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1.어떤 여자와 이야기를 하는데 그 여자가 상당한 학력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편견과 일반화로 떡칠되어 있는 저는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예쁘게 태어나서 어떻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냐고요. 이쯤에서 '김태희도 잘했잖아요'라는 대답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대학교 때까지는 자신이 예쁜 걸 몰라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자신이 예쁘다는 걸 깨닫게 된 후론 어땠냐고 물어보자 여자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어요. "인생이 편해졌어요."



 2.한 친구에게 브렉시트의 혼돈 상황에서 무엇을 했는지 물어봤어요. 친구는 파운드화를 샀다고 했죠. 비교적 싸게 산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이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하자 친구가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어요.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영국으로 여행을 가야겠다고요. 



 3.이건 예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상담사같은 사람들에게 유용성을 발견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저는 아닌 거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상담사를 만나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내 돈이 상담사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사실뿐이거든요. 뭔가 그럴듯한 공허한 말이나 그럴듯한 추상적인 말이나 그럴듯한 정신승리법을 제시해 주는 허상적인 걸 다 빼면 말이죠. 아무리 봐도 그 공간에서 실체적으로 이동된 건 내 돈뿐인 거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사실 상담사들이 제시해 주는 건 어떤 사상이나 사물을 다르게 생각해 보자는 것 정도예요. 내 인생을 진짜로 나아지게 하는 것들...다음 주 복권 번호나 급등주 정보 같은 건 전혀 들을 수 없고 50분 내내 그런 소리만 들어야 하는 거죠. 한데 그건 속이는 거잖아요. 좋은 건 좋은 거고 엿같은 건 엿같은 건데 상담사들의 수법은 이런저런 그럴듯한 포장을 다 빼면 결국, 엿같은 것도 좋게 생각해보자는 제안이 대부분인 거 같아요.


 휴.


 한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엿같은 건 엿같이 여겨야 언젠가는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거지 엿같은 걸 좋게 여겨버리면 뭐 엿같은 것과 친구라도 먹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아무리 나랑 늘 붙어다니는, 떨어뜨리기 힘든 녀석이라고 해도 친해질 수 없는 건 친해질 수 없는 거거든요.


 이런 면에서 보면 차라리 성질나쁜 식당 할머니가 상담사보다 나은 거예요. 할머니가 좀 거친 태도로 접객을 해도 어쨌든 배고픈 상태로 성질나쁜 할머니 식당에 가서 돈을 내면 배고픔 하나는 확실하게 사라진 상태로 식당 문을 나서게 되잖아요. 누군가의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 친절한 상담사보다 성질나쁜 식당할머니를 찾는 게 옳은 일 같아요. 



 4.휴.



 5.아 물론 성질나쁜 할머니 식당엔 가지 않아요. 정확히는, 서울엔 그런 곳이 없으니까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거죠. 잔뜩 찌푸린 얼굴로 설렁탕을 갖다 주며 '처먹어!'라고 소리지르는 할머니 식당은 그냥 추상적인 클리셰 같은 개념으로 존재하는 거니까요. 한국 어디엔간 있다고 하니까 아마 있겠죠.









    • 하하하 3번은 뭔가 공감도 되면서 그래도 도움받은 사람으로서 뭔가 반박하고 싶어지네요. 상담사는 신이 아닌 이상 말씀하신대로 로또번호를 줄 순 없겠지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힘든 걱정과 아픔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느정도 치유되는 그런 게 있더군요. 전 제 얘기를 경청해주고 한께 고민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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