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고산자 대동여지도 감상 & 진짜 잡담
강우석 감독은 이 쪽 영화판에서는 여러모로 애증의 대상이 되는 분입니다.
일반관객분들이야 당연히 영화를 영화로 판단해야지 하는 절대적 관점으로 이 분의 영화를 보시겠지만
영화쪽 사람들은 여러모로 상대적 관점으로 이 분의 영화를 보게 되지요^^
저는 강우석 감독에 대한 '애' 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인데요
아마도 감상적인 이유일 거라고 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추측하게 됩니다.
저는 80년대 초반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본 세대입니다.
과거 썼던 글에서 몇 번 언급한 것처럼 그 당시의 한국영화는 정말 끔찍했죠
그러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영화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구세력이 정말 '멸종' 해 버리는 상황이 옵니다.
하지만 구세력중에서 혼자 살아남은 사람이 하나 있으니......그 분이 바로 강우석 감독이죠
당연히 옛시절을 그리워해서 그분에 대한 감정이 좋은 건 아니구요^^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애틋함'에 가깝겠지요
아무리 끔찍했다고 해도.......제가 당시에 본 것들은 지금도 모두 제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그건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제 몸의 일부니까요
........각설하고 영화에 대해서 말하자면
강우석 감독이 '이끼' 이후로 계속해서 변신을 시도하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이번 영화만큼 많이 변했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실패가 될 게 분명해 보이지만.........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겠죠
처음 '김정호' 의 이야기를 영화로 한다고 했을 때 떠올렸던 이미지가 있었죠
제가 어렸을 때 대충 알고 있던 고생고생해서 수십년간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지도를 만들어 낸 한 남자가 그 고생의 결과물에 대해서 보상은 받지 못 할 망정
타국의 간첩혐의를 뒤집어 쓴 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진다........라는
매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울컥해 하는 정서가 함축되어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하구요......
당연히 강우석 감독이 그 점에 착한해서 실미도처럼 '울컥' 하게 만들어서
다시 흥행감독으로 재기하고.........영화관계자들한테는 올드하다고 욕 좀 먹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영화는 그런 정서를 너무 노골적으로 배재하려 하더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남자가 나이가 들면......눈물이 많아지고........감상적이 된다는 세간의 말처럼
마초감성의 대명사 강우석 감독도 생물학적으로 변했고
현재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과거에 알던 김정호라는 인물에 대한 평이 변한 것도 원인일 꺼구요
각색작업을 너무 대충한 것도 문제구요.......
하지만 그걸 다 떠나서
강우석 감독 이하 만드는 분들 모두 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잡담
8.15 이후 50년이나 뒤에 일본문화개방이 이뤄졌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당시에 한참 언론에서 나왔던 말은
'역사적인 이유 & 너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라는 게 주를 이뤘는데요
이제 20년쯤 지나고 저도 나이 좀 들면서 다 이유가 있구나 라고 혼자 생각하게 됬습니다.
모두 다 '우리 민족의 주체성' 과 관련이 있는 거였죠
우리민족의 정서........고유하다고 생각했던 그것들이 거의 다........
사실은 남의 것이라는 걸 좀 더 숨길 필요가 있어서였던 거죠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흥행이 예상보다 아주 저조하더군요. 개인적으론 처음부터 강우석 영화라 안 볼 생각이었지만, 이 정도로 흥행 성적이 형편 없을 줄은 몰랐네요. 생각만큼 저처럼 강우석 감독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사람들이 많았던 걸까요? 아니면 그것보다는 그냥 영화가 별로라서 그런걸까요...어쨌거나 차승원을 비롯한 배우들만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루했던 지리수업 시간이 생각나서 패쓰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