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나댄다는것)


1.가끔 썼듯이 어딘가에 가면 백수라고 자기소개를 해요. 여기에는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어요. 


 첫번째는 거짓말을 하는 게 재밌으니까요. 두번째는 어떤 노동소득이 다른 종류의 소득보다 적다면 그 노동을 주체로 하는 직업에 종사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예요. 세번째는 작가 일을 할 수 있는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한국 웹툰 시장의 허들이 너무 낮아서 작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작가가 아니라고 여기고 있어서죠.



 2.예전에는 웹툰 관련 글을 쓸 때 연재처는 한정되어 있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수백 수천 명의 디자인과 졸업생들, 만화과 졸업생들, 컨텐츠학부나 애니과 졸업생들 웹툰을 해보고 싶은 다른 업계 사람들이 있어서 이곳은 경쟁이 심한 곳이라고 좀 포장을 잘 해서 썼지만...여기에는 허수가 많아요. 


 언젠가 썼듯이 대중 문화 상품이란 건 옷이나 자동차처럼 가격별로 차등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A급의 문화 상품을 접했다면 B급이나 C급의 문화 상품은 별 의미가 없어요.(여기서 말하는 B급은 흔히 말하는 B급 정서가 아닌 A급의 열화판.) 물론 우리나라의 만화가 A급이 아닌 이유는 인적 자원이 열등해서가 아니라 소양을 찾아내고 트레이닝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옥석이 가려지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죠. 만화 왕국 일본은 이걸 수십년전부터 해 왔기 때문에 A급인 거고 우리나라는 만화의 명맥이 거의 끊길 뻔 했다가 슈가대디라고 할 수 있는 포털들 덕분에 이제야 시작 단계인 거고요.


 

 3.어떤 분야든 성장시키려면 돈이예요. 돈을 발라야 하는 거죠. 그런데 (상대적으로)그림도 별로고 이야기를 짜는 능력도 별로인 작가 지망생들에게 누가 돈을 주겠어요? 그건 바보이거나 돈이 너무 많거나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거죠. 하지만 성장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만화 제작 실력을 늘리는 최고의 트레이닝은 정식 연재인데 대부분의 웹툰 작가들은 정식 연재라는 이름의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돈을 내기는커녕 돈을 받아가고 있었죠. 


 좀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온실 밖에서 자생할 수 있는 해외의 컨텐츠들을 따라잡으려면 한동안은 온실 안에서 보호받으며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니까요. 


 한데 그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운 상황을 빨리 끝내려면 미친 듯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좋은 시스템을 악용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요. 일본은 인기순위를 매겨서 하위권 만화들은 마구 잘라버리는데 한국은 한번 연재처를 잡으면 잘 자르지도 않고 최소한의 퀄리티만 맞추면 돈이 꼬박꼬박 나온다는 걸 이용해먹으며 사는 거죠. 그런 자들이 sns에서 나대는 걸 보면 에고만큼은 해외의 인기 작가들만큼 커져있는 건가 싶어요.



 4.휴.



 5.나대는 걸 싫어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하죠. 술집을 예로 들면 술집에서 돈을 낸 사람은 돈낸 것만큼 지랄해도 되는 거거든요. 10만원을 썼으면 10만원만큼 지랄해도 되는거고 300만원을 썼으면 300만원만큼 지랄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 장사니까요.(대신에 300만원어치의 지랄을 하면 직원들이 밖에서 만나주질 않지만요.) 


 하여간...내가 유일하게 짜증내는 건 돈낸 것 만큼 지랄하는 게 아니라 돈낸 것 이상으로 지랄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떤 몇몇 웹툰작가들을 보면 이건 돈낸 고객이 지랄하는 것도 아니고 술집 직원이 지랄하는 모양새인거죠. 제대로 된 직원도 아니고 '웬 미운오리새끼가 여기서 일을 하고 있는 거지?'란 의문이 드는 직원이 말이죠.









    • 관련 글과 반응을 보다 보면 (아마도 업력이 짧을) 상당수 작가가 자신이 플랫폼으로부터 받는 돈을 ‘월급’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가가 창작의 대가로 받는 돈은 각 권, 각 회의 성과에 비례해서 주어지는 인세와 원고료였고, 다른 장르에서는 지금도 그런데 말이죠.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창업군주 세대의 강건한 기풍을 잃어버리고 난숙기에 접어드는 역사 속의 왕조들을 보는 느낌이기도 하고…… 게임 분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월급(단기적 성과에 따라가지 않는 보장금)을 받으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은 법인 저작물의 요건을 상당히 충족하게 된다는 점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 한국 웹툰이 일본만화에 비해 전체적으로 수준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하위권의 웹툰작가들만 비하하시는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그판세나 칼부림같은 작품들이 최하위권에 머무는게 미티작가 작품들이나 더 게이머 보다 질이 낮아서 그런건 아니지 않나요? 
      이고깽이 잘나가고 재벌남주와 평범여주가 연애하는 스토리가 잘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일 뿐이죠.

      상위권 웹툰이야 그림작가가 따로 있어도 어시들을 몇명씩 쓰고 일본 만화는 기본으로 어시가 3-4명에 담당기자도 붙는다는데 
      뱅웁스를 봐도 그렇고 작가 혼자 작업하는 하위권 웹툰은 연재가 길어질수록 소재고갈되고 소모되는 상황이 맞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바에 방문한 고객에게 직원이 나대는 상황이랑은 조금 다른거 같습니다.
      업무시간외에 고객을 사적으로 만나서 대화하다가 예민한 주제를 꺼내서 논쟁이 생긴 상황에서 고객에게 예의없게 굴었다는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트위터는 업무활동에 포함되는것도 아니고 작품 이야기만 하기위한 용도도 아니고 음식사진 올리거나 영화나 게임, 뉴스 이야기도 하고..  사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니까요.
      작가가 트위터로 월급받는것도 아니고 작품을 보려면 작가 트위터를 팔로우 해야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제대로 된 직원이라면 사적으로 만나더라도 고객에게 예의바르게 대하겠죠.
      웹툰이 무료이다 보니 작가들에게 " 독자는 나에게 월급주는 고객" 이라는 의식이 많이 없는거 같아요. 무료로 보는 독자들 덕분에 작가가 포탈에서 월급받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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