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들> 감상
윤가은 감독의 단편이 참 좋았던지라 <우리들>의 개봉을 기다렸던 관객입니다.
오늘이 개봉 첫날인데도 극장이 너무 없더라고요. 요즘 영화가 은근히 많기는 하지만요.
좀 나중에 볼까 하다가 나중이 없을 것 같아서 부랴부랴 보고 왔습니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선이가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날 전학 온 지아라는 아이를 만나고 친구가 됩니다.
여름방학 첫날부터 2학기가 시작한 이후까지 이 둘 간의 관계의 변화,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보다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짜임새가 촘촘하고 관계의 긴장감과 순간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윤가은 감독의 단편 <콩나물>처럼) 시선이 따뜻한 영화를 기대하고 가시면 아마 조금 당혹스러우실 거예요.
아이들이라고 해서 그들의 인간관계를 조금도 쉽거나 예쁘게 그려내지 않습니다.
잔인하게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뜻하지 않게 실수를 저지르는 걸 사실적으로 보여주거든요.
아이들 뿐아니라 이 영화가 그려내는 어른상(象) 또한 굉장히 현실적이예요.
영어학원을 멋대로 등록하고 다니게 해서 때로 짜증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지아 할머니지만
분명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진 평범한 어른이고요,
아이들의 싸움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중재하려고 하는 담임 선생님도 그렇습니다.
선이의 엄마가 사랑을 베풀 줄 아는 현명한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지만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어른으로서의 한계는 분명히 보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너무 진짜인데다 주인공인 선이가 감정을 꾹꾹 눌러담는 아이라서 생각보다 감정소모가 심하더라고요.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고무줄을 팽팽히 당겨놓고는 그걸 끝날 때까지 놓지 않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레퍼런스로 <파수꾼>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파수꾼보다는 우리들이 상업영화적 문법에 덜 가까운 느낌입니다.
파수꾼 같은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사건을 진상(?)을 파헤쳐가는 일종의 미스터리 구조가 있는데
이 영화는 선이라는 아이의 얼굴을 한시간 반 동안 지켜보는 영화에 가까워요.
공교육에서건 사교육에서건 초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계신 분들이나 그 나이 또래 아이를 두신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이미 퐁당퐁당이라 내리기 전에 빨리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최수인 배우가 특별해 꼭 보려고해요.
지난주에 GV로 봤어요.
감독님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해주셨는데 참 좋더라구요.
남동생역할 했던 아이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ㅋㅋ 귀엽기도 하고 생활연기의 달인이랄까 그런 느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