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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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정말 빨리 가는군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더위도 큰비 온 뒤 사라지고.

더위를 핑계로 여자친구가 사는동네로 놀러와 머문지 이주가 지났습니다.

이주 남았네요. 좁은 고시원도, 익숙해진 모텔촌 거리도.

이제 익숙해진 동네를 걷는데 그림이 그리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시원해져서.


그림은 집밖으로 본 풍경을 다른 느낌으로 그려본거에요.

처음 그림 그릴때는 고갱님에 꽂혀서 비슷하게 따라해봤고

두번째는 빛이 나는 느낌으로 그려봤어요.

그림을 그리다가 너무 더워서 도저히 못하겠어서 서울로 도망왔죠.


저는 풍경이 좋아요. 분위기로 말할 수 있어서.

대상의 사실적인 모양보다는 구도와 색과 크고 작은 것들의 모임으로 말하기.

은근한게 더 야하지 않나요.


말이 상상하도록 만든다면 그림은 상상을 멈추게 해.

상상이 멈춘 뒤의 고요가 좋아요.

노곤하고 배가 고프고 졸린데 자기는 싫고 멍한.

괜히 안경을 벗어 닦고, 선명해진 세상에 잠깐 신기해하다가

금방 익숙해지고.

더위가 속옷처럼 느껴질때쯤 이제 추위가 와서 벗으라 재촉하고.

날씨에 매여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끔, 어떤 것들이 새롭게 보일때면 그것들을 그리면서 좋아하고.

어떤 말들에는 피곤해하고. 

싫어한다는 말을 잘 못해서 그냥 웃고 넘어가는 동안, 

시간은 가고.


아, 또 가을이네요.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 아름다워요.. 그리고 싶으신 걸 그릴 수 있는 재능에, 그 재능을 다듬기 위해 바치셨을 노력과 땀에 모두 찬탄하게 되네요. 멋진 그림 잘 봤습니다..
    • 이 글을 pc에서도 보고 폰으로도 봤는데, 폰으로 보니 두 그림이 한 화면에 들어오면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더라고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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