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인]음주운전을 한 친구와의 절교_추가
고민되는 일이 있어서 의견을 구합니다.
추석 연휴 전에 친한 친구와 술을 마셨어요.
당시 친구는 차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저는 커피나 마시고 들어갈까 하고 제안 했는데,
연휴에 제가 여행을 떠나기로 되어있어서 오래 못보기도 하고, 대리를 부르면 된다고 말해서 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졌어요.
가볍게 마신 게 아니라 진을 언더락으로 계속 마셨기에 제법 셌고요.
근데 새벽 3시가 넘어 헤어지면서 대리를 부르라고 하니 친구가 그냥 운전을 하겠다는거에요.
저는 절대 안된다고 만류했고요.
가게 주인이 어플로 부르면 된다고 해서 비교적 더 멀쩡한 제가 휴대폰으로 대리 어플까지 깔았는데
대리 어플은 본인 인증을 해야만 깔리더라고요.
결국 그 친구가 몇번 해보다가 안되니 그냥 가겠다고 계속 우기더라고요.
그냥 폰으로 부르면 깔끔할텐데 아는 번호가 없다고 그러고...
저는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고 차알못이라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고...
솔직히 저는 이미 택시를 불렀는데 내가 왜 이 상황에서 얘를 태워 보내려고 이러고 있어야되나 짜증도 나고...
결국 저는 대리 안불러서 가면 나 다시는 너 안본다. 나랑 절교할 생각이면 그냥 운전해서 가라.
그랬어요. 근데도 계속 부를 생각은 안하고 어정쩡하게 있길래
그럼 우리는 다시 못보는 걸로 알겠다며 술집을 박차고 나와버렸어요.
친구가 쫓아나왔는데 그냥 다 꼴보기 싫어서 피하다가 마침 택시가 왔길래 타고 와버렸고요.
이후로 걔가 어떻게 갔는지는 모르고, 연락과 문자는 계속 오는 데 안 받고 있어요.
음주운전으로 친구 사이를 끊는다는 게 맞는 걸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실 건가요?
마음은 거의 안 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데,
한국에 음주운전하는 사람이 한 둘은 아닐텐데 내가 유난인 건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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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쓰면 뭔가 친구 욕이 될 것 같아서 전후 상황을 빼놨는데
제가 글을 좀 모호하게 쓴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일단 친구는 이성이에요. 그래서 제가 집까지 업어서 침대에 눕혀주고 이러기는 부담스러운 관계고요.
평소에 술을 마시면 항상 저보다 많이 마시고 취하는 타입이라 집 앞까지 택시로 데려다 준 적은 여러 번 있어요.
근데 저랑 그 친구 집이 거의 경기도의 끝과 끝이기 때문에 택시비가 만만찮아요.
(보통 6~7만원 정도...그렇다고 취한 사람한테 택시비 내놔라 하기는 애매하니...)
어쨌든 그래서 술자리는 빨리 끝내려고 하는데 친구가 버릇인지 술을 마시면 집에 잘 안가려고 하는 그런 게 있어요.
제 입장에서는 취한 아이를 내버려 둘 순 없으니까 차 끊어지면 제가 항상 어떻게든 태워보냈는데 대리는 제가 대신해주기가 좀 애매하더라고요.
제가 운전을 하지 않으니 대리는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고, 저 또한 그날 제 정신이 아니고 어느정도는 취한 상태였으니까요.
그날도 아마 어플이 제 폰에서 구동되었으면 불러주고 갔을 거에요.
그냥 전화로 부르려니 상세주소도 불러줘야하고 전화도 제 전화기로 올거고 여러가지로 좀 복잡한 거 같아서 본인이 스스로 하길 기다렸던 거에요.
그렇다고 인사불성으로 취한 건 아니었고 충분히 대리 부르는 전화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였거든요.
근데 저한테는 걔가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게
-그냥 운전해서 가도 되는데 니가 대리를 부르라고 강요하니 나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 없다. 니가 불러주려면 불러주던가-
라는 태도로 보였어요.
제가 과하게 화를 낸 건 항상 집에 가는 문제를 제가 챙겨야 하는데서 오는 짜증이 한꺼번에 폭발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아니라 너가 안전하게 집으로 가는 문제 때문에 왜 내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느냐,
이제 하다하다 음주운전까지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면서 나를 힘들게 하느냐 뭐 이런...)
또 평소 음주운전은 절대, 생각조차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교육 받고 자라기도 했고요.
음주운전하면 절교하겠다고 말한 건, 밑에 말씀하신 분처럼 그렇게 말하면 친구가 당연히 대리를 부를 줄 알았는데
결국 친구는 그러지 않았고 거기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어요.
만약에 그 친구가 저와 평생 안보고 음주운전하는 버릇을 고칠 수 있다면 그 편이 저는 낫다고 생각해요.
확실한 건 그날 친구가 대리를 불러서 집에 가진 않았어요. 문자가 왔는데, 만약에 대리를 불렀다면 그에 대한 설명이 있었겠지만
그냥 잘자고 여행 잘 다녀오라고 하고 끝이더라고요.
평소에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좀 듣는 편이라 글을 올렸는데, 답변들 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잘하셨어요. 짝짝.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거든 다시 친구하셔요. 결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려구요. 한번 되게 뭐라하신 셈이니 함께 할 때만이라도 또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겁니다.
음...무슨 의미인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깨달았네요. 저는 나름 진지한 고민을 올린 건데 이렇게 희화화 해버리는 두분께 참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 '이렇게 희화화 해버리는 두분' : 다른 분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제게는 그런 의도가 없었고, 다시 읽어보아도 어디가 '회화화'라 할 만 한지를 모르겠군요.
2. 홍상수 영화에 대한 해석의 차이일까..? '그런 사고방식'이란 또 무엇일까 싶기도 하구요.
3. 글쎄, 제게는 저 상황이 부조리하게 느껴질 따름예요. 그 부조리 이면에 무엇이 있을지는 알 수 없고, 아마 설명될 수도 없겠죠. 부조리란 늪과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4. 홍상수 영화라면 이 시퀀스 뒤에 초라한 섹스씬이 이어질 수도 있겠고, 그건 일련의 부조리를 낳은 원인이 아닌 결과, 급조된 출구 또는 나름의 반항으로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이건 홍상수론을 쓰기 전에는 힘들 것 같고.
5. 아무튼 저는 최근에, 7살난 조카에게 왜 인간은 악덕과 우행을 범하는가를 설명해야 했죠. 물론 실패했습니다.
이어지는 초라한 섹스씬의 시퀀스와 7살난 조카에 대한 묘사까지... 역시 인간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는 게 맞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새로운 시나리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친구 낯짝 다시 안보고 싶은 거 충분히 이해됩니다. 글쓴분도 당시 꽤 취하셨을테니 그런 상황이 더 힘드셨을거 같구요. 왜들 그리 술 X마시고 운전 하려고들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술도 강하고 운전도 잘하니까, 몇 잔 안마셨으니까, 거리도 가까우니까) 괜찮을거야 하는 만용도 참... 무책임함과 미개함의 판타스틱한 조화랄까요. 평소 얌전하다가도 술만 들어가면 땡깡지수 무한대 뻗쳐서 결국엔 끌고나가 집에 던져줘야 하는 넘들도 참 싫다능. 뭐 결국엔 끼리끼리 모이게 마련이라 다 정리가 되긴 해요.
드리고 싶은 말은, 음주운전에 대한 글쓴분의 강경한 입장은 절대 고지식함이 아니라는 점. 절교를 할 것인지 아닌지는 본인 만이 아실 일인데, 저의 제한적인 경험으로는 술버릇 더러운 녀석들 왠만해서는 극복하는 꼴을 못봤습니다.
고민 글에 왜 굳이 비아냥거리는 답글을 여러개나 다시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상한 글을 올린 입장에서 해명을 드려얄 것 같네요.
설마 유치원생도 아니고 '흥 절교야!' 이러겠어요. 저에게 음주운전이란 인간관계를 단절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데, 전반적으로 한국의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것 같으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그냥 한 번 실수라고 넘어가기도 하는 지 궁금하여 글을 올린 거고요.
대리를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부르지 않은 이유는 위에 말씀드렸고요. 물론 바보도 아니고 전화 한통해서 부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평소에 이 친구를 챙겨서 집에 보낸다고 이미 수백 단위의 돈을 쓰고 먼 거리를 돌아가는 수고를 해야했던 저로써는
지쳐 있는 상황이었고, 당시 친구만 술을 마신게 아니라 저도 어느정도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욱했습니다.
아예 대리를 못 부를 정도로 만취했다면 제가 어떻게든 조치를 취했겠지만 어플을 깔 정도의 정신이 있었고요,
결국 어플 깔기에 실패한 이유도 그 와중에 친구가 비용을 아끼길 원해서 제일 싼 어플을 검색하니 카톡택시가 나왔는데
카톡을 가입해야만 인증이 되는 시스템이라 결국 본인이 카톡에 가입하기 싫어서 멈춘겁니다. (일과 엮인 사람들과는 연락하기 싫다는 이유...)
전화로 부르면 분명 더 비싸니 그냥 가겠다는 게 이후 그 친구의 태도였고요.
충분히 자발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황에서,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대리를 불러서 보낸다는 자체가 제 입장에서는 넌센스 인 것 같았고요.
다만 저는 친구가 절대 음주운전을 하길 원치 않으니 처음엔 부르라고 설득하다가 제가 나름 도와줘도 요지부동이니
나중엔 그럼 둘 중에 선택해라로 일이 진행된 거에요.
저는 그 날의 일을 주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만약 말씀하신대로 주사가 맞다면 유치하지만 절교를 단행해야 할 것 같네요.
저도 주사는 고치기 힘들다는 건 알고, 저랑 안만난다고 그 아이가 더 이상 음주운전을 안할거라곤 생각 안합니다.
다만 그 정도로 걔가 어디서든 음주운전을 하지 않길 바란다는 이야기고요.
아무리 친구라도 저 역시 가족도 애인도 아닌 이상 힌 두번 실수가 아닌 주사까지 챙겨가며 제 인생을 허비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쩄든 주사라고 결론을 땅땅 내려주시니 생각의 방향을 정하기 매우 편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