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미러링은 어떤식으로 성과를 내는건가요?

미러링을 통해 얻고자하는게 뭔지 궁금하네요. 제가 하는 다른 커뮤니티는 메갈 욕만 할뿐 메갈리안들이 없는 것 같아, 평소엔 눈팅만 하던 듀게에다 물어봅니다.

제가 추측해본건 다음과 같습니다.
1. 미러링을 통해 미러링 대상이 되는 행위의 추악함을 느끼게 한다.
2.어그로를 끌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3.분을 푼다


2번이라면 어느정도 성공적인거 같네요. 전 방임주의자. 한남충인데 이번기회로 페미니즘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공부했네요.
    • 가시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분노해서 거리로 나오고, 인터넷으로 표출하는 것이지요. 굳이 성과라면 1번 or 2번이겠네요. 1번은 성과라기보다는 동기에 가깝겠고요.
    • 원래는 1번과 2번을 의도했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그 원본과 왜 대체 여자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정도의 지성을 가진 남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았고... 


      그래서 실질적인 효과는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코르셋을 벗어던질 수 있는 계기(?) 쪽에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 우리도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 지금껏 그런 말들을 들어오면서도 


      열심히 자기검열하며 남자들이 만든 기준인 [착한 여자]로 "욕하지 마세요!"만 반복해 왔는데, 


      미러링을 해 보니 지금까지 못 들은 척하던 남자들이 갑자기 귀가 뚫린 사람처럼 반응하고 있어서요.


      ...아, 지금까지 안 들렸던 게 아니고 그냥 들을 생각을 안 했던 거였구나, 싶어 헛웃음이 절로 나는 거죠.




      [욕]이라는 무기를 여자가 휘두를 수도 있는 거였구나...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한편으론 이렇게 저질로 굴어야만 겨우 들은 척이라도 한다는 게 좀 슬프기도 하고요.


      물론 [들은 척]과 [문맥을 이해]하는 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 저도 글들을 통해 알게된 건데, 저 스스로 현실을 인식하게 해줬다고 할까요. 솔직히 메갈이 미러링이라는 걸 한다고 할 때 시큰둥 했어요. 그게 뭔지 관심도 없었고요. 저런 걸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고. 근데 미러링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반응이 참 기가막혔던 거죠. 난 늘 듣고 살았던 소린데 뭘 저렇게 열을 내? 실제 성추행도 당하는데 저 정도에 왜 저렇게 파르르해? 뭐 이런 식으로요. 나한텐 일상이었는데 그게 엄청 큰일이었더라고요. 선생님이었고 남친이었고 상사였기 때문에 내가 참아야지 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럼 안 되는 거였던 것 같아요. 뭐 요약하자면 제 안의 여혐을 봐버렸더니 세상에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더라 정도가 되겠네요. 미러링의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꽃길 가자고 굴면 미러링 같은 건 안 했겠지 싶어요.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는 부채감 같은 것이 생겼어요. 그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이후 쪽이 훨씬 나아졌다고 느껴서요.
    • 연대요. 남자들이 눈에 거슬려서 발을 동동 구르며 빽빽 거릴 만큼 드러내는 방식으로 여성들이 처음으로 연대하고 있잖아요. 그게 되게 신선했어요. 처음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힘을 발견하는 거 같달까요.

      그리고 페미니즘의 ㅍ도 관심없던 여성들에게 뭐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자각하게 해준거요. 세상일에 참 관심없는 회사 후배가 하나 있는데 자기 학교 게시판에 미러링 글이 요즘 자주 올라온대요. 그래서 보다보니 그 시각이 너무 신선하고 공감가고, 난 왜 틀에 갇혀 살았나 그런 생각을 했대요. 처음으로요.
    • 그래서 메갈이 진짜 페미니즘이 아니니 악영향만 끼쳤니 하는 남자들 말 같은 거에 전 관심이 없어요. 여성인 제가 처음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봤거든요. 기울어진 운동장이 계속 기울어져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나 악영향만 있었겠죠.
    • 참고하실 수 있는 기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이즈] 메갈리안, 분노가 이긴다 위근우 2015-09-16


      [일다] 두려움에 움츠리기보다 세상을 흔들어봐

      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그건_강간입니다>②

      수진 2016-02-22
    • 미러링을 하니깐 진정한 페미니스트 자처하며 훈수두는 남자들이 많아졌더군요. 이전에는 페미 자체가 욕이었는데 말이죠. 누가 보면 우리나라 남성 페미니스트 넘치는 나라로 볼 듯.
    • 3번을 해본 여성들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로 각성한다고 합니다.


      상대를 욕함으로 해서 자신의 정체성과 투쟁의식을 고취시키는 행위죠.




      그 페미니스트들이


      제가 여성의 날 집회에서 만난 페미니스트들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에서 만난 페미니스트들


      성매매 여성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던 페미니스트들


      동성애자 지지연대를 하던 페미니스트들


      그들과 같은 페미니스트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 답변들 감사합니다.


      핵심은 여성들의 연대와 자각인듯하군요.
      •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죠. 예를 들자면, 연대이대서강대 세 학교만 쓸 수 있는 '타임테이블'에서 10년 간 이대생 성희롱이 이어지다가 미러링 4일 만에 운영자가 나타나 고심끝에 사이트를 해체하기로 결정했거든요. ('여느 때처럼' 이대와 여성 비하가 이어지는 줄 알고 그랬다는 변명이 있었다죠.)




        디씨의 경우에도 '김치남' 미러링 며칠 만에 그동안 사용해 오던 '김치녀'가 같이 금지어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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