈등한다, 사랑 해필리 에버 애프터 같은 이야기로 현실도피 하는 것과 비교해서 크게 나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쨌든 그래서 무서운 이야기를 씁니다.
무서워서 두근두근 거리는 그 기분을 쾌감으로 느껴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와 비슷하게.
현실이 공포스럽고 잔혹하잖아요. 인생은, 모든 생물의 삶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의 생존인 것 같아요.
행복은 찰나의 감정이지 지속하는 상태는 아니죠. 그래서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는 비현실적인 것 같아서 안끌려요.
평소에는 막연했으며 이름도 붙이지 못했던 두려움의 원천을 픽션을 통해 대면하고 확인하고 성찰하는 데에서 오는 상쾌함도 있겠고,
긴장과 이완 자체가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할 테고,
그 긴장과 이완의 완급을 조절하는 기교/화술 자체가 미적인 만족감을 안기기도 하고,
두려움과 고통을 주는 불건전한 것이라는 미명 아래 억압당했던 것들이 가려지지 않고 드러나는 데에서 오는 역전의 기쁨도 있겠고,
역시 그 '추한' 광경에서만 가능한 미적인 쾌락도 있겠고,
최악을 상상하고 겪어내도록 함으로써 실제로는 더욱 건강하고 안정적인 정신을 갖추게 되는 점도 있고…
두려움을 다루는 예술을 외면했을 때 놓치게 되는 즐거움과 이점이 너무 많은걸요. 두려움 자체에 관한 생각과 언급과 묘사와 유희를 금기시하고 밝고 건전한 것만을 권장하는 태도야말로 위험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건 사고 소식을 볼 때가 있는데요. 끔찍한 사고라던가.. 비행기 추락사고 같은... 그런 걸 보고 나면 안전하다 라는 느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인 것 같아요.
자기안의 폭력성을 안전하고 건전하게 분출하는 방법이다.. 대충 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동감합니다. 겁나거나 두려울 땐 안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