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물통 갈기와 페미니스트

정수기 물통을 번쩍 들어서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리고 복사기 복사용지 묶음 들고 오고, 복사기 토너도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래서 부득부득 정수기 물통 갈고, 복사기 토너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주신다는 분들이 과연 인정을 해 주셨냐면 말이죠.


야근해야 인정, 철야해야 인정, 출장 가야 인정, 지방파견 가야 인정....

페미니스트로 인정받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은 줄줄 늘어나기만 합디다.

그리고 최종 병기 '니들은 군대도 안 가잖아!'가 등장하죠.


정수기 물통 가는 걸로 비아냥대는 건, 

개인의 근력 차에 따라 '힘이 듦'의 정도가 다른데 그걸 할 수 있느냐의 여부로 '진짜/가짜'를 나누겠다는 

그 당당함이 기가 막혀서입니다. 


인정이요? 

누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줬죠? 누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줬습니까?

내가 진짜 페미니스트인지 가짜 페미니스트인지 십자가 밟기 하나요?

저는 생물학적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다,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성혐오를 끊임없이 자기 검열하고 있는데요.

그 자기 검열의 내용을 판단해서 제가 몇 퍼센트 페미니스트인지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 주실 여러분? 


    • 오버할필요 없어요.  정수기 물통 알아서 갈면 그냥 힘쎈 직원으로 인정해줄테고  복사기 토너 알아서 갈면 그냥 할일하는 직원으로 인정해주겠습니다.

      • 정수기 물통은 갈 수 있는데, 정수기 자체를 못 옮기는 직원은 힘쎈 직원인가요, 힘이 약한 직원인가요?


        복사기 토너는 알아서 가는데, 사무실 화분에 물은 안 주는 직원은 할 일 하는 직원인가요, 할 일 안 하는 직원인가요?


        지각을 자주 하지만, 시킨 일은 빼먹지 않고 깔끔하게 하는 직원은 부지런한 직원인가요, 게으른 직원인가요?




        그 기준은 어디에 있고, 그걸 '인정'하는 자격은 누가 주는 거죠?

    • 꼭 정수기 물통 갈기 따위가 문제는 아닐것이라 생각해요. 일반 남자 직원에 비해 여자 직원이 잡 바운더리를 좁게 잡고, 그 외의 업무를 모른 척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한 바, 아마 그런 경우를 일컫는게 아닌가 싶네요.
      • 그게 그 여성이 페미니스트임을 인정하는 기준이 되나요? 그 기준은 누가 정하고 그걸 인정하는 자격은 누가 부여하냐고 계속 묻고 있는데요?
      • 굳이 어거지로 해야할 필요는 없죠. 업무범위도 그래요. 다들 좀 서로서로 좁게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업무범위를 왜 굳이 넓게 잡아야 합니까. 업무범위 최대한 정확하게 잡고 정해진 시간은 열심히 일하고 칼퇴근하는게 정상이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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