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1.한 사장과 대화하다가 남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구매력도 매력도 가지지 못한 남자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요. 그가 방 안에서만 살고 그가 방 안에서만 산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있어도 그 남자의 현관 앞에 누구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이죠. 어떤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만으로 멸시와 조롱을 받는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인생을 상상해 보라고 했어요.


 물론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새로 BMW를 뽑은 거냐고 하면 '아 이거? 그냥 타라고 누가 주던데?'라고 대답하는 여자가 그걸 어떻게 이해하겠어요? 경험은커녕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은 애초에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니까요.


 사장은 남자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둥의 피상적인 이야기를 하며 그런 남자도 운동을 하고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문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에게 다가가면 분명 기회가 있을 거라고 했어요. 그렇게 말하는 사장을 보며 그 점에서는 사장이 행복한 인간이구나 하고 주억거렸어요. 비참함을 알지도 상상하지도 못하는 점에 대해서요. 비참함을 알고 있으면 비참함을 상상하게 되고 상상하는 동안은 그것이 현실처럼 느껴지니까요. 


 휴.


 의무만 해내야 하고 혜택은 없는 어떤 우주의 어떤 남자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상상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가끔 하곤 해요. 정확히는 의무를 해내는 게 아니라 피할 수 없어서 온몸으로 맞아야 할 뿐이겠지만 말이죠. 여기서 아이러니한 점은 수컷의 혜택을 누리는 승리한 사회의 수컷들은 의무를 쉽게 피해나가곤 한다는 거죠. 아마도 그 남자는 우주의 파괴를 상상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하곤 해요. 


 그리고 우주가 절대 스스로 파괴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정도로 나이를 먹는다면 그는 상상하는 건 그만둘거예요. 우주가 자신을 파괴하기 전에 자신이 우주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을까 하는 계산과 계획을 그리고 있겠죠. 



 2.사람들이 진짜로 분노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찮다는 사실뿐이예요. 내가 직접 관찰한 현 세대에서 다른 사람의 처지나 정의따위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오랫동안 투자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어요. 그러는 경우는, 그게 자신의 브랜드인 경우뿐이었죠.



 3.늘상 말하지만 포장은 싫어요. 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은 자기자신을 위한 거잖아요. 엠마 로버츠의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에게 뭘 사준다는 건 빨아달라고 하는 거야.'는 정말 명언이예요. 



 4.휴.



 5.여자들에게 왕자님이 필요 없다고 하는 티셔츠 말인데...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그럴 여건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흔들어 댈 트로피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가지고 놀 토이를 원하지 공주님이나 왕자님 따위를 원할 리가 없는 거죠. 


 공주님이나 왕자님들은 우리와 맞먹으려고 들잖아요. 누가 자신과 맞먹으려고 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싶어하겠어요? 사람들은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늘 상대를 몇 밀리미터 가량씩은 내려다보며 미묘한 우위를 즐기고 있죠.








    • 요즘같아선 살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죽기보다는 죽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참 편리한 도구인 것 같아요. 고민할 필요없이 주어진 답으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니! 인류 최고의 발명이 아닐까요? 글 잘읽고 갑니다.

    • 극히 일부를 제외한 개개인은 보통 하찮지 않을까요. 내가 없다고 세상이 안돌아가지는 않지요. 물론 제 가족에게는 큰일이겠지만. 나비효과 이야기해도 제가 없다고 어디선가 큰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거에요. 회사에서 나라는 사람은 그냥 부품 하나이고, 나 없다고 회사가 안돌아가진 않죠. 그러니 적당히 짤리지 않을 만큼만 열의를 보이면서, 내가 없으면 큰일이 날 사람들에게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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