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의 리뷰는 제게 아이디어뱅크였어요.

아이디어를 찾는 일에 시달리며 갑자기 떠오른 이야기.


10여년전, 그때도 전 아이디어를 찾아 떠도는 신세였는데, 그때 큰 도움일 주었던 두가지가 <시>와 <듀나의 영화평>이었어요.

시가 형식과 소재,문구 면에서 아이디어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는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듀나의 영화평이 제겐 그렇게 좋은 소스였죠.


왜그럴까. 다른 영화평들은 사실 그게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경우가 없었던것 같은데 왜 유난히 듀나평의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듀나의 영화평은 그 관점 자체가 창작가의 입장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상 메타포의 의미나 그 본질보다, 듀나는 작가가 그 이야기를 만들때, 그 캐릭터를 구성할때 어떤 상황에 놓여있었는지, 또 그게 얼마나 효과적인 아이디어였는지, 잘못되었다면 어떤 식으로 했어야만 했는지 따위에 집중하는 글쓰기의 패턴이 있어요.

즉 화자를 관객이 아니라 같은 작가의 입장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죠.

이런 방식이다보니 그의 평론이 떄론 비판을 받는,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는 다른 소설이나 작가를 줄줄이 늘어놓고 대비해서 설명하는 형태는 지극히 자연스러워요.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나열해서 효과적인게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하는거니까요.


그래서 였을까. 뭔가 아이디어, 창작의 실마리가 필요할때마다 듀나의 영화평을 그냥 하릴없이 그렇게 봤었어요.

웹을 통채로 다운로드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수백개? 수천개의 리뷰를 다 다운로드 해서 노트북에 넣어놓고 심심하면 읽어봤었죠. 모르는 영화도.


그러나 게시판이 바뀌고..새로운 게시판의 리뷰들은 조금 인덱스가 불편해지면서, 이전 자료들을 찾기가 까다로워지면서, 또 듀나의 영화평이 약간 스타일을 바꾸면서 점점 멀어져간 듀나....


그래도 당신은 내 영감의 바이블이었어요~~

    • 조금 쉽게 쓰기로 방향을 바꿨죠.

    • 어째 바뀐 방향이 독자가 읽기 쉬운 것이라기 보다는 본인이 쓰기 쉬운 방향인 듯 합니다.
    • 저는 리뷰 보다는 듀나님의 단편 소설들이었죠.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할 수 있을까! PC통신 시절 올라왔던 SF단편들은 진짜 전설 그 자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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